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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미국 상공 비행한 중국 스파이 풍선 - 중국 스파이 풍선, 美 핵미사일 격납고 위에 둥둥 - 스파이 풍선, 중국은 기상관측용에 불과하다 주장 - 한때 격추 고려, 추락시 민간인 피해 및 미중관계 우려 취소
  • 기사등록 2023-02-04 06:4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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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파이 풍선, 美 핵미사일 격납고 위에 둥둥]


5~6일로 예정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미 국방부가 미 대륙을 가로질러 비행 중인 중국의 고고도 감시용 풍선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져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포함한 여러 매체들은 2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캐나다와 미국 영공을 가로지르는 중국의 고고도 정찰용 풍선을 탐지해 이를 추적 중”이라면서 “이 스파이 풍선이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민감한 장소들을 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의하면 버스 3대를 합친 크기의 이 대형 풍선은 2일 오전 미국 핵미사일 격납고가 다수 있는 몬태나주 맘스트롬 공군기지 상공을 지나는 것이 목격됐다. 이 외에도 군사·안보적으로 몇 군데 민감한 장소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몬태나주 맘스트롬 공군기지는 3개의 핵미사일 격납고 중 하나가 있는 곳으로, 지하 격납고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150여 기가 저장돼 있다.


이와 관련해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당국이 풍선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며 “북미 대공 방위 사령부(NORAD)를 포함한 미 정부는 이를 계속해서 면밀히 추적하며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풍선은 현재 민간 항공기가 다니는 비행기 경로보다 훨씬 높은 고도에서 이동 중이며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군사적 혹은 물리적 위협을 주지는 않는다”면서 “풍선이 탐지되면 미 정부는 즉각 민감한 정보의 수집을 차단하기 위해 행동해 왔으며, 지금도 (풍선이)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당국이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CNN도 이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국방부 고위 당국자의 견해를 인용해 ”우리는 이 고고도 감시용 풍선이 중국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런 사례는 전임 행정부 시절을 포함해서 과거 몇 년 동안 관찰됐다”고 말했다.


이번 일과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풍선의 이동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가능한 대응 옵션 마련을 지시했으며, 필리핀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군 지휘부와 대책 회의를 열었다”고 WSJ 등의 미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논의 중에 풍선을 격추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마크 밀리 합참의장을 포함한 고위 군 당국자들이 낙하하는 파편이 지상의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해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국발 스파이 풍선은 러시아의 캄차카 반도와 알래스카 사이에 있는 얄루산 열도 부근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미군이 탐지했고, 캐나다를 거쳐 미 대륙 상공을 이동하는 동안 며칠에 걸쳐 추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이와 관련해 “이번에 발견된 풍선은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가 먼저 감지한 것이 아니라 민간 여객기에 타고 있던 민간인들에 의해 제보되면서 세상에 알려진 것”이라 밝혔다. 만약 미 당국의 발표가 맞다면 중국의 스파이 풍선 비행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공개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스파이 풍선 통해 중국은 어떤 정보를 얻었을까?]


그렇다면 스파이 풍선을 통해 중국은 어떠한 정보를 얻었을까? WSJ은 “과거 중국 정부는 현대적인 비행선 개발을 추구해왔다고 발표한 바 있었는데, 지난해 5월에는 대기권 기상 관측을 위해 티베트 상공에 풍선을 올린 바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에 국영 항공우주그룹인 중국항공산업공사가 제작한 특수 열기구 3종을 완성했으며, 미국도 트럼프 행정부 시절 에이빅(AVIC)이 상업적 용도로 쓰기 위한 열기구를 제작한 적이 있다.


현재 미국 당국은 중국이 스파이 풍선을 미국 본토 상공에 몇차례 띄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에도 일본 도호쿠 상공에 풍선을 띄웠다가 발각된 바 있으며, 대만 상공에도 스파이 풍선을 보냈다가 대만 당국의 거친 항의를 받은 적도 있었다.


일단 중국 당국은 풍선이 기상 관측용 등의 용도일 뿐이며 군사적 정찰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미국은 하필 중국의 풍선이 발각된 지점들이 국가안보적으로도 민감한 지역에서 발견되었으며, 그것도 특정지역에서의 체공시간이 유난히 길었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첨단의 위성들이 자구 상공을 돌고 있지만, 스파이 풍선은 특정지역 상공에서 체류 시간이 길고 비용도 인공위성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강점 때문에 위성을 통한 정보 수집을 보완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스파이 풍선은 위성이 탐지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통신 및 감시 플랫폼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지역에 투입하여 군사적 또는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도 이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중관계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이 시점에 가장 주목되는 것은 토니 블링컨 장관의 취임 후 첫 방중 일정을 앞두고 중국의 정찰 풍선이 탐지돼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WSJ은 미 국무부가 “매우 분명하고 엄혹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주미 중국 대사관 고위 관리를 초치했다”면서 “중국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어떠한가에 따라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 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이번 스파이 풍선의 미국 영공 통과는 미 국방부가 사전에 인지하고도 대외적으로 공개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간 항공기에 의해 사실이 확인된 이후 국방부가 공식 확인한 것은 블링컨 장관의 중국행을 앞두고 파문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소속의 캐빈매카시 하원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스파이 위성 사건은 미국의 주권에 대한 중국의 뻔뻔스러운 도발이며, 이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위스콘신)과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일리노이)도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중국의 위협이 먼 해안이 아닌 미국 본토 땅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중국의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원의원은 톰 코튼도 “블링컨이 중국방문 일정을 취소해야 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의 영공에 중국의 스파이 풍선이 침범한 것에 대해 분명히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中스파이 풍선, 어떻게 처리할까?]


미국 당국으로서는 자국 영토 상공에 침범한 스파위 위성의 처리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일단 미국인들이 살고 있는 영토 상공에서는 이동 경로를 계속 추적하되, 민간인들이 거주하지 않는 해양지역 등으로 벗어날 경우, 전투기를 보내 격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역시 외교적 문제가 생긴다. 중국 당국이 그저 기상관측용이라 우기면서 자국 보유 풍선임을 주장하는 가운데, 이를 격추했다간 자칫 외교적 분쟁으로 확대될 소지도 있어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미국 당국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우선 스파이 풍선의 궤적을 추적하는 것이고, 동시에 그 스파이 풍선이 무엇을 탐지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스파이 풍선이 미국의 국가안보시설을 정찰한 정황이 나타난다면, 이 역시 미중간 대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후 미중간 갈등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 가야 할 것인지 방향을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현재 미국 당국이 보이는 태도를 보면 스파이 위성의 처리를 놓고 미중간 정면 충돌하는 상황으로 갈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일단 미 국방당국자는 “중국이 스파이 풍선이 저궤도 위성과 같은 것을 통해 수집할 수 있는 것과 대비했을 때, 그렇게 중요한 정보를 수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말하는 것이 바로 스파이 풍선의 뒤처리를 놓고, 국방당국이 격추같은 과감한 대응을 주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스파이 풍선 인지 직후 바이든 대통령도 처음에는 격추를 포함한 군사적 행동에 찬성했지만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격추 이후 가져올 파장을 거론하며 군사적 대응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자 모든 대응을 국방부에 일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후 국방부도 “(중국의 풍선이) 미국내의 민감한 정보 수집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군사적 대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스파이 위성이 미국의 핵시설이 위치한 몬타나 상공을 비행할 때, F-22를 비롯한 전투기들이 출격을 대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 스파이 풍선을 격추했을 경우, 추락하는 파편 등이 민간에 직접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격추작전을 취소했으며, 육지가 아닌 해상으로 나갔을 때 격추하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의 국방부 공식 견해는 “중국의 스파이 풍선이 미국에 주는 피해가 위험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면, 언제든지 다양한 옵션을 통해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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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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