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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발각된 美뉴욕의 中해외경찰서, 여우사냥 근거지였다! - 해외경찰서 운영, 공개적으로 자랑한 중국 언론들 - 해외 거주 중국인, 협박하는데 이용되기도 - "해외로 나가도 우리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다" 자랑
  • 기사등록 2023-01-15 06: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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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통난 뉴욕 한복판의 중국 해외경찰서]


한국에서도 확인된 중국의 해외경찰서가 미국의 뉴욕에서도 발견돼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각) “중국이 미국 뉴욕에 설치한 비밀경찰서가 맨해튼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6층 건물에 향우회 간판을 걸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건물 1층에는 마라탕 간판이 붙어 있었는데 이 건물의 안내판에는 침술원, 엔지니어링 회사, 회계 법인 등 입주 업체들의 이름이 쓰여 있지만, 중국 경찰이 사용하는 것으로 지적된 3층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었다. 대신 이 층의 유리 벽에는 중국 푸젠(福建)성의 창러(長樂) 향우회를 의미하는 ‘미국창러공회’라는 표시가 붙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NYT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가을 미 연방수사국(FBI)의 방첩부서가 뉴욕 브루클린 연방 검찰과 함께 비밀경찰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전했다.


앞서 브루클린 검찰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해외 도피 사범 송환 작전인 '여우사냥'과 관련해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그의 아들을 협박해 귀국시키려고 한 7명의 중국인 국적자를 기소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중국의 해외 경찰서 문제가 전 세계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아일랜드, 캐나다, 네덜란드 당국이 중국에 자국 내 경찰 활동을 중단하도록 요구했다. FBI의 압수수색은 중국 해외 경찰서를 대상으로 한 첫 강제 수사 조치였다.


창러공회는 또한 지난 2013년 ‘푸젠성 출신 중국인들에게 만남의 장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결성됐고, 2016년 130만 달러(약 16억 원)에 사무실 공간을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우회 회장인 루지안션은 뉴욕 퀸스에서 요식업체를 경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창러공회는 지난해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에게 정치헌금을 모금하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고, 루 회장은 직접 4000달러(약 500만 원)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중국 당국이 뉴욕경찰(NYPD)에 합동 교육을 하자는 제안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FBI는 이 같은 요구가 중국 경찰이 NYPD와의 합동 교육을 빌미로 미국에서 협박과 감시 등 불법행위를 공식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경찰서로 지목된 차이나타운의 창러공회에 대해 워싱턴DC의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미국에 사는 중국인들을 돕기 위한 장소이고,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도 중국의 경찰관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지난해 11월 상원 국토안보위원회에서 비밀경찰서 의혹에 대한 질문에 “그 경찰서들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서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당국은 뉴욕의 비밀경찰서가 다른 지역의 비밀경찰서와 연계해 광범위한 여우사냥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위구르인과 티베트인 동향을 수집하고 중국 내 가족을 이용해 본국행을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스페인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지난해 9월 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해외 21개국에 54개 비밀경찰서를 운영하면서 범죄 관련성이 있는 중국인을 뒤쫓아 본국으로 송환하는 ‘여우사냥(獵狐)’ 작전에 나서고 있다고 지난해 10월 밝힌 바 있다.


또한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한국에도 중국의 해외 경찰서가 존재한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고, 잠실 선착장 인근의 동방명주 중식당이 지목되면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미국의 경우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에 중국 비밀 경찰서가 있다고 지목한 바 있다.


[해외경찰서 운영, 공개적으로 자랑한 중국]


중국의 해외경찰서에 대해 중국당국은 해당 사무실들이 중국인을 돕기 위한 자발적 장소라면서 경찰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지만, 정작 중국 관영 매체들이 중국 당국자들을 기명으로 인용해 보도한 내용은 달랐다.


실제로 관영매체들은 “해외 경찰서가 일을 잘한다”면서 “정보를 수집하고 현지 당국자 몰래 해외 범죄를 해결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일단 중국 국영 매체 등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푸저우, 칭톈, 난퉁, 웬저우 등 최소 4곳의 중국 지방 당국이 일본, 이탈리아, 영국, 독일, 헝가리, 체코 등지에서 수십 곳의 해외 경찰서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된다.


중국 장쑤(江蘇)성 당 기관지는 “난퉁시 해외경찰서 연락서비스센터가 지난 2016년부터 80명 이상의 범죄 용의자를 검거해 중국으로 돌아가도록 (장쑤성 내) 난퉁(南通)시 당국과 협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이번에 NYT의 보도로 확인된 ‘창러공회’도 지난해 중국 공산당 청년당 기관지 청년보가 “푸저우시가 운영하는 뉴욕의 해외 경찰서가 중국인 단체인 아메리칸 창러 협회 뉴욕 지부(America Changle Association NY) 사무실에 있다”고 전하면서 알려졌는데, 여기서 창러는 푸저우시의 한 구역을 말한다. 다른 해외경찰서들은 중국 식당이나 상점 등 민간 기업 주소로 돼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들은 중국의 해외 경찰서가 국제적인 화제로 떠오르면서 최근 온라인에서 사라졌다.


[중국의 해외경찰서, 왜 문제인가?]


사실 해외에 경찰관을 파견하는 것 자체가 모두 불법은 아니다. 미국의 FBI도 해외에 요원을 파견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정부에 신분을 알리고 미 대사관 소속으로 일한다. 법 집행을 하는 경우 현지 당국의 허가를 받는다.


그러나 공식적인 채널이 아니라 해당 주재국 정부에 알리지도 않고 비공식적으로 경찰 활동을 한다면 문제가 된다. 중국 외교부는 해외의 비난에 대해 거의 대응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자신들의 해외 주재 및 정보 수집을 공식 성명과 관영 매체 보도로 자랑해왔다. 그런데 그런 보도 내용들을 보면 모두가 불법이다.


중국 칭톈 선전국이 운영하는 한 신문은 중국 여성이 부다페스트에서 돈을 도난당한 사건을 보도했다. 그 여성은 현지 경찰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현지의 중국 해외경찰서에 도움을 요청했다. 해외경찰서 근무자들이 편의점 감시카메라 영상을 구해 루마니아인 도둑을 확인하고 ‘협상과 회유’로 돈을 되찾았다. 그리고 이렇게 해결한 사건을 중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해외경찰의 노력이라며 자랑스럽게 선전을 했던 것이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도 칭톈의 해외 경찰서가 해외 거주 중국인들의 여론을 수집하고 분위기를 살핀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중국 관영통신들의 보도내용 자체가 모두 불법이고 주재국의 경찰 권한을 침탈하는 것이다.


특히 서방세계가 중국의 해외 경찰을 민감하게 보는 것은 이들이 반체제 인사 등 해외 중국인들을 억압하는 수단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자들이 해외 도피자를 추적해 귀국하도록 압박한 여우사냥작전(Operation Fox Hunt)이 대표적 사례다.


사실 미국에서의 FBI에 의한 압수수색도 미 법무부가 여우사냥작전을 추적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레이 FBI 국장은 여우사냥작전과 관련해 이들을 기소한 뒤 ”중국이 우리 나라에서 불법적으로 활동해 미국인들을 굴복시키는 건 매우 화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위구르인과 티베트인 등 소수민족과 가족들을 감시하고 탄압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해외경찰서가 그 본거지라고 우려한다.


[해외 거주 중국인, 협박하는데 이용되기도]


지난 10일(현지시간)에는 미 법무부가 보스턴주 연방대배심이 중국 국적으로 버클리 음대에 재학 중인 25세 샤오레이 우를 사이버 스토킹 및 협박 메시지를 전송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2일 보스턴에 있는 버클리 음대 캠퍼스에 “중국인과 함께하자”,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 등을 적은 전단을 게시한 사람에게 우는 그날부터 10월 24일까지 위챗, 이메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협박했다.


그러면서 우는 “전단을 더 게시하면 너의 쓰레기 같은 손을 잘라버리겠다”고 위협했다. 또 게시자의 행동을 중국 공안에 신고했으며 “공안이 네 가족에게 ‘인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서 우가 중국 공안에 신고했다는 것이 바로 중국의 해외경찰서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할까? 이에 대해 세이프가드 디펀더스의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대만의 첸옌팅은 ”중국 정부가 범국가적 해외 경찰을 확대하려 한다. 중국인들에게 중국 정부가 해외에서도 힘을 쓸 수가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해외로 나가도 우리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민들을 향한 철저한 감시체계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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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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