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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우크라 패전으로 붕괴후 내전 가능성 - FP, “러시아의 붕괴를 대비하라!” 경고 - 우크라이나 지원 계속, 푸틴 제국 끝날 경우 파장 최소화 - 푸틴의 패배후 초래될 결과에 우려하는 중국
  • 기사등록 2023-01-10 0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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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 “러시아의 붕괴를 대비하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전쟁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붕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러트거스대학 정치학과의 알렉산더 모틸(ALEXANDER J. MOTYL) 교수가 8일(현지 시각)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기고한 ‘지금이 러시아의 붕괴를 준비할 적기’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주장한 것이다.


모틸 교수는 기고문에서 나폴레옹의 패전과 프랑스 제국의 붕괴 등의 사례를 열거한 뒤, “전쟁이나 혁명, 경제 위기 등의 사건이 발생한 뒤에 국가가 붕괴한 사례가 역사에 많이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패배하는 것이 점점 분명해진 뒤에 러시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틸 교수는 이어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권력을 내놓은 뒤에 극우 국가주의자와 권위주의적인 보수주의자, 반(半) 민주운동 그룹간의 지독한 권력투쟁”이라면서 “우리는 누가 이길지 모르지만 권력 투쟁은 러시아 체제를 약화시킬 것이고, 약화된 체제와 오작동하는 경제는 불만 있는 러시아 사람들의 거리 시위로 이어질 것이며, 일부 시위대는 무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모틸 교수는 또한 ”러시아 연방을 구성하는 비(非)러시아 정치 단위도 더 큰 자치권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타타르스탄(Tatarstan), 바시코르토스탄(Bashkortostan), 체첸(Chechnya), 다게스탄(Dagestan), 사하(Sakha) 등이 주요 후보”라고 지적했다.


“만약 러시아가 이런 내부 혼란에서도 생존한다면 중국에 종속된 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모틸 교수는 “만약 러시아가 생존하지 못한다면, 유라시아의 지도는 매우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구소련 붕괴 과정과 관련해서도 모틸 교수는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공산당 서기로 취임했던 1985년에 극히 적은 러시아인들이 구소련 해체를 원했거나 상상했다”면서 “고르바초프가 구소련의 핵심인 전체주의와 중앙 계획 경제 해체를 통해 소련을 부활시키려고 하면서 (결과적으로) 소련 체제는 붕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도하지 않게 구소련을 죽인 것은 고르바초프의 핵심 정치·경제 정책인 페레스트로이카였다”고 주장하면서 “만약 러시아가 이런 붕괴의 길을 따라간다면 그것은 러시아 엘리트의 의지나 서방의 정책과 관계가 없으며, 보다 구조적인 힘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 체제의 구조적인 취약성과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적이고 경제적인 패배뿐 아니라 푸틴의 초(超)중앙집권적인 정치 시스템의 비효율성과 취약성도 포함한다”면서 “오늘날 러시아의 해체를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점증하는 정치, 경제, 사회적인 불안정 때문에 결국 러시아를 구성하는 단위가 독립을 통해 안정을 추구하도록 강요하게 될 것이란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체제 붕괴는 방아쇠만 있으면 촉발될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의 패전이 낡은 나무에 불을 붙이는 불꽃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모틸 교수의 설명이다.


러시아내 내전 전망도 나왔다. 모틸 교수는 “러시아의 붕괴는 몇 개의 내전을 초래할 수 있다”는 마를렌 라뤼엘(Marlene Laruelle) 미국 조지워싱턴대 정치학자의 발언과 함께 “러시아가 해체되거나 전략 정책 능력이 파괴될 경우, 11개 시간대를 아우르는 러시아 영토는 진공 상태가 되면서 러시아 그룹이 서로 폭력적으로 경쟁할 수 있다”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부 장관의 발언도 인용했다. 특히 키신저 전 장관은 러시아 내의 핵무기로 인한 위험도 같이 경고한 바 있다.


모틸 교수는 “라뤼엘과 키신저의 예언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제국의 역사를 보면 평화적인 권력 이양이나 폭력적인 다툼 모두 가능하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트해부터 중앙아시아까지 러시아 국경을 따라 있는 국가들은 러시아 내에서 일어나는 불안정(확산)을 차단하고 러시아 연방에서 새롭게 독립한 국가들이 안정되고 온건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데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점에서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서방의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 푸틴 제국이 끝날 경우 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의 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의 패배후 초래될 결과에 우려하는 중국]


푸틴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패배가 몰고 올 후과에 대해 중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2월 18일, 중국 관영지 환구시보가 주최한 연례 콘퍼런스에서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가 약화해 '포스트 푸틴'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주펑 교수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는 피할 수 없고 러시아의 약화도 피할 수 없다”며 “이는 핵 충돌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주 소장은 이어 “전쟁 장기화 가능성은 오늘날 세계에 가장 큰 전략적 도전이자 암울한 불확실성”이라고 진단했다.


주펑 교수는 이어 “'포스트 푸틴' 시대가 일찍 도래할 것과 이것이 러시아가 서방과 더 큰 경쟁을 하거나 더 서구화할 것임을 의미할 것인지에 대해 우려한다”며 “이는 중국에 심각한 해가 되고, 러시아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칭화대 러시아연구소의 우다후이 부소장도 “러시아의 대중앙아시아 영향력과 경제적 영향력,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우위가 약화한 것이 분명하다”면서 “전쟁은 지속되고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부소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24년으로 예정된 차기 대선을 2023년에 조기 개최한다면 푸틴이 권력을 물려줄 수 있는 잠재적 후보는 누구인지 지켜볼 일”이라면서 “누가 러시아의 지도자가 되건 간에 중러관계를 동맹관계로 강화할 필요는 없으며, 우리는 그 기회를 이용해 중러관계를 더 실용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신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소장도 “중국이 우크라 전쟁의 평화적 해결에 진전이 거의 없더라도 평화를 요구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의 우려를 이해하지만 그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전쟁을 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내 저명한 학자들의 이러한 반응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는 그동안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 편에 서서 관계 강화를 외쳐온 것과는 완전히 다른 스탠스이기 떄문이다. 이는 러시아의 패배가 짙어지면서 러시아와의 일종의 거리두기를 하는 것이 중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사실 지금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러시아에서 어떠한 급변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그러한 혼란이 중국의 국익에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우선 러시아내 연방제 해체가 중국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러시아 연방의 해체와 분열 독립른 당장 중국내 위구르족 등의 변방지역 독립 운동에 불을 붙일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대혼란에 빠질 것이다.


또 하나의 우려는 러시아 연방의 붕괴로 인해 러시아의 주변국들이 어떠한 스탠스를 지킬 것인지의 문제이다. 러시아 연방 붕괴는 러시아 주변국들의 급격한 서방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중앙아시아에 눈독 들여온 중국의 외교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그래서 중국은 러시아의 약화를 틈타 재빠르게 중앙아시아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승부수를 던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의 주종관계는 이미 무너졌다. 바로 그 틈을 중국이 비집고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이들 국가를 주목하는 중요한 이유는 이들 국가들이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할 뿐 아니라 “화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멘델레예프 주기율표에 나오는 모든 원소가 존재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천연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은 이들의 영향력을 훔치기 위해 외교관계 강화는 물론 협력관계를 심화하기 위해 시진핑 주석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시 주석은 이들 국가들과 일대일로 강화를 약속했고, 동시에 경제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러한 중국의 중앙아시아에 대한 전력투구는 러시아가 더 이상 이들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이 사라졌기 때문에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안전보장은 물론 그동안 러시아가 했던 역할을 이젠 중국이 해주겠다고 나서는 모양새다.


이와 함께 모틸 교수가 거론한 바대로 러시아 연방 해체시 일부 지역의 중국 종속 가능성도 제기될 수 있겠지만 중국은 섣불리 그러한 정책을 펼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득보다는 살이 더 클 수 있어서다. 오히려 그러한 국가들의 보호국으로서 안보 및 외교를 지원해주는 종속국가로서 발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하여튼 러시아의 체제 변경은 중국에게는 엄청난 위기다. 당장 중국 내부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지만 러시아라는 초거대 제국주의가 사라진 그 삭풍을 중국이 오롯이 다 마주해야 하기 떄문이다. 이는 미국이라는 초강대국과 맞서는 중국에게는 최악의 카드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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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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