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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거세진 아시아의 반중연대, 중국 힘이 쇠퇴했다는 반증 - 日·필리핀 ‘反中연대’ 準군사동맹 추진, 중국 뒤통수 맞아 - 인도네시아도 ‘남중국해 反中연대’ 깃발 - 아세안의 반중연대, 중국의 힘 추락 의미
  • 기사등록 2023-02-13 13: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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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필리핀 ‘反中연대’ 準군사동맹 추진]


남중국해 연안의 국가들이 反중국연대를 강화하고 있어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은 10일, “일본이 필리핀과 준(準)군사동맹인 ‘(군사협력) 원활화 협정(Reciprocal Access Agreement)’을 추진한다”면서 “이 협정은 두 나라 군대가 상대국에 입국할 때 비자를 면제받고 다량의 무기와 탄약을 쉽게 반입할 수 있어서 함정이나 전투기도 협정을 맺은 국가에 쉽게 들어갈 수 있고 이에 따라 대규모 군사훈련이 용이하고 유사시 상호 파병을 쉽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9일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재해 발생 시 구조 활동과 인도적 지원을 위해 자위대를 필리핀에 파견할 경우에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일본은 현재 호주·영국과 RAA를 맺고 있다”고 전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작년 6월 취임 이후 이번에 일본을 처음 방문했는데,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동·남중국해의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며, 힘이나 위압을 포함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며 “미국·필리핀 간 공동 군사훈련에 일본 자위대가 참여하는 군사 교류를 더욱 활발하게 한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특히 “(일본은) 이 지역에서 가장 강인하고 강력하며 신뢰가 깊은 친구”라고 말해, 사실상 중국을 직접 겨냥하며 양국 간 군사 협력을 강조했다.


일본-필리핀 양국은 지리적으로 대만과 가장 가까운 나라인 데다 미국의 동맹국이어서 대만에서 긴급 사태가 발생할 경우, 미국과 함께 중국에 직접 대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 남중국해서 중국 견제 강화]


이와 함께 필리핀은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함정을 추가로 배치하고 정찰을 강화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7일(현지시간)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자국 해역과 어부를 보호하기 위해, 남중국해에 함정 수를 늘리고 항공기를 이용한 정찰을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필리핀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달 중국 함정들이 분쟁 지역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며 필리핀 어선들을 강제로 쫓아낸 데 따른 대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필리핀 당국의 조치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1월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우호적으로 풀어가기로 했음에도 필리핀 당국이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은 양국이 남중국해 문제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여진다.


[美, 필리핀에 中견제 軍기지 4곳 추가확보]


앞서 지난 2일에는 미국과 필리핀 양국 국방장관이 만나 미군이 필리핀 군사기지 4곳에 대한 사용권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합의했다. 특히 전략적 요충지인 루손섬 카가얀에 미군을 배치하기로 했다는 것은 이곳이 대만 남부와 불과 약 430km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중국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남중국해에서 양국이 공동 해상 순찰을 재개하기로 했다.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인 필리핀과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공조를 강화한 것이다.


이러한 필리핀의 반중 적극 행보는 미국이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를 개편해 2000명 규모의 해병연안연대(MLR)를 창설하기로 하는 등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필리핀 입장에선 중국 해안경비대와 해상민병대가 필리핀 어선을 쫓아내는 등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격해지자 미국에 더 밀착하게 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도 ‘남중국해 反中연대’ 깃발]


동남아시아의 인구(人口) 대국 인도네시아도 강력한 반중연대 대열에 들어섰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남중국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대한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하기로 해 중국과 외교적·물리적 격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1953년 남중국해에 남해구단선(南海九段線)을 긋고 해당 해역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인공섬을 짓고 군사기지를 건설했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2016년 구단선에 대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후에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필리핀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도발적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는 이 수역에 대한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도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면서 반중(反中) 전선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9월 필리핀과 해양안보를 강화하는 방위협력협정에 서명했다. 테러대응과 국경관리 등 안보 분야 뿐아니라 에너지와 해상개발, 교육, 보건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한 말레이시아·브루나이와는 상반기 중 나투나제도 인근 해역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페르카사 사령관은 “중국을 겨냥한 훈련”이라고 단호하게 못 박았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상황이 남중국해에서도 일어날 수 있기에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도네시아군은 미국·일본·호주·인도간 다자 안보협의체 ‘쿼드(Quad)’와 공동 군사훈련도 검토 중이다.


[아세안의 반중연대, 중국의 힘 추락 의미]


그렇다면 최근들어 그렇게도 중국과 밀착 관계였던 아세안 국가들이 이렇게 반중대열로 속속 결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중국의 힘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것이고, 이젠 중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소위 ‘비빌 언덕’이 생겨났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은 그동안 경제력을 무기로 하여 아세안 국가들을 위압적으로 대해왔다. 그러면서 남중국해에 일방적으로 구단선을 긋고, 자국의 영해화했으며 이로인해 아세안 국가들과 잦은 외교적 충돌을 일으켜왔다. 그럼에도 이들 국가들이 중국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중국의 힘이 워낙 강해 맞장을 뜰 형편이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3년간의 코로나 시국을 겪으면서 우선적으로 중국의 경제력도 엄청나게 쇠퇴했다. 이는 중국이 이젠 경제력을 무기로 다른 나라들을 조종할 힘을 잃었다는 의미가 된다.


여기에 중국의 외교력이 눈에 띄게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한마디로 전 세계의 공적(公敵)으로 떠오르면서 고립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람 이매뉴얼 일본 주재 미국 대사도 지난 1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시진핑 정권의 평가를 묻는 질문에 “중국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다른 나라들에게 너무나도 큰 피해를 끼쳤다”면서 “중국은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도 러시아에 다가가는 자세를 보여, 유럽과의 관계가 냉각됐다”고 답했다. 곧 중국이 스스로 저지른 행동으로 인해 세계로부터 고립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매뉴얼 대사는 이어 “그 결과 유럽 여러 국가의 대만 해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랑 외교, '채무의 덫'으로 불리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전략도 있다. 이것들을 모두 바라보면 중국은 자신의 행동으로 고립을 심화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고립은 그만큼 중국의 국력도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고, 당연히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력도 퇴조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미국의 대만 수호 의지가 분명하고 이웃국가인 일본을 포함한 동남아 국가들의 반중의지가 뚜렷해지자 이젠 이들 국가들이 힘을 합쳐 중국에 강력 대응할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국가들의 의지는 단 한 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 “더 이상 중국에 당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이 일방적으로 선언한 구단선을 통한 중국 영해화는 날강도나 다름없는 행패다. 과거 2000년전에 자신들의 선조들이 어로행위를 한 것이라는 문헌을 기초로 말도 안되는 구단선을 긋고 이웃국가들에게 무조건 순응하라고 닦달을 해 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필리핀도 당했고, 인도네시아도, 그리고 베트남도 당했다. 그러나 이들 아세안 국가들이 이젠 중국을 향해 벼르고 있다. 이제는 한판 붙어보자는 것이다. 중국이 힘으로 몰아붙이면 자신들도 이에 맞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합동군사훈련도 하고, 또 준동맹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제일 불쌍한 것이 한 때 힘만 믿고 골목길에서 대장행세하는 자다. 지금 중국의 행세가 딱 그렇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걸 중국만 모르고 있다는 것이 진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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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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