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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인민의 분노, “3년간 봉쇄 헛수고” - 코로나 국면에서 무모하고 무능했던 시진핑 - 시진핑에 원망의 화살 던지는 중국인들 - 중국 의료시스템, 여전히 심각
  • 기사등록 2023-02-01 06: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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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뭘했나?” 중국 인민의 분노 폭발]


중국이 3년간 이어온 '제로 코로나' 정책에 마침표를 찍은 이후 ‘공포의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지나면서 사망자가 급증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여론이 극히 악화할 조짐을 보인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30일자(현지시간) 신문에서, 상하이의 써니(가명, 19세)라는 여학생의 이야기로 중국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대학생 써니는 지난해 3월에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2주동안 샤워도 금지당했고, 심지어 4월에는 도시 전체가 봉쇄당하는 일을 겪었다. 그 후로 혼돈의 시기를 겪다가 12월 들어 갑자기 제로 코로나 정책이 폐지되자 써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중국당국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덜컥 방역 정책을 전환했고, 국경까지 개방했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엄청난 분노를 느끼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문제는 이러한 분노가 써니 한 사람만의 감정이 아니라는 데 있다.


가디언은 “중국 내 의료시설들에서는 매일 1만명이 넘는 위중증 환자가 새롭게 보고되고 있다”면서 “급증하는 사망자에 영안실은 포화상태이고, 약국은 의약품 부족을 겪고 있으며, 외국 제약회사들과의 협상이 지연되면서 항바이러스제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중국인 대다수는 아는 사람 거의 모두가 코로나19에 걸렸다고 밝히는 상황이며, 연로한 친척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람도 다수”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써니의 할아버지도 이러한 파도에 휩쓸린 당사자 중의 하나였다. 써니의 할아버지는 증세가 악화되어 응급실로 실려갔지만 별다른 처치도 받지 못한 체 곧 사망했다.


[코로나 국면에서 무모하고 무능했던 시진핑]


가디언은 “시진핑 주석이 제일가는 정책이라며 부단히 홍보했던 제로 코로나를 갑자기 포기한 것에 대해 보건 전문가들은 당황스럽다고 할 정도로 놀랐다”고 전했다.


중국 외에도 많은 국가가 고강도 방역을 포기하고 일상회복으로 가는 길을 택했지만, 그들 국가들은 예방 접종률을 높이고, 의약품과 병상 등 자원을 사전에 확보하는 등의 준비를 충분히 한 후 이루어졌다. 그런데 중국은 그와는 딴판이었다.


이에 대해 호주 제임스쿡 대학의 전염병학자인 에마 맥브라이드 교수는 “아무리 감염병이 확산되더라도 이를 책임지는 정부 입장에서는 당연히 봉쇄 위주로만 대처해서는 안 되고, 방역 완화의 방향으로 가야만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더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 밝혔다.


맥브라이드 교수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비록 감염될 사람의 수에는 큰 차이가 없을지라도 방역 완화는 완만히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보건체계가 과도한 부담에 기능을 잃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그러한 대비도 없이 그야말로 갑자기 대전환을 했다. 이유는 작년 11월 중국 각지에서 방역 완화를 요구하는 '백지시위'가 일어나면서 정권 안위에 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진핑 주석의 급격한 방역정책 전환 이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사실 중국의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지방정부 역시 강력한 봉쇄정책을 펼치더라도 당연히 제로 코로나 이후를 생각한 준비와 대응을 했어야만 했다. 그러나 중국의 체제상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상회복에 대비하는 정책을 편다는 것 자체가 시진핑에 대한 불충이고 반기를 드는 ‘정치적 자살’로 여겨지면서 아예 준비 자체를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대해 중국 정치 전문가 일부는 “각 지방정부가 백신 접종률을 높이거나 의료진, 병상, 의약품을 확보하는 등 움직임에 소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해 캠브리지 대학 지정학 센터 부소장인 윌리엄 허스트(William Hurst) 교수는 중국 백신에 대해 “이 중요한 영역에 전략이 없었다”면서 “중국당국의 갑작스런 방역정책 전환에 대해 놀랐지만, 백신을 통한 기본 조치에 대한 명백한 관심 부족에 더 놀랐다”고 밝혔다.


물론 시진핑 주석의 방역정책 전환이 단순하게 반정부 시위로 인한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정보통제로는 더는 억누를 수 없을 정도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기 때문에 시 주석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했다는 설도 있고, 국가경제 정상화를 위해 단시일에 '집단면역'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등의 해석도 제기된다.


“중국 보건당국이 지난주 인구의 80%가 코로나19에 감염됐고, 2차 대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힌 것은 이런 해석에 힘을 실어주는 정황”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가디언은 이어 “중국 당국이 희망하는 집단면역은 그들의 희망처럼 실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오미크론 변이는 중국 당국의 희망을 가로막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오레곤 주립 대학의 세계 보건 센터장인 치춘훼 교수는 “집단 면역을 목표로 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은 없지만, 그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기본적으로 철저한 방역대책이 수립되어야 하고, 동시에 목표 자체를 사망률 저하와 증상 최소화에 두는 것이 옳다”라고 주장했다.


[시진핑에 원망의 화살 던지는 중국인들]


가디언은 “많은 중국인들이 시진핑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중국 인민들의 건강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믿는다”면서 “시진핑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 인민들의 생명을 보호해 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어 “중국 전역의 수십만 가정이 가족이나 친지를 애도하고 있으며, 많은 이가 정부에 대한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이번 일은 외견상 시 주석의 권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명성에 흠집을 냈다”고 평가했다.


한때 애국자였지만 이번 일로 환상에서 깨어났다는 광저우의 한 32세 남성은 “이런 정치·경제 체제 전반을 명확히 볼 수 있게 해준 코로나19에 어쩌면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상하이의 써니도 “항상 정부가 인민을 위해 일한다고 믿었지만 이젠 그 신뢰가 사라져 버렸다”면서 “우리에게 닥친 고난을 그저 견딜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한탄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정책 입안자들의 변덕에 따라 우리의 삶이 얼마나 바뀔 수 있는지를 깨닫고 분노하게 된다”면서 “코로나로 인한 전쟁은 정치와 권력으로 인해 확대되었지만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민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중국 의료시스템, 여전히 심각]


그렇다면 위드코로나로 전환한 지 2개월여가 다 되어가는 중국의 현재 의료시스템은 잘 돌아가고 있을까?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엄청난 돈을 썼음에도 중국의 의료시스템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 보도했다.



SCMP는 이어 “중국당국이 치열하게 방역정책을 펼쳤음에도 정작 의료 및 전염병 예방에 필요한 인프라 부족이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냈고, 의료 최전선에 있는 이들은 코로나가 시작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왜 아직도 이렇게 망가진 채로 방치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SCMP에 의하면 중국당국은 그동안 격리시설과 임시병원을 짓고 또한 강경한 봉쇄를 위한 검사에 막대한 돈을 투입했다. 1월초에 발표된 재정보고서에 따르면, 광둥성에서만 예방 및 통제에 711억 위안(약 12조 9500억원), 3년간 전부 합치면 무려 1468억 위안(26조 7400억원) 정도를 투입했다.


민성증권(Minsheng Securities)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임시 병원 건설에 254억 위안(약 4조 6258억원), 핵산(PCR) 검사장에 총 7393억 위안(약 134조 6561억원)을 지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이 정도 투입했으면 당연히 중국의 의료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될 수 있어야 하고, 또 환자들도 급감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이에 대해 SCMP는 “중국의 방역정책 대전환 이후, 중국내에서는 감염이 급증했고 영안실은 차고 넘쳤으며 약국도 해열제와 진통제가 동이 났다”면서 “중국의 의료자원은 일찌감치 바닥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SCMP는 이어 한 병원 의사의 말을 빌어 “그동안 한 달에 한두 명 정도의 사망진단서를 발급했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거의 80명 이상의 진단서를 발급하고 있다”면서 “진단서 발급에 필요한 특수 프린터 용지가 동이 날 지경”이라고 했다.


심지어 “코로나가 확산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이에 대처하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는 물론이고, 당연히 이러한 환자들에 대처하는 방법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SCMP는 지적했다.


[연일 중국인민 안심시키기 주력하는 당국]


혼돈상황이 이어지자 중국당국은 춘제 기간 2차 파동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자국민 안심시키기에 주력하고 있다. 미펑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대변인은 “각 지역의 감염병이 안정적인 하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당국이 제대로 대응해 안정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그러한 설명으로 중국인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잠재워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렇게 불만의 화살이 시진핑 주석으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2의 백지시위가 터져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 방아쇠를 누가, 어떻게 던지느냐가 관건일 뿐이다. 그래서 시진핑은 지금 좌불안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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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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