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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란 '핵무기' 제조 가능성, 이스라엘 공격 임박 - 이란, 핵무기 제조 가능 직전 수준 우라늄 농축 - 3월 6일 IAEA에서의 이란 핵고도화 보고에 이목 쏠려 - IAEA 사무총장, "이란, 언제든지 핵무기 제조 가능 판단"
  • 기사등록 2023-02-22 12: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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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무기 제조 가능 직전 수준 우라늄 농축]


러시아에 미사일 및 드론을 제공하면서 서방진영과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근접한 수준으로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진단이 나와 중동정세가 출렁거리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0일(현지시간) “IAEA 사찰단이 지난주 이란에서 농도 84%의 농축 우라늄을 발견했다”면서 “IAEA가 그간 이란에서 확인한 우라늄 중 가장 고농도인 것으로 평가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핵무기 1기를 생산하려면 통상 90% 이상 농축된 15∼20㎏ 정도의 우라늄이 있으면 되는데, 이란에서 발견된 농축우라늄이 비록 이 정도 농도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우라늄 농도가 60% 정도만 돼도 핵무기를 제조하는 데는 기술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IAEA가 현재 이란이 어떻게 우라늄 농축 농도를 84%까지 올릴 수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이란이 의도적으로 이를 생산했는지, 아니면 고속 회전 원심분리기 수백 개를 연결하는 설비인 캐스케이드 작동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우라늄 농도가 높아진 건지 여부를 확인한다는 설명이다.


중요한 것은 이란에서 발견된 고농축 우라늄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 등이 어떻게 평가하느냐의 문제다. 이번 발견으로 인해 이란의 핵 개발 위험성이 다시금 불거졌다고 볼 수 있어서다.


우선 대두되는 것은 이번에 발견된 고농축 우라늄 자체가 이란과 서방국간 체결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이란이 농축할 수 있는 우라늄 농도 3.67% 제한을 이미 넘어선 것은 물론이고, 이젠 실제로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수준까지 순도를 끌어 올렸다는 점이다.


이란도 변명할 여지가 있기는 하다. 미국이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은 그다음 해부터 우라늄 농도를 높여왔기 때문이다.


일단 이란이 현재 공식적으로 발표한 우라늄의 순도는 60%다. 이란은 2021년부터 나탄즈 핵시설 등지에서 개량형 원심분리기(IR-4·IR-2m)를 가동해 순도 60%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발견은 분명히 서방진영, 특히 적대적 관계에 있는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의 더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유엔 사찰단이 이란의 핵프로그램과 관련된 부지에서 핵무기 제조가 당장이라도 가능한 우라늄 흔적을 발견해 이 지역의 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이란의 고농축 핵우라늄 발견은 분명히 서방진영에 중요한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 이스라엘로부터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의 카트린 콜로나 외무장관은 “이 언론 정보가 확인된다면 이는 새롭고 극도로 우려스러운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더타임스에 말했다.


[핵무기 제조 한발 다가선 이란]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근접한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진단에 대해 이란은 블룸버그 보도 내용을 즉각 부인했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AEOI) 대변인은 “농도 60% 이상 우라늄 농축을 시도한 적이 없다”면서 “농도 60% 이상의 우라늄 입자가 발견된 것이 60% 이상의 우라늄을 생산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에 IAEA의 주장은 왜곡된 것”이라 반박했다.


그러면서 “일부 IAEA 회원국들은 사실을 왜곡해 이란을 악마화함으로써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려고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스라엘, “필요한 조치 다할 것”]


그러나 이란 당국의 이러한 해명이 서방국가들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일단 외신들은 IAEA의 이번 발견으로 이란의 핵 개발 위험성이 다시금 불거졌다고 평가했다.


튀르키예의 전통있는 언론사인 아나도루 에이전시(Anadolu Agency, AA)는 “이스라엘은 이미 지난해부터 이란의 핵개발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으며,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이미 마친 상태”라고 보도했다.


또한 이스라엘의 쥬이시 뉴스 신디케이트(JNS)는 19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내각회의에서 “지난 주 이란이 페르시아만에서 유조선을 공격해 항행의 자유를 강타했으며 시리아에 있는 미군기지를 공습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이란은 이미 첨단 무기의 글로벌 수출국이 되어 동유럽의 벨라루스부터 남미의 베네수엘라까지 살상용 드론을 포함해 최소 50여개국에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반드시 막을 것이며 이러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 강조했다.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도 19일(현지시간) 톰 나이데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가 “러시아에 살상용 드론을 제공하고 있는 이란이 핵무기를 얻으려 한다면, 미국은 결코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위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톰 나이데스 대사는 이어 “이스라엘도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이란을 향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스라엘의 행동을 지지할 것”이라 밝혔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코멘트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월 29일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군사 옵션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 분명히 밝혔다.


중동을 순방중이던 블링컨 장관은 이집트에 도착해 알아라비야 방송 인터뷰에서 “다만 외교적 경로를 더 선호한다”면서도 “앞서 이란이 국제 핵 합의에 복귀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해 말 이란 핵합의(JCPOA) 복원 협상이 사실상 끝났다고 언급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더 이상 이란의 핵무기 제조 가능성을 두고 보지만 않을 것이라 경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명분 쌓기 시작한 이스라엘]


이렇게 나날이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제조 가능성과 살상 무기 수출 제재와 관련해 국제적 공조를 강화하고 나섰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유럽을 상대로 한 외교전에 들어간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주제로 대화를 한 후 유럽연합(EU)의 대이란 강경대응을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드론(무인기)을 공급한다는 점, 자국의 민주화 시위를 탄압한다는 점을 들어 이란핵합의 복원이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용인해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러면서 “그간 우크라이나전에 표방해온 중립적 입장을 버리고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을 하는 방안을 고려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이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를 그대로 두고볼 수만은 없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연대를 강조하는 서방 국가들이 이란에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하도록 설득할 회유책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프랑스 싱크탱크 장조레스 재단의 연구원 다비드 칼파는 “우크라이나 카드로 대이란 전선을 강화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에 대한 제재 강화나 이란의 이슬람 체제를 수호하는 군사조직 혁명수비대에 대한 전면 제재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U의 쌍두마차인 프랑스와 독일은 이란혁명수비대를 겨냥한 제재에 지금까지 거부해왔다.


네타냐후 총리의 마크롱 설득은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만찬이 끝난 뒤 성명을 통해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지속하면 대가를 치르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회동하기 전에도 “이란의 핵활동에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며 “이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면 추가제재를 받고 고립이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렇게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착착 진행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IAEA는 오는 3월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사회를 열어 이란의 핵 고도화 문제를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이란핵합의’를 '빈 껍데기'라고 부르면서 이란이 이미 마음만 먹으면 핵무기 몇 개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많은 핵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어서 IAEA의 보고결과에 따라 중동 정국도 파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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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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