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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탱크 30대 버리고 줄행랑친 러시아 해병대 - 러시아군, 부흘레다르의 굴욕. 우크라군 드론 공격 받아 - 英 국방부 "최근 러군 하루 824명 사상, 최악 결과" - 러시아 첨단장갑차도 우크라군에 박살
  • 기사등록 2023-02-15 06: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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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부흘레다르의 굴욕]


춘계대공세를 펼치고 있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전선 도네츠크 지역의 소도시 부흘레다르(Vuhledar)에서 전투를 벌이던 중 우크라이나군의 공습에 밀려 탱크 30여 대를 버리고 도망치는 등 치욕적인 패배를 겪고 있다.



CNN 방송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 태평양 함대 소속 155 분리수비대 해병여단 소속 탱크 30여 대가 공격을 받자 러시아군이 후퇴했다”며 “지난 2주간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부흘레다르 전쟁에서 촬영한 약 20개의 영상을 살펴보면, 사방이 트인 개활지 도로에서 러시아군 탱크가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을 받아 속수무책으로 파괴되는 등 모습이 고스란히 포착됐다”고 전했다.


CNN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갈팡질팡하던 러시아군 전차가 우크라이나군의 무인기 등에 의한 공중 공격을 받자 지뢰밭으로 곧장 돌진해 폭발하는가 하면, 군인들은 탱크를 버리고 황급히 사방으로 뿔뿔이 도망치기도 하고, 일부는 불길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군 드론은 쉴새없이 폭격을 가하며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아선다.


CNN은 이어 “해당 영상을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해본 결과, 최근 며칠새 24대 이상의 러시아군 탱크와 차량이 무력화되거나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러시아군이 봄철 대공세를 앞두고 부흘레다르에서 완패하면서 지휘와 전술 측면에서의 고질적인 실패를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한 부흘레다르는 동부와 남부 전선이 교차하는 전략요충지로 러시아군이 최근 3개월에 걸쳐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이곳을 반드시 탈환해야만 북부로 진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끈질기게 공격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지역이 애초 인근 탄광 개발을 위해 세워진 마을이라 고지에 위치해 있는데다 고층 빌딩도 여럿 있어서 이곳을 사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72기계화여단이 큰 방어적 이점을 누리고 있다.


이에 대해 군사 역사학자 톰 쿠퍼는 CNN에 이곳을 “평원 사막 한가운데에 크고 높이 올라 서있는 요새”라고 묘사했다. 쿠퍼는 이어 “러시아군이 부흘레다르 주변에 2만명의 병력, 주력전차 약 90대와 그 두 배에 달하는 보병전투차, 포대 약 100문 정도를 배치하며 공격을 준비해온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달 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측에 훤히 노출된 좁은 경로로 진격하는 치명적인 전술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쿠퍼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포병이 진격해오는 러시아 부대에 큰 타격을 입힌 것은 물론 후방 보급로와 철수 경로까지 차단하는 전과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러시아군의 설명은 다르다. 러시아는 부흘레다르에 투입된 자국군 155해병여단이 계획대로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 12일 TV 연설을 통해 “현재 해병대 보병이 제대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영웅적으로 싸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부흘레다르 공격에서 실패했다”고 브리핑했으며, 친러성향의 군사블로거도 “수치스러운 패주”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러시아의 친정부 인사들 사이에서조차 최근 전황에 대해 신랄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CNN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러시아군 정보장교 출신의 극우주의 평론가 이고르 스트렐코프는 텔레그램에 글을 올려 “군인들이 사격장의 칠면조처럼 총에 맞았다”며 “수많은 T-72B3, T-80BVM 탱크와 공수부대원, 해병들이 산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견고하게 방어돼 공격하기 어려운 같은 장소에 수개월째 줄기차게 정면 돌격하는 것은 바보들 뿐”이라고 힐난했다.


역시 군사블로거인 '모스크바 콜링'(Moscow Calling)도 “부흘레다르에서 러시아군 지휘관들이 첩보 수집 활동을 의사결정으로 통합하는데에 실패하면서 보병과 전차들이 좁은 대형으로 이동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군의 구형 T-72전차는 운전자 시야를 넓히는 개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눈멀고 귀먹은 탱크와 장갑차, 보병들이 대형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어떻게 싸우겠나? 퇴각하려고 해도 앞에 누가 있는지 몰라 서로 총질을 하게 될 것”이라 지적했다.


이러한 러시아군의 대실패에 대해 부흘레다르 전투의 책임자로 알려진 루스탐 무라도프 동부군관구 사령관를 해임하라는 요구가 거세지는 등 무능한 지휘관에 대한 비난 목소리도 끓어오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세르게이 마르단 러시아 국영TV 전쟁 특파원은 “러시아군 탱크가 열을 지어 진격하다 짓밟혀 군인과 장비를 잃었다”며 “그런데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군사 블로거는 무라도프에 대해 “이 사람은 작년 11월 상당한 규모의 인원과 장비를 잃었다”며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면 관대함만 싹틀 뿐”이라고 경고했다.


[英 국방부 "최근 러군 하루 824명 사상, 최악 결과"]


그런데 러시아군이 새로 시작된 춘계대공세에서도 개전 초기와 같이 엄청난 사상자를 내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2일(현지시간) 영국 국방부의 발표를 인용해 “지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사상자는 824명으로 지난해 6∼7월의 4배가 넘는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2월 하루 1140명의 사상자를 냈으나 지난해 중반 하루 2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주 하루 러시아군 사상자가 1000명을 넘었으며 침공 이래 총사상자수가 13만300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매일 발표하는 전쟁 관련 통계를 직접 검증할 수는 없지만 흐름은 정확한 것 같다”면서 “러시아 사상자 증가는 훈련된 인력, 조율, 자원 부족 등 여러 요인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의장도 “러시아가 이번 공세에 ‘큰 문제’에 부딪치고 있다”며 “우리 군은 러시아 군을 강력히 격퇴하고 있다. 러시아의 계획대로 공세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그들이 예상했던 상황은 아닐 것이다”고 전했다.


[러시아 첨단장갑차도 우크라군에 박살]


이렇게 동부전투에서 상당한 전과를 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자랑하는 '터미네이터 장갑차'를 최초로 파괴했다며 영상을 공개해 주목을 끌고 있다.


동부 돈바스 루한스크의 세르히 하이다이 주지사가 최근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 영상은 미국 매체 인사이더 등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소개하면서 널리 알려졌는데, 하이다이 주지사는 이 영상에 대해 “러시아군의 장갑차 'BMPT-72 터미네이터' 1대가 루한스크의 크레민나 인근 숲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의해 폭파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러시아군은 터미네이터라고 불리는 이 장갑차가 파괴하기 어렵다고 자부해왔지만, 영상 속에서 숲 샛길에 서 있던 장갑차는 직격탄을 맞고 화염에 휩싸였다.


이날 파괴된 BMPT 장갑차는 지난해 5월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 공세에 나서면서 배치한 10대 중 한 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이 터미네이터 장갑차는 세 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으며, 주로 시가전에서 탱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무기 체계는 최대 5km 거리에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대전차 유도미사일, 30mm 기관포, 유탄발사기, 칼라시니코프 7.62mm 기관총 등을 갖췄으며, 러시아군 주력전차인 T-72 차체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외신들에 의하면, 터미네이터라 불리는 BMPT 장갑차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탱크에 맞서 러시아 탱크의 전투를 돕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고 전해진다.


이에 대해 포브스는 “터미네이터 장갑차는 러시아가 여전히 최첨단 장갑차를 생산할 능력을 갖췄다는 증거로 과시한 대상이기 때문에 러시아는 이번 파괴가 당혹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의 무기 손실 엄청나]


이런 가운데 설레스트 월랜더 미 국방부 국제안보 차관보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러시아 주력 전차 재고의 절반이 전투 과정에서 소실되거나 우크라이나군에 빼앗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AFP는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래 러시아의 전차 손실 규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미국을 비롯한 영국과 독일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전차 지원을 앞두고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월랜더 차관보는 또 “러시아의 지상군 능력이 매우 저하됐다”며 “사상자가 수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도 말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러시아 지상군 전체의 80%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렇게 사실상 군병력 대부분을 우크라이나에 쏟아붓고 있다. 그럼에도 대단한 전과를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부패와 무능, 무책임이 결합된 러시아군의 한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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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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