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바이든, 새벽 극비리 우크라 방문, "푸틴이 틀렸다!" - 바이든, 에어포스원으로 폴란드 도착후 기차로 키이우 깜짝 방문 - 바이든 “우크라 주권·영토보전 약속 재확인” - 푸틴은 21일 연설예정, 中왕이는 모스크바행
  • 기사등록 2023-02-21 07:16:40
  • 수정 2023-02-21 13:29:11
기사수정



[바이든, 기차로 키이우 깜짝 방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20일(현지 시각) 오전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비리에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일행이 탄 공군1호기(에어포스원)는 미 동부 시각으로 19일 새벽 4시 15분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이륙했다. 이 에어포스원에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등 소수의 수행원과 기밀 유지 선서와 함께 휴대전화를 빼앗긴 기자들 소수만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출발 직전까지도 백악관 대변인실은 연막을 피우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에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고, 공개하는 일정표에서도 우크라이나 방문을 적시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출발 전날에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정상적으로 워싱턴 지역에서 외식을 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리고 나서 20일 오전 키이우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 방문과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에어포스원은 폴란드에 도착했으며, 폴란드 국경에서 기차로 10시간 정도 걸려 현지시간으로 오전 8시에 키이우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영토에서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등 전장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번 바이든의 키이우 방문은 극도의 보안 속에 새벽 시간에 이뤄졌다. 그 이유에 대해 CNN은 “미국이 통제하지 못하는 활발한 전쟁지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키이우 방문 동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도심 내 미국 대사관 부근과 중앙역을 연결하는 도로 등이 통제되었다고 우크라이나 신문 노보스티 돈바스지가 전했다. 또,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 등을 토대로 미국 측이 운행 중인 것으로 보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통제된 도로를 따라 주행하고 있다고 했다.


NYT는 “바이든은 전쟁 1년을 맞아 가장 중요한 순간에 키이우에 도착했다”며 “미국 정부가 여전히 우크라이나 지원에 헌신적이란 사실을 알리며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NYT는 또 “바이든의 키이우행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찾았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바이든의 이번 방문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연휴 직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을 깜짝 방문한 데 대한 답방 격이기도 하다. 당시 젤렌스키 역시 미국 도착 전날까지 일정을 비밀로 유지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머무는 키이우에는 이날 몇 차례 공습경보가 울려 퍼졌다. 다만 러시아 미사일이나 무인기(드론) 공습에 대한 즉각적인 보고는 나오고 있지 않다.


AFP는 “바이든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습경보가 울리는 동안 아무 당황한 기색 없이 성미카엘 성당을 걸어 나왔다”고 전했다.


NYT에 의하면, 바이든은 21일 오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만난 후 이날 오후 바르샤바에서 연설할 예정이었다. 키이우 깜짝 방문으로 이 일정이 변경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 “우크라 주권·영토보전 약속 재확인”]


우크라이나 국기색인 파란색과 노란색 줄무늬 넥타이를 메고 오전 8시 30분께 마린스키궁에 도착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전폭적인 군사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키이우로 향하면서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의 잔혹한 우크라이나 침공이 곧 1주년을 맞이한다”며 “오늘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와 주권, 그리고 영토의 온전성에 대한 변함없고 지칠줄 모르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푸틴이 거의 1년 전 침략을 개시했을 때, 그는 우크라이나가 약하고 서방이 분열돼 있었다”면서 “푸틴은 우리보다 더 오래 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러나 그는 완전히 틀렸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지난 1년간 미국은 대서양부터 태평양까지 걸친 여러 나라들과 전례 없는 군사적·경제적·인도적 지원을 위한 연합전선을 구축했다”며 “이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5억 달러(약 6485억 원) 규모의 새 군사 원조 방침을 밝혔다. 미국이 새로 지원할 군사 패키지 안에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탄약과 더불어 포탄, 대장갑 시스템, 대공감시 레이더 등 주요 장비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가 요구해온 전투기는 언급되지 않았다.


반면 러시아에 대해서는 이번 주 후반부에 새로운 제재가 부과될 것이라며 경고장을 날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는 가망도 없을 거란 명백한 신호”라며 “우리는 함께 러시아의 공포로부터 우리 도시와 국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미국의 군사 지원 약속에 화답했다.


젤렌스키는 또한 “여러분의 방문은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지지의 표시”라고 답했다.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사한 영웅을 위한 추모의 벽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바이든의 우크라 방문에 대한 러시아 반응]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 방문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은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그동안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미국 주도의 서방 국가들과 싸운다’는 러시아의 논리를 강화하는데 쓰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 평론가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러시아인들은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에)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서방이 러시아의 전략적 패배를 지원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키이우 방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정연설 예정일 하루 전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외신들은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 1주년을 사흘 앞둔 이달 23일 국정 연설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스타노바야는 “푸틴은 서방에 대해 극도로 강경한 연설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현재 라시아내의 국영TV는 특별한 코멘트 없이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TV의 정치토크쇼인 ‘60분’의 진행자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는 기뻐한다”면서 “화면에 나온 사람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진짜 조 바이든”이라고 말했다. 다른 출연자는 이번 방문이 “바이든의 재선 캠페인을 위한 좋은 스타트”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로 가는 중국의 왕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바로 그날, 중국의 외교수장인 왕이는 러시아로 향하고 있었다. 8일간의 유럽 순방 일정 가운데 예정된 대로 모스크바로 향한 것이다.


CNN에 따르면 왕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제 종식되어야 한다”면서 “유럽이 전략적 자율성을 가지고 휴전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 말했다.


왕이는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아 정치적 해결에 대한 중국의 제안을 발표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서방국가들은 왕이가 모스크바를 방문한 자리에서 소위 ‘치명적 무기’ 지원을 푸틴과 협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방문, 왕이의 모스크바 방문, 그리고 푸틴의 전쟁 1주년 연설 등이 겹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하루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426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