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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몰살당한 러시아 용병, 푸틴 비빌 언덕 사라졌다! - 러 용병 ‘바그너그룹’, 격전지 바흐무트서 몰살 - 푸틴, 바그너그룹을 우크라전 승부처 바흐무트 투입 - 바그너그룹까지 무너지면서 푸틴은 엄청난 좌절감
  • 기사등록 2023-01-06 07: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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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용병 ‘바그너그룹’, 격전지 바흐무트서 몰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최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와그너그룹; Wagner Group)’ 대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Bakhmut)에서 몰살당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가디언은 3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이 한 건물의 지하실을 살피는 모습이 담겨 있는 영상을 공개했다. 바닥 곳곳에는 전투에서 숨진 와그너 그룹 용병들의 시신 가방이 놓여있고, 다른 한 쪽에는 둘 곳이 없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시신 가방들도 보인다.


프리고진은 “이곳에 전투 중에 목숨을 잃은 ‘바그너 전사’들이 누워 있다”며 “이들은 아연 관에 담겨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이 공개한 또 다른 영상에서도 프리고진은 “우리가 언제 바흐무트를 점령할지 모두가 궁금해하고 있다”며 “하지만 바흐무트에선 모든 집이 요새화 돼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전사들은 한 집을 놓고 하루 이상을 싸우고 있고, 때론 몇 주 동안 전투를 펼친다”며 “한 집 뒤엔 또 다른 방어선이 있다. 이런 방어선이 500개는 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이곳 전선에서 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용병집단 바그너그룹은?]


바그너그룹은 2013년까지 러시아정보총국(GRU) 특수여단 소속이던 드미트리 웃킨이 2014년 설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그너는 웃킨이 GRU에서 활동할 때 사용한 암호명이다. 아돌프 히틀러가 좋아했던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진다.


서방의 정보당국은 이 바그너그룹을 러시아정보총국(GRU)이 통제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크렘린궁은 이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바그너그룹이 푸틴과 GRU의 지시를 받는다는 것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공연하게 드러났다.


바로 이 바그너그룹을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 재벌)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돈으로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프리고진이 바그너그룹의 실질적인 관리자이자 바그너그룹과 푸틴 사이의 중개인이라 보면 된다.


바그너그룹은 그동안 러시아를 대신해 전 세계 분쟁지역에 개입해 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4월 9일(현지시간)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병합할 때 투입되었던 바그너그룹이 이번 전쟁에도 약 1000여명의 용병을 동부전선에 투입해 푸틴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들 그룹이 전쟁 초기 부차 등의 무차별 전쟁범죄를 저지른 원흉들”이라고 보도했다.


WP는 이어 “바그너그룹은 전체적으로 약 5000여명 정도를 용병으로 고용하고 있는데 현재 약 30여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그너그룹이 바흐무트 전투에 참여한 이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요충지인 바흐무트는 푸틴이 절대 사수를 명령한 돈바스 지역을 지키기 위해 정말 중요한 핵심 포스트라 할 수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후반 동북부 하르키우주와 남부 헤르손주에서 대패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바흐무트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12월 19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러시아의 새로운 전투 사령관은 우크라 남부에서 후퇴하는 대신 동부의 바흐무트 전투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선언을 했다”면서 “바흐무트 전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성패를 가름할 수 있는 아주 의미있는 지역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WSJ은 그때 “바그너 그룹까지 투입된 바흐무트 지역은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격전지가 되었으며,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모든 전력을 쏟아붓고 있는 곳”이라면서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프리고진(Prigozhin)이 러시아 정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퇴하는 것은 무능해서 그런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한 후, 직접 참전한 지역이라서 프리고진 입장에서도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곳”이라 평가했다.


더불어 바흐무트에 바그너그룹 용병을 투입할 때 푸틴 대통령이 전투 자금을 포함해 다양한 지원과 특혜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이 지역의 전쟁 성패는 러시아군 모두는 물론이고, 푸틴 대통령의 위상까지 흔들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라는 것이 WSJ의 설명이었다.


바흐무트 전투가 바그너그룹의 프리고진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난 10월에 새로운 러시아군 사령관이 된 세르게이 수로비킨(Sergei Surovikin) 장군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철수를 결정하면서 대신 동부의 바흐무트를 비롯한 지역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장담했으며, 그래서 남부의 핵심 전력까지 이곳으로 이동시켰다. 이렇게 푸틴의 자존심이 내걸린 바흐무트 전투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를 승부처로 꼽고 모든 전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정규군 외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대거 투입하는 등 바흐무트에 사활을 걸었다.


바로 이 전투에 대해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12월 27일(현지시간) 영국군 정보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8월 이후 러시아군의 공세 표적이 되면서 피비린내 나는 소모전이 펼쳐졌던 바흐무트 전투에서 2022년 연말까지 접수하려던 러시아군의 계획이 무산됐다”면서 “최근 몇 주동안 러시아 용병집단인 바그너그룹까지 투입했지만 바흐무트 공략에 실패함으로써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의 정치적 야망에 타격을 주었으며, 푸틴 대통령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안나 말야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TV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바흐무트 전투에서의 승리를 위해 최정예부대를 대거 포진시켰음에도 너무나도 많은 사상자를 내면서 더 이상 전투를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고 강조했다.


[바그너그룹 몰살이 전쟁에 미치는 영향은?]


바그너그룹은 지난해 8월에도 자신들의 근거지였던 우크라이나 동부의 한 러시아 기지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공습을 당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8월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내 격전지 동부 돈바스 루한스크주에 있는 바그너그룹 기지가 공격을 당했다”면서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장관 보좌관은 해당 기지를 타격하기 위해 미국이 지원한 다연장로켓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사용했다고 밝혔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바그너그룹의 명운을 갈고 투입된 바흐무트 전투에서 사실상 전멸하게 되었다는 것은 수장인 프리고진은 물론이고 푸틴에게도 엄청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실 프리고진은 바흐무트에서의 승리를 통해 러시아 지배세력으로 직접 들어가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1일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는 “프리고진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그러니까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너 전쟁에서 패퇴하는 러시아군의 지휘관들을 도마에 올리면서 거친 비난을 했던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바그너그룹이 S-300 미사일, 수호이(Su)-25 전투기 같은 최신 무기에 러시아군보다 더 쉽게 접근한다”고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을 거듭하는 정규군 대신 바그너그룹에 더 의존한다는 백악관 발표가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로 바그너그룹의 러시아군내 장악력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영국의 BBC는 지난해 12월 2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졸전으로 전장에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커진 바그너그룹이 교도소에서 신병을 모집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면서 복수의 영국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개전 초기인 지난 3월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에 투입한 용병은 1천명 정도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2만명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현재 전장에 파병된 러시아 정규군 전체 규모의 약 10%에 달하는 수치다.


영국과 미국 정보당국은 바그너그룹이 러시아의 교도소에서 죄수들을 상대로 용병을 모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현재 러시아 내 교도소의 수감자 수는 러시아가 예비역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내린 지난 9월 이후 2개월 만에 2만3천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가 돈을 받고 6개월 동안 전선에서 복무한 뒤 감형을 받는 조건으로 바그너그룹에 포섭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바그너그룹의 용병 선발 기조가 '질'보다는 '양'을 더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영국 정보당국은 평가했다.


말이 용병이지 이미 수준 낮은 징집병 수준으로 변해 버린 바그너그룹이 제대로 힘을 쓸 리가 없다. 그러니 바흐무트에서 몰살당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이로써 프리고진의 크렘린 궁 입성 꿈도 사라져 버렸다고 할 수 있으며, 더더욱 푸틴이 그렇게도 신뢰했던 바그너그룹의 패배는 비빌 언덕마저 사라져버리는 참담함을 안겨다 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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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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