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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돕다가 들통난 중국, 美 강력 제재 경고 - 中, 러에 군사장비 수출해 우크라 침공 지원 - 반발하는 중국, “美, 우크라에 무기 주지말라!” - 중국에 ‘러시아 군사지원 가능성’ 경고한 미국
  • 기사등록 2023-02-06 13: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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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러에 군사장비 수출해 우크라 침공 지원]


중국이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군수 장비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은밀히 지원해 온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중국 국영 방산업체들이 항법 장비, 전파방해 기술, 전투기 부품 등을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에 수출해온 사실이 지난해 러시아 세관 자료에서 확인됐다”면서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비영리 싱크탱크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로부터 입수한 작년 4∼10월 러시아 세관 자료에는 러시아로 수출된 항목의 수출국, 운송일자, 운송업체, 수령자, 구매자, 주소, 상품 상세 등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WSJ이 인용한 이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의 2월 24일 침공 이후 국제제재로 대러시아 수출이 제한된 품목만도 8만4000건이나 러시아에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러시아·중국의 제재 대상 기업 10여곳이 활발하게 무역을 벌였는데, 중국 국영 방산업체 ‘폴리테크놀로지’는 작년 8월 31일 러시아 국영 군사장비업체 ‘JSC로소보넥스포트’에 M-17 군용헬기의 항법장치를 수출했다.


또한 중국 ‘푸젠 나난 바오펑 전자’도 동일한 러시아 업체에 장갑차용 통신방해 망원안테나를 판매했으며, 같은 달 10월 24일에는 중국 국영 항공기 제조사인 AVIC가 러시아의 거대 방산업체 로스텍의 자회사에 Su-35 전투기 부품 120만 달러(약 15억원)어치를 수출하기도 했다.


WSJ은 이와 관련해 “이런 품목은 중국이 러시아에 수출한 ‘이중 용도’ 상품 수만 종 중에서 일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여기서 ‘이중 용도 상품’이란 군사적 용도로 전용할 수 있는 상품을 일컫는 것으로, 현대전 수행에 필수적인 반도체가 대표적인 이중 용도 상품이다.


WSJ에 의하면 반도체의 경우 대러시아 수출 규모는 2월 서방의 첫 제재 부과 후 통상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수개월 만에 기존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 기간 대러시아 반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은 중국산으로 드러났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5일, “러시아가 지난해 서방의 제재 속에서 반도체의 약 40%를 중국·홍콩으로부터 공급받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미국 국제금융협회(IIF)가 지난 1일 펴낸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SCMP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 속에서 미국의 동맹들로부터 수입선을 다변화했으며, 그 결과 중국, 홍콩, 튀르키예(터키)가 유럽연합(EU)을 대신했다”고 전했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대러 수출은 761억2천만 달러로 전년(675억7천만 달러)보다 증가했다. 그중 반도체와 전자회로 수출은 3억1천293만 달러 규모로 전년(2억3천197만 달러)보다 34.9% 늘었다. 중국의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수입 역시 전년(793억2천만 달러)보다 늘어난 1천141억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보안 전문 싱크탱크인 실버라도 폴리시 액셀러레이터(Silverado Policy AcceleratorㆍSPA)도 지난 1월 22일(현지시간) 공개한 분석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제재망을 피하기 위해 반도체 등 주요 필수품을 중국ㆍ홍콩 등을 경유해 대거 수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중국 등이 서방 물품을 대신 사들여 러시아에 되판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러시아로 향하는 세계 각국의 전체 수출 규모가 제재가 발동되기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한 상황이라는 것이 이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국영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지원한 정황을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포착해서 물밑에서 중국 정부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지난 1월 24일 전했다.


실제로 SPA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0월 기준 러시아의 최대 공급국이자 전년 대비 수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나라다.


그런데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 품목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반도체다. 서방 각국은 스마트폰에서부터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전자장비의 필수 부품인 반도체에 대해선 제재 초기부터 수출을 통제해왔지만 러시아는 전쟁 이전부터 서방의 제재 칼끝을 피하기 위해 반도체 재고를 대폭 늘리면서 중국 등 제재와 무관한 국가들로 공급망을 바꿔 나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수입 자체를 아웃소싱한 셈이고, 이러한 작업에 중국이 주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반발하는 중국, “美, 우크라에 무기 주지말라!”]


그런데 중국 국영기업의 대(對)러시아 지원설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뜻밖이다. 중국 외교부가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 미국도 러시아에 대한 무기지원을 전면 중단하라고 역공을 가했기 때문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0일 브리핑에서 우크라 전쟁 과정에서 중국 국영기업들이 군사 또는 경제적 지원을 러시아에 제공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블룸버그 통신의 최근 보도에 대해 논평을 요구받자 “미국이 만약 위기의 조기 종식을 진심으로 희망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 안전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면 무기 수송을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마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을 향해 “전쟁으로 이익을 추구하길 그만두고, 책임있는 방식으로 정세가 최대한 빨리 완화되도록 추동하고, 당사자간 평화 협상에 필요하고 도움되는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오 대변인은 또 “미국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만들어 낸 당사자이자 최대의 추동 세력”이라며 “우크라이나에 계속 중(重)형 무기와 공격형 무기를 수송하고 충돌의 기간과 강도를 끊임없이 늘렸다”고 비판했다.


마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자신이 한 일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중국을 근거없이 의심하고 비난한다”며 “우리는 이런 근거없는 공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무리하게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침해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연대 강화 강조하는 중국]


이런 가운데 서방진영을 의식해 러시아와 약간의 거리두기를 한 것으로 보였던 중국이 다시 러시아와의 우의를 강조하고 나서 중국 외교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SCMP는 4일, “마자오쉬 부부장이 지난 2∼3일 러시아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안드레이 루덴코·세르게이 베르쉬닌 외무차관과 만나 관계 강화 의지를 다졌다”고 보도했다.


마 부부장은 이번 방문에서 “양국의 정치적 신뢰가 계속 심화했고, 다양한 분야의 협력은 꾸준히 추진됐으며,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은 더욱 긴밀해졌다”고 평가하고, “중국은 러시아 측과 함께 양국 정상 간 중요한 합의를 성실히 이행해 올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진전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 부부장의 러시아 방문은 중국 외교라인의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이달 중 러시아를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준비할 것이라는 러시아발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이뤄졌다.


왕이 주임의 러시아 방문은 시진핑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되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양국이 밀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WSJ도 지난 1월 30일(현지시간) “미국, EU, 영국 등의 서방진영이 모두 러시아와의 무역협력을 축소함에 따라 중국은 큰 폭으로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 부상했다”면서 “중국은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목적을 가질 수 있는 일부 핵심 기술의 공급자가 되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 ‘러시아 군사지원 가능성’ 경고한 미국]


이런 가운데 미국이 최근 중국에 대해 ‘러시아를 돕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지난 1월 21일 보도했다.


VOA는 익명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 국방부의 마이클 체이스 중국 담당 부차관보가 지난 1월 17일 중국 국방부 국제군사협력판공실 송옌차오 부주임과 2시간가량 통화했다”고 전했다. 이 통화에서 미국은 중국에게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중국을 수차례 오가는 러시아 수송기에 대한 보도를 언급했다.


앞서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안보 지원 여부를 묻는 VOA의 질문에 “새로운 평가가 없다”면서도 “만약 중국이 체계적으로 러시아를 돕고 제재 회피를 하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제재 회피를 통해 러시아를 간접적으로 지원해 왔다는 것이 들통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군사무기까지 지원한 단계는 아니지만 미중간 디커플링이 심화된다면 이젠 무기지원까지 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중국에 대한 미국과 서방진영의 경제제재도 본격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과의 거리두기가 지금부터 더 본격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시진핑 3기 출범을 앞둔 시진핑의 중국공산당은 엄청난 국내외적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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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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