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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의 ASML 기밀 탈취, 반도체 스파이 전쟁 터졌다! - 세계 발칵 뒤집은 中의 ASML 반도체 기술탈취 - ASML기술탈취에 中정부개입 부인, 천인계획 일환 가능성 - 초조한 중국, ‘AI전쟁’에서도 고전중
  • 기사등록 2023-02-17 13: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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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발칵 뒤집은 中의 반도체 기술탈취]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업체인 네덜란드 ASML이 중국 법인 직원의 기밀 유출을 적발해 조사에 착수해 주목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ASML이 이날 작년 연간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한 뒤 내부조사를 진행해 왔으며, 보안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ASML은 도난당한 데이터에 대한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이 다행히도 자사 사업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서 핵심 장비인 ASML의 노광장비 시스템과 관련된 세부 기술적 정보가 저장된 소프트웨어 저장소의 데이터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구체적으로 서로 다른 부서의 직원들이 협업과 제품 개발관리 등을 위해 기술 관련 정보를 저장해놓고 공유하는 곳에서 데이터를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중국 남성 직원이 지난 2∼3개월 동안 저지른 것으로 이 사실이 네덜란드는 물론이고 미국 당국에도 통지됐다고 다른 소식통이 말했다.


[ASML, ‘반도체 업계의 슈퍼을(乙)’]


ASML의 기술 유출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이 회사가 반도체 업계의 슈퍼을(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을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려면 반드시 잡아야 하는 회사”로 부른다.


반도체 미세 공정에 없어서는 안 되는 EUV(Extreme Ultra Violet·극자외선) 장비를 만드는 전 세계 유일의 회사여서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것이다. 특히 ASML은 반도체 산업에서 5나노 이하(1나노는 10억분의 1m) 미세 공정이 점차 중요해지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 그래서 ‘ASML이 어디에 장비를 공급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반도체 산업의 패권이 결정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ASML의 노광장비는 반도체나 LCD 제조 과정에서 사진을 인화하는 것처럼 빛을 쬐어 회로를 그리는 장비를 말하는데, 이는 반도체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ASML의 제품이 없으면 삼성전자와 TSMC도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된다.


그런데 미국의 대 중국 첨단기술 통제조치가 한층 강화되면서 네덜란드의 ASML도 결국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EUV(극자외선)는 물론이고, 구형 모델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도 중국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 반도체는 사실상 문을 닫아야만 한다. 당연히 중국 반도체의 생사가 걸려 있는 ASML의 첨단기술에 중국이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에 의한 ASML 기밀탈취 사건이 터져 나온 것이다.


[ASML 기밀탈취에 중국정부 관여했나?]


여기서 핵심은 이번 ASML 기밀 탈취에 중국 정부가 과연 연관되어 있는가의 여부다. 일단 블룸버그는 “절도 혐의를 받는 이 직원이 중국 당국 등과 연관돼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또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ASML의 중국인 직원이 훔친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다는 ASML의 주장을 알고 있지 않다”면서 중국 정부의 개입설을 원천 차단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당국의 이러한 꼬리자르기는 이제까지 흔하게 있어왔던 일이라 진정으로 ASML의 기밀탈취에 중국정부가 연관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이번 의혹이 지난 1년 새 ASML에서 중국과 연관돼 발생한 2번째 데이터 유출 사건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2월 ASML은 중국의 반도체 관련 소프트웨어기업인 둥팡징위안일렉트론이 ASML의 기술을 획득해 중국으로 이전하는 등 ‘기술 절도’와 연관됐다고 밝힌 바 있다.


더더욱 이번 기밀유출 사건이 터져 나온 시점도 최근 미국이 네덜란드·일본 등 동맹국들에 대중국 반도체장비 수출 규제에 동참해 달라고 압박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CNBC는 이와 관련해 “이번 보안 사건은 ASML과 네덜란드 정부에 민감한 시기에 발생했다”며 “그들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한가운데 갇혔다”고 전했다.


그런데 중국은 이러한 서방진영의 앞서가는 기술이나 기밀을 탈취하기 위한 조직이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7월 27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지난 10년 동안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직원들을 회유하거나 협박해 연준의 기밀 경제 정보를 빼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지난 2008년부터 선진 기술 흡수를 위해 해외 우수 과학자 1000명을 지원하는 ‘천인계획’ 사업을 시작했는데, 중국은 천인계획을 활용해 연준 직원에게 접근하여 민감한 정보를 요구하고 대신 중국 대학 및 연구기관에 일자리나 연구 지원금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당연히 해당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그런데 중국 정부당국에 의한 미국에서의 기밀유출은 이미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그래서 크리스토퍼 레이 미 FBI국장은 지난해 4월 24일 “방첩 활동 차원에서 최대 위협은 중국과 중국 공산당”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통상 기술, 지식 재산권 등 경제의 모든 영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레이 국장은 이에 대응해 “12시간마다 중국에 대한 방첩 수사를 개시할 정도로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56개의 FBI 지부가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전체 규모는 2천건을 상회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12월 13일에는 1896년에 창간된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Daily Mail)이 “중국 공산당원 195만 명이 전 세계의 정부와 기업, 그리고 대학과 연구소 등에 고위직 또는 전문직으로 취업해 중국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중국 공산당 내부자료를 폭로해 충격을 준 바 있다.


놀라운 것은 이들은 “중국 공산당의 기밀을 지키고 당에 충성하며 내 평생 동안 공산주의를 위해 싸우겠다. 그리고 절대 당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었다.


이렇게 기술이 서방진영에 비해 뒤떨어진 중국은 기술과 기밀탈취를 통해 만회하려 한다. 어쩌면 중국에 있어서 제1의 과학기술정책은 해외로부터의 기밀탈취일지도 모른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에 유출된 정보가 EUV 관련 데이터일 경우, 미국의 압박으로 중국이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EUV 관련 기술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중국 정부가 개입된 기밀탈취일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미다.


[초조한 중국, ‘AI전쟁’에서도 고전중]


중국이 무리를 해서라도 기밀탈취에 나서는 것은 미국과의 기술패권 전쟁에서 나날이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1~2년전만 하더라도 AI전쟁에서 중국이 미국을 압도할 것이라 예상했다. 중국이 아무런 법적 제한 없이 워낙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국가시책으로 전폭지원을 받고 있어서였다.


그러나 최근들어 중국의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수심이 가득하다. 첨단 반도체 기술의 결집이라 할 수 있는 AI시장에서 미국에 완전히 뒤지고 있다는 사실이 점차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인지형 AI시대는 중국이 앞섰을지 모르나 미국이 열어가고 있는 창조형 AI시대와는 벽이 느껴지고 있어서다.


중국이 화들짝 놀라고 있는 것은 미국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챗GPT로 사람처럼 문장을 창작하는 AI 채팅봇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은 이런 창조형 AI 시대로 나아가기에는 크게 몇 가지 장벽이 존재한다.


그 첫 번째가 미국의 대 중국 반도체 제재다. 미국은 중국이 AI 훈련에 필요한 전용 반도체(엔비디아 A100) 조달을 막고 있다. 기본적으로 창조형 AI로 가기 위한 하드웨어 자체가 문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본적인 기술의 한계 문제가 저변에 깔려 있다. 즉, 미국은 AI로 나아가기 위한 기초적이고도 기본적 기술 개발에 몰두했지만 중국은 당장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응용기술에 집중했다.


중요한 것은 기초기술이 없는 응용기술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그렇게 응용기술에 몰두했던 것은 당연히 미국의 기초기술을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단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대 중국제재는 모든 꿈을 앗아가 버렸다.


두 번째는 중국에 창조적 자유가 없다는 것이 원초적 한계로 다가온다. 챗 GPT같은 창조형 AI는 당연히 ‘자유’라는 기본 가치가 핵심이다. 그런데 중국은 그런 자유가 없다. 대신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검열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렇다면 중국의 창조적 AI는 결코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앞으로의 세계는 이렇게 창조적 AI가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런데 중국은 반도체의 원천기술도 없고, 또한 가장 중요한 원초적 자유도 없다. 그런 중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뻔하다. 당장이야 서방국가의 핵심기술 빼내기에 혈안이 되어 있지만 워낙 그동안 많이 당해왔던 서방국가가 또 당할리 없다. 여기에 중국의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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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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