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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늑대전사 끝판왕들이 펼칠 중국의 막장외교 - 中 외교부장에 전랑외교 대명사 친강 駐美대사 - 왕이+친강의 중국 외교, 약자에겐 강한 전랑외교 펼칠 것 - 한국, 동맹 통한 스크럼 외교로 중국 공세 넘어서야
  • 기사등록 2023-01-02 06: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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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교부장에 전랑외교 대명사 친강 駐美대사]


중국 신임 외교부장(장관)에 친강(秦剛·56) 주미 중국대사가 임명됐다. 중국 국영 CCTV는 30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친강 대사를 신임 외교부장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친강 신임 외교부장은 30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실은 취임 인사말을 통해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고 전력을 다해 해외 중국 국민과 법인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할 것”이라면서 "자국 '핵심이익' 앞에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조를 천명했다.


이어 친 부장은 “중국 외교가 평화적 발전의 길을 견지하면서 인류 공동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지혜, 중국의 이니셔티브, 중국의 힘을 제공하고, 세계 평화와 발전의 숭고한 사업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공헌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년간 외교부장으로 활동하고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왕이는 외교 사령탑인 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을 맡아 중국 외교를 지휘할 예정이다.


[시진핑이 총애하는 친강]


친강은 한마디로 ‘시진핑의 속내를 가장 잘 드러내는 외교관’으로 중국 외교가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늑대전사 외교관의 전형이라 평가할 수 있다.


톈진 출신인 친강은 1988년 외교부에 들어갔고, 2005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8년간 대변인을 지냈다. 같은 시기 정보국 부국장, 국장도 겸임했다. ‘중국의 입’ 역할을 하면서 핵심 정보까지 총괄하는 직책을 맡았던 것이다.


특히 외교부 대변인 시절에 부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시 주석의 해외 순방에 여러 차례 동행하면서 충성도를 보여 시주석의 눈에 들었다. 시 주석은 친 대사에 대한 총애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2016년 중국 항저우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의전국장이었던 친강은 시 주석의 회의와 일정을 챙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 주석은 공개 석상에서 친강에게 “그렇게 일하면 언제 쉬느냐”며 농담을 겸한 칭찬을 했다. 2년 뒤인 2018년 친강은 최연소(당시 52세)로 외교부 2인자인 부부장에 올랐다.


친강은 또 외교부 대변인 시절 홍콩 민주화 시위나 티베트 인권 등과 관련된 민감한 질문을 받으면 철저히 중국의 이익을 대변하며 거칠게 대답해 외교가에서는 그를 ‘싸움꾼’으로 불렀다. 친강은 심지어 중국 입장이 아닌 보도를 하는 기자들에게는 “망상에 근거해 보도하지 말라”고 쏘아붙이기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렇게 ‘거친 입’을 통한 늑대전사 외교 덕분에 외교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국민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았다. 심지어 ‘독설가’로 불리는 자오리젠, ‘붉은 전랑’이라는 닉네임이 붙은 화춘잉 등 현 외교부 대변인들도 친강에 비하면 점잖은 편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다.


외교부 대변인들의 성향과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친강은 말싸움을 자주 했고 민감한 질문에는 냉소나 조롱으로 답했다”고 평가했다.


[전랑외교의 대명사인 친강]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친강은 ‘늑대처럼 싸운다’는 중국식 전랑(戰狼)외교의 대명사다. 지난 2021년 7월 초강경파인 친강이 주미대사로 부임하자 미국의 언론들은 즉각 “시 주석이 근육을 드러냈다”고 했고, ‘워싱턴뉴스데이’는 “중국이 워싱턴에 늑대 전사(Wolf Warrior)를 보냈다”고 헤드라인을 뽑을 정도로 그의 성향은 널리 알려져 있다.


친강도 당시 미국 워싱턴에 부임하던 길에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중미 관계의 대문은 이미 열렸고 앞으로도 닫힐 수 없다고 믿는다”며 “중국의 투쟁은 끝이 없으며 중국 외교의 최고 책무는 주권과 안보·발전 이익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착 일성부터 중국 정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에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시사한 것이다.


그는 주미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미리 올린 인사말에선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인민의 행복을 위한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부의 분투는 한계가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확고하게 평화적 발전의 길을 갈 것이며 세계 평화의 건설자, 전세계 발전의 공헌자, 국제 질서의 수호자가 될 것이고, 세계 각국과 손을 잡고 인류운명공동체를 건설할 것"이라고 한 것이다. 다시한번 시진핑의 ‘중국몽’을 자신의 주미대사 취임의 변으로 가름한 것이다.


친강은 이러한 전랑외교의 대명사라는 명성답게 지난 2021년 9월에는 그의 본색을 확실히 드러냈다. 미국의 정치잡지인 내셔널 리뷰(National Review)는 그해 9월 10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인 미중관계전국위원회(NCUSCR)가 주최한 비공개 화상회의에 참석해 토론을 하다가 미국 고위 관리들에게 “중‧미 양국 간 의견 차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 제발 입 닥쳐라(please shut up)”라고 매우 비(非)외교적인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화상회의를 주최한 측은 미중 양국 간 협력 증진을 위해 설립된 단체이고 워싱턴에 새로 부임한 친강대사를 환영하기 위해 진행되었는데, 이 자리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대통령 특별보좌관 겸 아시아 수석국장을 지낸 에번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가 친강 대사에게 “두 나라 간 관계 개선을 위해, 각각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친강 대사는 “대화를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서는 워싱턴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우리가 서로의 의견 차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 제발 입 닥치라”고 말했다.


친강 대사는 이날 화상 회의에서 "미국 일각에서는 구소련에 이겼던 것처럼 중국과의 신냉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데, 이는 역사와 중국에 무지한 것"이라면서 "중국은 구소련이 아니며, 구소련의 운명은 국가 패권이 반드시 쇠망한다는 교훈을 준다"고 했다.


친강 대사는 이어 "중국은 여태껏 침략·확장하지 않고 자국의 정치제도·발전모델을 수출하지도 않았다"면서 "미중 관계에서 냉전 시나리오를 기계적으로 모방하고 중국을 경쟁자이자 가상의 적으로 보는 것은 돈키호테가 풍차에 도전하는 것처럼 황당하고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 재계는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전쟁과 디커플링, 공급 중단을 명확히 반대한다"면서 "중국은 1960년대 초 구소련의 대(對)중국 공급중단과 3년간의 자연재해를 겪었지만 이를 모두 버텨냈다"고 언급했다.


찬강 대사는 또 “미국이 소련과 벌였던 ‘냉전의 각본’을 따라서 중국을 대하려 한다면 재앙적 결과를 맞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이렇게 기세 등등했던 친강이지만 정작 시간이 지날수록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상반된 평가가 존재한다. 그 하나는 미중충돌이 격화된 상황에서 미국의 심기를 더 이상 건드리지 않기 위해 태도를 유연하게 했다고 평가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워싱턴에 별다른 인맥이 없는 친강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친강의 본질은 철저한 시진핑 수호 정신에 주미대사 취임 당시 말했던 대로 철저하게 중화사상으로 무장되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러한 생각이 중국의 외교로 나타날 것임은 분명하다.


[왕이 주임+친강 외교부장 조합 라인이 주는 의미]


그동안 중국의 외교는 양제츠(楊潔篪) 중공 외사위원회 판공실 주임과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손발을 맞춰왔다. 이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미중 고위급 알래스카 회담 1•2차 회동에 선을 보였다. 그런데 양제츠는 시진핑의 특사 역할을 맡아 시진핑이 바이든에게 보내는 화해의 상징이라면 왕이는 공격적 성향의 매파다. 강온 조합을 고려해 시진핑 주석이 미국에 양제츠+왕이 조합으로 보냈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그래서 나왔다.


그러면서 양제츠의 후임으로 왕이가 될 것 같다는 예측도 그때 나왔다. 어차피 중국 외교의 중심이 미국과의 관계이기 때문에 양제츠와 함께 왕이가 바이든 정부와의 첫 교섭에 등판함으로써 시진핑 3기 이후의 외교를 준비하라는 시진핑의 암묵적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친강이 중국 외교의 '간판'으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 베이징의 외교가는 “중국 외교부가 '문제나 갈등을 푸는 역할'보다는 지금보다 더 선명하게 '주장하고 관철하는 역할'을 지향하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앞으로의 문제는 왕이도 강경파지만 친강은 더 강경파라는 점에서 강 대 강의 조합이 브레이크 없는 중국 외교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 둘은 약자에게는 강하다. 이 점을 한국의 외교가 유의해야 한다.


특히 미중간의 갈등으로 디커플링이 강화되고 중국이 국제적 공급망에서 소외되면 될수록 왕이+친강의 두 싸움닭들은 더욱 활개를 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한국은 동맹을 통한 스크럼 외교가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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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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