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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안 뽑자 "발전기금 내라" 월례비·노조전임비 부당 요구도 - 국토부 '건설현장 불법행위 실태조사' 발표 - 290개 업체 신고…50억원 피해 본 건설사도
  • 기사등록 2023-01-19 12: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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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부산 동구의 한 아파트 신축현장을 방문, 건설노조의 화물연대 동조파업을 앞두고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A건설사는 최근 4년 동안 18곳 현장에서 44명의 타워크레인 조종사에게 697회에 걸쳐 월례비 등의 명목으로 38억원을 지급했다.


#B건설사는 2021년 10월 10개 노조로부터 전임비를 강요받아 1개 노조 당 100~200만원씩 월 1547만원을 냈다.


#C건설사는 2021년 10월~2022년2월 한 노조로부터 조합원을 채용하거나, 이에 응하지 않으면 발전기금을 낼 것으로 강요받았다. 결국 2022년 3월 조합원 채용 대신 300만원을 발전기금으로 제공했다.


국토교통부는 약 2주간에 걸쳐 민간 12개 건설 분야 유관협회 등을 통해 진행한 '건설현장 불법행위 피해사례 실태조사' 결과를 1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법·부당행위의 현황 및 사례를 세부적으로 파악해 이를 근절, 예방하기 위한 대책에 활용하기 위해 이뤄졌다. 그간 신고에 소극적이었던 업체도 사실상 건설 관련 모든 협회를 통한 일제 조사를 계기로 적극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조사 결과 모두 290개 업체가 불법행위를 신고했다. 이 중 133개 업체는 월례비 등 부당금품을 지급한 계좌 내역과 같은 입증자료를 보유하고 있었다. 84개 업체는 이미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행위는 전국 1489곳 현장에 걸쳐 발생했다.


12개 유형별 피해사례를 조사했고, 모두 2070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월례비 요구가 1215건으로 절반을 넘었고, 노조전임비를 강요하는 사례가 567건으로 뒤를 이어 부당금품 수취가 전체의 약 8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장비 사용 강요 68건 ▲채용 강요 57건 ▲운송거부 40건 등 순이었다.


피해액을 제출한 118개 업체는 최근 3년간 1686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1개 업체에서 적게는 600만원에서 많게는 50억원까지 피해액이 발생했다. 이는 업체 자체 추산액은 제외하고 계좌 지급내역 등 입증자료를 보유한 업체만의 피해액을 집계한 결과라 실제론 액수가 더 많다.


공사지연은 329개 현장에서 있었다고 응답했다. 최소 2일에서 길게는 120일까지 지연된 사례도 있었다. 한 현장에서는 4개 건설노조가 외국인 근로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한 달 동안 작업을 방해하고, 3개월 간 수당 지급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쟁의행위를 해 4개월 간 공사가 미뤄졌다.


실태조사는 지난 13일까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신고는 계속 접수되는 상황이다. 다음주부터는 각 협회별로 익명 신고 게시판을 설치해 온라인으로도 접수받을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확인해 피해 사실이 구체화된 건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근 피해가 생겨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건설 현장은 5개 지방국토관리청을 중심으로 지방경찰청·고용노동부 지청·공정거래위원회 지역사무소 등과 함께 구성된 권역별 지역협의체를 활용해 집중 점검에 나선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오후 근본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 4차 회의를 개최한다. 앞서 1~3차 회의에서 논의됐던 ▲강요에 의한 노조전임비 ▲타워크레인 월례비 ▲채용 강요 ▲장비 사용 강요 등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 조문 검토 등 구체적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민간 건설사들이 건설노조의 불법행위에 속절없이 끌려가고 보복이 두려워 경찰 신고조차 못했다"며 "이제는 법과 원칙으로 노조의 횡포와 건설사의 자포자기,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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