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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사상 첫 압색 종료…민노총 "공안통치냐" - 진입 과정서 국정원-민주노총 몸싸움…고성·욕설도 - 11시간 만인 오후 8시께 종료…노트북 등 42점 압수
  • 기사등록 2023-01-19 06: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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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간첩단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마친 국가정보원 관계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압수물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8일 국가정보원 등이 이른바 '간첩단 의혹'과 관련해 민주노총 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데 대해 "공안 통치 부활"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특히 영장 집행 과정에서 수백 명의 경찰 인력과 에어 매트리스까지 동원된 것을 국정원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그림 그리기'로 규정하며 그 '의도'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을 예고했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이날 오후 8시15분께 서울 정동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대한 국정원과 경찰의 압수수색 종료 직후 현장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압수수색은 사무실 진입 기준 11시간 넘게 진행됐다.


앞서 국정원 수사관 등 수십여명은 이날 오전 9시께 민주노총 13층 사무실에 진입해 국보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노총 간부 A씨의 책상과 캐비넷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나섰다.


국정원이 국보법 위반 혐의로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원은 경남 창원과 진주, 전북 전주 등 전국 각지에 결성된 북한 연계 지하조직을 총괄하는 상부 조직인 '자주통일 민중전위'가 민주노총에 침투한 의혹에 대한 수사를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거센 항의와 함께 사무실 진입을 막아서면서 압수수색은 곧바로 이뤄지지 않다가 양측이 협의한 끝에 일부 수사관들이 오전 9시55분께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국정원 수사관들 간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나머지 수사관들이 사무실 앞에서 조합원들과 대치하는 상황에선 고성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압수수색 상황을 중계했다.


압수수색은 A씨가 오전 11시30분께 사무실에 도착하면서 낮 12시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민주노총은 이번 압수수색이 통상적인 경우와는 매우 다르다는 입장이다.


한 대변인은 "체포영장 집행도 아닌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수백 명의 경찰·소방 동원도 모자라 민주노총 사무실 주변을 철통같이 에워쌌다. 심지어 에어 매트리스까지 등장시켰다"며 "국정원의 의도는 무엇이냐"고 했다.


이어 "노조 때리기로 지지율의 일시적 반등이 다시 꺾이는 상황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UAE 주적은 이란' 발언의 외교 참사 등이 민주노총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싹 사라졌다"며 정치적 의도를 강하게 제기했다.


이날 압수수색이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 경찰 이양과 연관됐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한 대변인은 "이제 연말이 되면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된다. 이거 넘겨주기 싫은 거 아니냐"며 "우리 사회에 간첩과 빨갱이가 많다며 대공 수사권은 자신들이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의 도를 넘은 '국보법 위반 사건 그림 그리기'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실정을 가리기 위해 국보법을 앞세운 이념, 이를 통한 공안 통치 부활과 퇴행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사무실 진입 기준으로 11시간 넘게 진행된 압수수색에서 국정원은 A씨의 노트북과 태블릿PC, USB, 외장하드 등 총 42점의 물품을 압수했다고 한 대변인은 밝혔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비슷한 시간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 간부 1명과 광주 기아차 노조 조합원 1명, 제주 지역에서 세월호 기억 활동과 평화 활동을 벌이고 있는 활동가 1명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노총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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