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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처참한 북한, 아사자 속출... 그럼에도 미사일 쏘는 이유는? - 북한 식량난 심각, 관청 몰려가 항의 시위도 - 아사자 속출 상황에 미사일 쏘는 김정은 - 미국 협박해 제재 완화 얻어내려는 속셈
  • 기사등록 2023-02-22 06: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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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한 북한, 아사자 속출]


북한이 아사자가 속출하는 처참한 상황에 빠져 있다. 통일부는 20일, “북한 일부 지역에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식량난이 심각한 상태”라면서 “관계 기관 간에 북한 식량 사정 평가를 긴밀히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내부에 휴대폰을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는 일본의 아시아프레스도 19일, “북한 서민들의 삶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면서 “양강도에서는 곤궁한 서민들이 노동당과 행정기관 청사로 몰려가 먹을 것을 요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프레스는 이어 “북한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과도한 방역정책을 택한 탓에 경제활동을 극도로 제한당한 도시 주민들은 현금 수입이 격감하면서 노인 세대와 병역자 등 취약계층에서 목숨을 잃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17일에도 “김정일의 생일이자 북한 최대 명절인 광명절을 맞아 주민들에게 아이들 사탕과자 외에는 아무런 보급품이 없었다”면서 “예전에는 식품이나 술과 담배, 학용품 등이 배급되었으나 올해는 그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들어 하루 2시간 정도만 전기가 들어오던 것이 광명절에는 5시간 전기를 공급했다면서 당국이 주는 특별배급은 이제 사라지고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아시아프레스는 14일에도 도시 주민들을 대상으로한 ‘농촌 이주자’ 모집이 시작되었는데 생활에 곤궁한 사람들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딱 한가지, 집과 먹을 것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아시아프레스에 의하면, 현재 농촌 이주 대상자들에게는 3개월치 식량을 옥수수로 제공하고 살 집과 120편의 농지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프레스는 이에 대해 북한의 국영기업들마저도 오랫동안 가동이 중단되면서 식량배급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노동자들이 무보수에 가까운 상태임에도 출근을 강요받자 아예 농촌으로 일단 가서 당장의 먹을 식량이라도 얻어내려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아시아프레스는 현재 도시서민들의 삶에 대해 그야말로 처참하다고 전했다. 당장 먹을 것이 없다보니 농촌으로 가 이삭을 줍는 이들도 생겨났고, 농가를 돌면서 구걸하는 사람들마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내에서는 그래도 제법 큰 도시인 회령시에서도 당장 수입이 없는 많은 시민들이 보릿고개 시즌을 맞아 당장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는 사람도 생겨나며, 당장 먹을 것만 준다면 뭐든지 다하는 참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프레스 관계자가 방문한 한 협동농장에는 많은 도시인들이 몰려들고 있었는데, 그들의 행색은 ‘꽃제비’(부랑자)같다고 할 정도로 행색이 남루했고, 들고 온 짐도 보따리 몇 개 뿐이었다고 전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농장으로 올 때는 3개월치의 식량을 제공해 준다고 했었는데, 실제 도착해 보니 농장에 보유한 예비 곡물이 턱없이 부족해 그마저도 제대로 공급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2월 8일에도 북한 일대를 덮친 대한파로 인해 수많은 동사체가 발견돼 결국 당국이 전반적인 실태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북한 북부에서는 1월 후반 한파로 영하 30도를 밑도는 지역도 있었다.


[아사자 속출 상황에 미사일 쏘는 김정은]


북한 일부 지역에 아사자가 쏟아져 나오는 등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북한은 대룩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대내용 매체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600㎜ 초대형방사포 발사’ 소식을 전했다는 점이다.


북한 당국의 이러한 보도는 이례적이다. 북한은 최근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도 이를 보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경제가 어려운데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 것이 주민 반발을 의식했을 거라는 관측이 있었다. 그럼에도 방사포 발사를 보도한 것은 흐트러진 민심을 결집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태도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흐른다. 그 하나는 미국을 향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남 선전선동용이다.


(1) 미국을 향한 도발


북한은 지난 18일 김정은의 “사전 계획 없는 불의 명령”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기습 발사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정은의 불시 명령에 따른 ICBM 발사는 처음이다.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도 언제든지 실전에서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음을 노골적으로 위협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미국을 향할 수도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김정은의 불시 명령’이라는 점을 밝혔다는 사실이다. 이는 이번 도발의 초점을 ‘기습 타격’에 맞췄고, 결과적으로 실전 능력까지 검증했다는 것으로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방심하지 말라는 경고장을 날렸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눈여겨 볼 것은 북한이 화성-15형으로 불리는 ICBM을 발사하면서 분명히 기습적 발사라고 했는데, 사실은 김정은의 명령부터 발사까지 무려 9시간이 넘게 걸렸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상 기습발사가 아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지적들이 우리 쪽에서 나오자, 북한 김여정은 “억측, 가관”이라면서 “기습 발사라는 개념은 발사 명령이 하달되어 발사까지 걸리는 시간을 나타내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 군인들은 공중 정찰에 동원되었던 적 정찰기 7대가 다 내려앉은 15시 30분부터 19시 45분 사이의 시간을 골라 중요한 군사 행동을 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여정은 이어 “우리는 지금 남조선 바보들을 조롱하며 놀려주고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들곤 한다”면서 “분명히 하지만 우리는 (대기권 재진입 등의) 만족한 기술과 능력을 보유했으며 이제는 그 역량 숫자를 늘리는 데 주력하는 것만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살펴봐야 할 것은 발사명령 후 9시간여 후에 실행이 됐는데도 끝까지 ‘기습’이라는 단어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이유가 없다. 끝까지 미국에 대해 협박을 하고자 하는 의도 때문일 것이다. 나머지는 다 변명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김여정이 저렇게 ‘기습도발’을 강조하는 이유는 결국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지금 조급하다. 식량 사정은 최악이고 경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지금 북한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은 미국이 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내면서 관계회복을 하자고 손을 내밀어 오는 것이다. 마치 트럼프 전 대통령때처럼 말이다. 그렇게 해서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와 함께 북한이 살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문제는 북한이 그렇게 도발을 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아예 북한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보다 당장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중이고 중국 압박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김정은이 미사일을 도발해도 세계의 주목도 별로 끌지 못한다.


이것이 김정은에게는 최대의 위기다. 이런 점에서 김정은은 몸이 달아 있고, 그래서 미국을 향해 고각발사를 통해 태평양을 미사일 발사 훈련장으로 만들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2) 남한을 향한 선전선동


ICBM을 발사한 후 북한은 이틀만에 곧바로 남한의 군사기지를 겨냥한 초대형 방사포를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여기서 북한이 상정한 군사기지는 우리 공군 F-35 전투기가 있는 청주 기지와 주한미군 군산 공군기지를 말한다. 김여정은 그러면서 남한을 향한 발언 수위도 높혔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미국과 남한을 겨냥한 도발을 연이어 벌인 것일까? 이 역시 이유는 간단하다. 북한 미사일에 위협을 느꼈다면 빨리 미국을 설득해 북한 달래기에 나서라는 신호다.


그런데 한국은 옛날같지 않다. 북한 달래기가 이나라 곧바로 북한 제재에 나섰다. 동시에 미국과 군사훈련을 더 강화했다. 이는 김정은의 미사일 도발이나 김여정의 말폭탄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더 안달이 날 수밖에 없다. 북한이 도발할수록 한미간 협의에 따라 대응 군사훈련 강도도 더 강력해질 것이다. 심지어 핵투발 연습까지 강행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북한 역시 이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북한은 가진 것이 별로 없다. 무작정 계속해서 미사일을 쏘기도 힘들어질 것이다.


북한이 더더욱 초조한 이유는 한국의 대 북한 제재는 아직 본격화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북한이 아주 두려워하는 대북확성기 방송을 필두로 강력한 응징 정책으로 나선다면 북한은 더 이상 숨을 곳도 없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북한이 7차 핵실험까지 강행하게 된다면 그때는 진짜로 한미간 전술핵 재배치 논의도 본격화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한미간, 그리고 북한간의 싸움은 이미 결론이 나 있다. 그런데도 김정은이 저렇게 초조하게 군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이 지금 최대 위기에 빠져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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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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