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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제발등 찍은 푸틴, “세계 경제에 러시아 불필요” - 최대시장 유럽 잃은 러시아 가스 수출, 대체 불가 - 세계는 이미 러시아 없이도 돌아가는 경제체제 구축 - 힘빠진 푸틴, 에너지 협박 안통한다!
  • 기사등록 2023-02-16 13: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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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시장 유럽 잃은 러시아 가스 수출]


에너지 무기화를 통해 우크라이나전쟁에 유럽이 뛰어들지 못하도록 하려 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꿈이 산산조각나면서 러시아 경제가 치명타를 입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으로 공급을 차단한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이 앞으로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의 제재와 러시아의 유럽 대상 가스 공급 중단으로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은 급감했다.


사실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가스무역은 시베리아에서 시작하여 독일과 그 너머까지 뻗어있는 수천km 길이의 가스관을 기반으로 수십년간 장기적 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1970년 타결된 유럽과 러시아의 장기 가스 공급 계약으로 유럽, 특히 독일은 저렴하게 러시아산 가스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전쟁을 개시한 푸틴이 돌연 가스공급을 차단하면서 에너지 무기화에 들어갔고, 결국 유럽시장이 이에 강력하게 대항하면서 러시아는 유럽시장 전체를 잃게 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갔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가스프롬(Gazprom)의 한 전직 고위 간부는 로이터에 “수십 년 동안 수출 시스템을 구축해온 수백 명의 노력이 모두 사라져버렸다”고 말했다.


로이터가 수출 수수료와 수출량 자료로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의 지난 1월의 해외 판매 매출은 34억 달러(약 4조3천억원)로 작년 동기(63억 달러)에 비해 약 46% 줄었다.


로이터는 올해 수출과 평균 가스 가격 추정치를 고려하여 올해 가스프롬의 수출 금액을 추정해 본다면 거의 반 토막 날 것으로 보았고, 이로 인해 지난달 기준 250억 달러(약 32조원)에 이른 러시아의 무역적자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가스프롬의 천연가스 수출은 전쟁 전인 2021년과 비교했을 때 절반 가까이 줄어 소련 붕괴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8개월간 러시아가 EU로 향하는 가스 공급의 80%를 중단한 것으로 추산했다. 실로 엄청난 손실이다. 결과적으로 서유럽에서의 러시아산 가스 비중은 2021년 40% 수준에서 작년 말 기준 7.5%로 급락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가스프롬이 서유럽에 수출한 가스 수출량은 공식적으로 200bcm(1bcm=10억㎥)이라 밝힌 바 있는데, 지난해인 2022년에는 100bcm을 약간 넘는 정도에 그쳤다.


이에 대해 1993년부터 1996년까지 러시아 연료 및 에너지 장관을 지낸 유리 샤프라니크(Yury Shafranik)는 로이터에 “유럽 시장의 상실은 가스 측면에서 러시아에게 매우 심각한 시험”이라고 말했다.


[수출시장 다변화에 나선 푸틴, 실적은?]


이렇게 스스로 만든 에너지 무기화로 인한 유럽시장으로의 수출중단은 당장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타격으로 되돌아 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정부의 1월 재정 적자가 1조7천600억 루블(약 31조1천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25년 전 수준으로 퇴보한 것”이라 보도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1월 석유·가스 부문 세수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46% 감소한 반면, 연방 예산 지출은 전쟁으로 인해 59% 증가하면서 1조7천600억 루블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전날 밝혔다.


러시아 재무부는 이에 대해 “에너지 부문 세수 감소는 가스 수출이 줄고, 서방의 유가 규제로 원유를 더 싼 가격에 팔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도 “러시아 정부가 밝힌 올해 1월 재정 적자 규모는 1998년 이후 가장 큰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주요 7개국(G7)이 유럽연합(EU)이 시행해온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에 더해 지난해 12월부터 석유 가격 상한제를 시행, 해상으로 러시아 석유를 수입할 경우 배럴당 60달러 이상은 지불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앞으로 러시아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월 16일 “서방은 러시아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가했다”며 “러시아 경제는 10년 후퇴에 직면하고, 러시아 산업은 현대적이고 중요한 모든 기술을 이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일반적으로 전체 예산 수입의 약 45%를 석유와 가스판매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지난 1월의 석유 및 가스 판매 부진으로 전체 예산 수입이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러시아 경제에 위기가 닥쳐오자 푸틴은 우선적으로 천연가스 수출 시장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튀르키예에 유럽행 가스 허브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논의했다.


또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이자 원유·액화천연가스(LNG)·석탄의 최대 구매자인 중국에도 가스관을 통한 가스 판매를 늘리려 하고 있다. 러시아는 2019년부터 '파워 오브 시베리아' 가스관을 통해 동시베리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해왔으며, 2025년까지 대중국 연간 수출량을 38bcm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더불어 아직 건설되지 않은 사할린섬 가스관을 통해 중국으로 연간 10bcm을 더 수출하기로 했고, 중국에 연간 50bcm을 추가 공급할 수 있는 '파워 오브 시베리아2' 가스관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에너지 수출 다각화 노력은 우선적으로 당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업들인데다 이 같은 다각화 노력이 지난 수십 년간 가스를 유럽에 수출했던 것보다 더 수익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특히 러시아가 유럽시장을 대체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중국 시장의 천연가스 수요가 2030년까지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러시아와 중국의 새 가스 공급계약 협상은 복잡해질 것이라고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말했다.


게다가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재생에너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와도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또한 LNG는 세계 어디로든 운송할 수 있어 가스관을 통한 가스 수출의 필요성을 줄이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힘빠진 푸틴, 에너지 협박 안통한다!]


예일대 경영대 최고경영자리더십연구소(CELI)의 제프리 소넌펠드 소장과 스티븐 톈 연구실장이 지난 1월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외교 전문매체 '포린 폴리시'(FP)의 '주장' 코너에 “세계 경제에 이제는 러시아가 불필요하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푸틴이 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를 앞세워 유럽을 협박하려고 시도했으나, 유럽이 대체 공급원을 구하고 겨울 날씨도 따뜻한 편이어서 러시아의 협박이 실패했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FP의 칼럼은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해인 2021년에는 러시아 가스의 83%가 유럽으로 수출됐다”면서 “러시아는 매일 700만 배럴의 석유, 연간 2천억㎥의 가스를 외국에 수출했으며, 이것이 연방정부 재원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당연히 유럽과 러시아는 이렇게 경제로 얽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로 푸틴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유럽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에너지를 이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침공 1년이 다가오는 현 시점에서 볼 때, “러시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때 지녔던 경제적 힘을 영구히 상실했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이 칼럼은 지적했다. 유럽이 대체 공급원을 찾으면서 더는 러시아 가스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유럽이 미국에서 수입한 액화천연가스(LNG)의 분량은 전쟁 발발 전의 2.5배 수준인 550억㎥로 늘었으며, 다른 곳으로부터도 LNG를 들여왔다. 또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확보량도 늘었다. 이로인해 유럽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는 9% 수준으로 줄었다. 게다가 유럽의 이번 겨울이 매우 따뜻했기 때문에 비축해 뒀던 가스도 별로 줄지 않았다.


유럽은 또한 2024년까지 2천억㎥ 규모의 LNG 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며, 이는 재작년까지 러시아에서 들여오던 1천500억㎥의 가스를 모두 대체하고도 남는 규모다.


석유 시장에서도 러시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푸틴이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사라져 가고 있으며, 유가도 전쟁 전 수준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결국 푸틴의 잘못된 판단으로 러시아 경제는 쑥대밭이 되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회복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미 러시아 없이도 돌아가는 경제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푸틴이 제 발등을 찍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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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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