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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블링컨-中왕이 정면충돌, “中, 러시아 무기지원 경고” - 미중, 풍선 사태 후 첫 대화재개, 정면 충돌 - 중국의 러시아 군사지원 가능성 강력 경고한 미국 - 중국의 러시아 무기지원 현실화시 국제사회 대혼란 겪을 것
  • 기사등록 2023-02-20 07:34:38
  • 수정 2023-02-20 07: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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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풍선 사태 후 첫 대화재개, 정면 충돌]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이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뮌헨안보회의(MSC)를 계기로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 이후 처음으로 전격 회동했지만 정면 충돌했다.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왕이와 블링컨 장관의 이날 만남이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비공식 접촉으로 진행됐다”며 “중국의 정찰풍선 사건 이후 미중 양측이 날카로운 발언들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양국 외교수장간 회동에 앞서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뮌헨안보회의(MSC) 세션에 참석해 정찰 풍선 격추를 문제 삼아 미국 측을 비판했다. 왕이 위원은 “이른바 무인비행정(정찰풍선) 사건은 미국이 만든 한판 정치 소란”이라며 “미국이 기본 사실을 무시하고 무모하게 전투기를 동원해 미사일로 위협적이지 않은 비행정 한 대를 격추했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왕이는 이어 “상상하지 못할, 히스테리에 가까운 100% 무력남용이자 관례와 관련 국제공약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구 상공에 매일 수많은 풍선이 떠 있는데 미국은 다 떨어뜨리려 하느냐”고 반문했다.


왕이는 끝으로 “미국은 더는 국내 정치적 필요에 따라 대외적으로 이런 황당한 일을 저지르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왕이는 이어진 블링컨 장관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서로 상대국의 책임을 거론하며 격돌했다. 이들은 약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 갈등 완화의 분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회동과 관련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은) 미 영공 내 중국의 정찰풍선으로 인한 미국 주권 및 국제법 위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러한 무책임한 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미국이 정찰풍선 격추에 있어 과잉 반응을 보이지도 않았고, 정찰을 시도했다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주권 침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5개 대륙에 걸쳐 40여 개국의 영공을 침범한 중국의 고고도 정찰풍선 프로그램은 전 세계에 노출됐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왕이 위원은 자국의 풍선을 미국이 ‘정찰 풍선’으로 지목하고 격추한 것에 대해 ‘무력 남용’이라며 양국 갈등의 책임을 미국으로 돌렸다”고 중국 관영통신 신화(新華)사가 보도했다. 미국이 ‘정찰 풍선’으로 지목했지만, 이는 기상관측용 민간 무인 비행선으로 바람의 영향에 따라 표류했을 뿐 미국 영공에 고의로 진입한 게 아니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또한 왕 위원은 블링컨 장관을 향해 방침이나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의 '개현경장'(改弦更張)이라는 성어를 언급한 뒤 “무력 남용이 중미 관계에 끼친 손해를 똑바로 보고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이 위원이 인용한 사자성어 ‘개현경장’은 거문고의 줄을 바꾸고 음을 조절한다는 뜻으로 기존의 기조를 새롭게 바꾼다는 의미인데, 왕이는 한마디로 미국이 책임을 지고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요구한 것이다.


[중국의 러시아 군사지원 가능성 강력 경고한 미국]


블링컨과 왕이의 미중 양국 외교수장이 MSC를 계기로 날카로운 대화들을 이어가는 와중에 미국이 동맹국들에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늘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 파란이 예상된다.



CNN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은 최근 러시아 군대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서 ‘교란스러운’ 추세선을 보기 시작했으며, 중국이 들키지 않고 러시아에 치명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선에 다가가기’를 원한다는 징후가 있다고 정보에 정통한 미국 관리가 말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의 관리들은 미국이 최근 중국의 태도 변화를 암시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며칠 동안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 관리들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정보를 공유할 정도로 충분히 우려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18일 회의와 별도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만났을 때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미 관리들이 전했다.


또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뮌헨 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전쟁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를 심화시킨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이 러시아에 치명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어떠한 조치도 침략에 대한 보상일 뿐이며, 살인을 계속하고,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더욱 훼손시킬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이 공개적으로 스스로를 평화를 지지하는 국가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어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실제로 왕이 위원은 뮌헨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위한 '평화 계획'을 도입하고 유럽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러시아의 전쟁 활동을 조용히 돕고 치명적인 원조의 지원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이는 이어 “이 전쟁은 계속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게 왕이의 연설을 듣고 중국이 러시아를 지지하지 말라는 유럽의 메시지를 듣고 있다고 믿는지 물었는데, 이에 대해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그 반대’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무제한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중국이 러시아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증거와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우리는 그 반대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CNN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달 중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하기 위한 비살상 장비를 러시아에 판매했다는 증거에 대해 중국에 우려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유럽 정보당국의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그 장비에는 방탄조끼와 헬멧 등이 포함돼 있다”며 “중국은 러시아가 세계 무대에서 버림받은 국가로 보이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러시아가 요청한 치명적인 무기 시스템과 같은 보다 강력한 군사 지원은 아직 미적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젠 중국이 강력한 군사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는 징후가 있다는 것이고,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을 금지하는 서방의 제재 위반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 공개적으로 '무제한 우호'관계를 선언했고, 왕이 위원은 이달 중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런 측면에서 왕이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중국의 대 러시아 군사지원이 본격화할 수도 있다고 미국은 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는 것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치명적 무기 공급을 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중 대충돌로 이어질까?]


사실 이번 정찰풍선 충돌 이후 열린 미중간 외교수장 회동은 격화된 양국간 갈등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의 왕이는 그러한 방향보다 원래 자신의 주특기인 ‘늑대전사외교’ 스타일로 오히려 미국을 몰아붙였다. 물론 중국의 외교기법이 수세에 몰릴 때, 더 강하게 대드는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왕이의 이번 발언은 미국과의 긴장 완화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판단해도 될만큼 고압적이었다. 이는 그동안 미중간 긴장완화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중국측 태도와는 상당히 결이 다르다.


미국도 MSC를 계기로 미중간 충돌을 완화시켜 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블링컨-왕이 회동을 비공식적으로 열자고 제안했던 것이다. 미국이 이렇게 비공식 만남을 제안한 것은 공식회담보다 외교적 부담이 더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딴판이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 가능성에 대해 경고 메시지 발신을 시작하면서 미중 관계는 복원이 아닌 정면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미중간 정면 충돌 여부는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군사지원 여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쟁 발발 1년여가 되도록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군사지원이 가져올 후과를 우려해, 러시아와 거리두기를 해 왔지만 이와는 별개로 미국이 중국과 디커플링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 이에 대한 반발로 러시아에 대한 전쟁 물자 지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중국의 대 러시아 군사지원이 현실화된다면 곧바로 중국에 대한 대대적인 제재가 이어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세계는 또 한번 파란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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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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