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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 동부서 “러 연대 전멸”, 참으로 한심한 러시아군 - 러시아군의 춘계 대공세, 또다시 대실패에 직면 - 1년동안 전혀 변하지 않은 러시아군의 전략, 실패 되풀이 - 러시아 정규군과 바그너그룹간 분열도 패배 자초
  • 기사등록 2023-02-18 06: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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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한심한 러시아의 춘계 대공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이 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의 패배를 설욕하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 러시아군이 동부지역에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또다시 대실패에 직면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공략에 돌입한 러시아가 또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잃고 헛발질을 계속하고 있으며, 러시아군이 대규모 공격 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아예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정규군과 민간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꼴사나운 권력 다툼까지 겉으로 불거지고 있어서, 과연 러시아가 전쟁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의심이 간다”는 것이 NYT의 진단이다.


이에 대해 미국 고위 외교 관계자는 러시아의 동부전선 공략 작전을 향해 “너무 한심하다”고 일침을 놨다고 NYT는 전했다.


이러한 평가가 나온 근본적인 이유는 러시아군이 대반격의 기점으로 삼고 있는 도네츠크주 부흘레다르 지역의 전투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형편없는 전투를 러시아군이 치르고 있어서다.


실제로 도네츠크주 부흘레다르 지역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인 올렉시 드미트라시키브스키 대령은 “러시아군이 최근 한 주 동안 이 지역에서만 탱크 36대를 포함, 기갑차량 130대를 손실했다”면서 “이 지역에서 러시아 정예부대 제155 여단, 제40 해군 보병여단이 거의 몰살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런 배경에는 러시아군 지휘부의 초보적인 실수가 있었다고 드미트라시키브스키 대령은 주장했다.


물론 우크라이나군이 전과를 부풀렸을 가능성도 일부 있기는 하지만 우크라군이 제시하는 드론의 현장 촬영 영상을 보면 우크라군의 주장이 과장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전쟁을 극렬히 지지해 온 친러시아 독립 군사분석전문가들마저도 대체로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영국 매체인 LBC뉴스에 “부흘레다르에서 러시아 연대 전체가 사실상 전멸했다. 이틀 동안에만 1천명이 숨지기도 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해 주었다. 또한 영국 국방부 정보국도 “러시아군이 부흘레다르에서 심각한 병력 손실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부흘레다르에서 본 손실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 참모진의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군의 이러한 대실패는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인 2월 24일을 맞아 동부지역 탈환 및 주요 거점도시 장악을 통해 대대적인 선전전을 펼치려 했던 푸틴 대통령의 무리한 명령 때문에 빚어진 참사인 것처럼 보인다.


이에 대해 NYT는 “침공 1주년을 앞두고 러시아가 요충지 부흘레다르를 차지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작년 11월에도 이 지역 공략에 실패한 적이 있었는데, 애초에 러시아가 이런 대규모 공격을 이어갈 능력이 있기는 한지 의구심이 증폭된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진짜 심각한 것은 이번 부흘레다르 공략 작전의 실패 과정을 보면 개전 초를 비롯해 지난 1년 내내 저지른 것과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 NYT의 진단이다.


실제로 부흘레다르를 공략하면서 러시아는 사지나 다름없는 사방이 뻥 뚫린 개활지의 지뢰밭에 아무런 대비 없이 탱크와 보병을 몰아넣는 오류를 범했다. 당연히 전차는 기동하기 어렵고, 보병들은 엄폐할 곳이 없다는 의미인데 이런 곳에 투입된 러시아군 보명과 탱크는 드론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라시키브스키 대령은 "우크라이나군을 얕봤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러시아군은 심지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격 일정을 홍보하기도 했다. 러시아군의 이러한 엉뚱한 행동은 우크라이나군에 겁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오히려 우크라군에게 대비할 시간을 벌어준 것은 물론이고, 기습 공격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준 셈이 됐다.


여기에 더 심각한 것은 이번 부흘레다르 공격에 투입된 러시아군 장병 상당수가 작년 9월 내려진 부분 동원령으로 징집된 신병이어서 훈련도 제대로 되어 있지도 않고, 당연히 전투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러니 참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군내 분열도 심각]


이렇게 뭐하나 제대로 준비가 되어 있지도 않은 러시아군이 더더구나 내부 분열까지 가속화되면서 러시아군이 과연 전쟁을 지속하기는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가장 크게 부각되는 것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이끄는 정규군과 러시아 민간용병단 바그너그룹간에 일원화된 지휘체계도 없고, 서로간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바그너그룹의 러시아 정규군에 대한 불만은 아주 노골적이다. 바그너그룹 산하의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은 부흘레다르에서 연전연패하는 정규군을 향해 “사령관들을 공개재판에 세워야 한다”며 “처벌하지 않으면 방임하게 된다”고 쏴붙였다.


여기에다 바그너그룹은 정규군이 무기지원을 해주지 않는다는 불만도 크다. CNN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전투원들이 러시아 국방부에 “포탄 공급이 완전히 차단돼 있다”면서 지원을 호소하는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영상에서 “매일 우리는 복잡한 전투 임무를 수행하고 공격단을 엄호한다”면서 “현재 탄약 공급이 완전히 끊긴 상태”라고 밝혔다. 그들은 이어 “곡사포 포탄과 대전차포 포탄, 박격포가 부족하다"면서 "(러시아) 국방부 동료들과 친구들에게 호소한다. 우리는 당신이 창고 어딘가에 탄약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그것이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아직 공개적으로 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바그너그룹과 러시아 정규군 사이에 이러한 갈등이 불거지는 것은 서로 전공을 다투면서 자신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내세워 보이기 위함이다. NYT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은 또 다른 격전지인 바흐무트 공략을 주도하고 있고, 부흘레다르에선 정규군 주도로 공세가 진행 중이다.


[러시아군의 우크라 공격은 필패]


이렇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을 겨냥해 미사일 공습을 재개한 가운데 러시아군의 공세는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6일(현지 시간)자에서 마크 허틀링 전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의 트위터를 인용해 “준비되지 않은 군대가 수행하는 모든 공격은 항상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허틀링 전 사령관은 “모스크바의 훈련되지 않은 부대는 조잡한 장비를 받았고, 빈약한 지도력 아래 배치되었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최전선에 배치되었다”면서 “러시아군에는 훈련과 장비 부족 등 전쟁을 수행하는 군대가 꼭 갖추어야 할 네 가지가 없다”고 꼬집었다.


허틀링은 이어 “"러시아군은 무작정 동원을 서두르고 있는 반면에 우크라이나군은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 계획된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모스크바의 신병들은 크든 작든 어떤 종류의 공격에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러시아는 그들을 '대포 사료'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러시아군의 이런 형편없는 전력은 대규모 공격 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아예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사실 러시아군의 장비 부족이나 지휘체계 혼선 등 난맥상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전날 BBC 투데이 라이브 쇼에 출연해 “러시아군의 약 97%가 현재 우크라이나에 배치됐다고 추정한다”며 “전사자 비율이 매우 높고 잠재적으로 전투 효율성이 40% 이상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군, “참으로 한심하다!”]


이렇게 전혀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러시아군을 그저 전장으로 몰아붙이는 푸틴을 향해 거친 비판들이 어어진다. CNN에 따르면, 빅토리아 눌랜드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이 1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새로운 공세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며 “매우 한심하다(very pathetic)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눌랜드 차관은 이어 “지난 1년간 (러시아인) 20만 명 이상이 전사하거나 다쳤으며 어떤 분야에서는 군사 장비 약 절반 이상을 잃었다”면서 “가장 훌륭한 러시아인 100만명 이상이 고국을 떠났는데, 러시아인들이 이런 공격을 지지할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푸틴이 저지른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그들은 여전히 수렁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고, 그동안 러시아의 많은 젊은이들이 전장에서 스러져가고 있다. 그 사이에 싸웠다 하면 패배하는 러시아에서는 내부 분열만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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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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