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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아프리카 먹으려다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진 중국 - 시진핑과 푸틴, 두 빌런의 아프리카 쟁탈전 - 러시아 용병 5000여명 보내 아프리카 국가들 장악 - 중국, 일대일로 전략 활용 돈으로 경제권 장악 시도
  • 기사등록 2022-12-30 13: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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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중국이 눈독 들이는 아프리카]


중국과 러시아의 아프리카 쟁탈전이 치열하다. 중국은 경제적인 면에서 접근을 하고 있고, 러시아는 용병그룹을 활용한 군사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12월 2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을 통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사실상 장악했다”면서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신경을 쏟는 사이 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바그너그룹 용병들은 얼굴을 덮는 복면을 쓰고 소총 등으로 중무장한 채 거리 곳곳을 활보하지만 아무 제재도 받지 않고 있다. 현재 약 5000명의 러시아인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체류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바그너그룹 소속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단 반군 진압 및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머물면서 폭력적 방식으로 사회를 장악해 가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치안 유지 대가로 금 및 다이아몬드 광산, 삼림 등 자원 채굴권을 넘겨받아 막대한 이익을 보고 있는데, 이를 위해 사실상 약탈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친러 성향의 대통령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정치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최근에도 친러 성향의 포스탱아르캉주 투아데라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위해 대법원장을 만나 협박했지만 거부하자 축출시키고 다른 사람을 내세워 개헌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NYT는 이어 “러시아가 수단, 말리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지난 15일 미 워싱턴에서 열린 ‘아프리카 리더 서밋’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아프리카의 안정성을 해치고 천연자원을 약탈하며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도 지난 11월 2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약탈 프로젝트를 통해 중앙아프리카 등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또한 영국의 더타임스가 지난 12월 27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금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독재자들과 손을 잡고 그들의 권력을 유지해 주는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있으며 동시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 손을 잡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유로 장세르주 보카사 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무장관은 “우리는 러시아의 식민지나 다름없다”고 말한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진 중국]


한편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은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 전략과 맞물려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러시아가 용병이라는 폭력적이고 약탈적 수법으로 아프리카를 장악해가는 것과는 다르게 중국은 아프리카의 독재자들에게 경제원조를 빌미로 엄청난 대출을 해 주면서 사실상 경제적 속국으로 만드는 전략을 펼쳐왔다.



그런데 중국의 아프리카 장악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이 스스로 아프리카에 과도한 대출을 하고 이를 회수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해서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2월 19일(현지시간)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의 압박과 견제에서 벗어나려는 중국이 아프리카에 손을 뻗쳐 투자를 크게 늘렸는데, 잘못된 정책 판단으로 대출 규모가 과도해져 수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군사·안보·외교적 목적을 위해 아프리카에 대거 투자했다는 주장이 많지만, 그보다는 정책적인 판단 미스로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대출을 한 뒤 수습을 못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채텀하우스 보고서를 보면, 아프리카의 부채는 2000년에서 2020년까지 5배 가까이 늘어나 6천960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12%인 835억달러(약 108조원)가 중국이 대출한 돈이다. 이로써 중국은 아프리카의 최대 채권국이 됐다.


문제는 “중국의 대출 행태가 아프리카의 자산을 몰수하려는 정교한 전략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초기 단계에서 과도한 대출로 스스로 부채의 함정을 판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이 돈을 빌려준 채무국들의 부채 상환 의지가 부족할뿐더러 이미 다른 나라들에 많은 부채를 짊어진 국가들에 또 돈을 빌려주는 우를 범했다고 진단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 장기화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제적인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아프리카 대출금 회수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최근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영향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채무 상환 능력을 약화시키면서 아프리카 54개국 중 22개국이 채무상환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중국이 아프리카에 대한 초기 단계의 '과도한 대출'에서 '계산된 사업' 또는 '지정학적 의사 결정'으로 선회했으나, 대출금 회수 여건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렇게 채무문제를 확대시킨 것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이다. 또한 아프리카에 중국의 군사·안보적 교두보 마련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했는데, 이러한 과도한 욕심이 일을 크게 그르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일대일로 사업은 중국이 2013년부터 시진핑 주석의 강력한 지시로 추진해온 대외 경제 전략으로 저개발국의 풍부한 자원을 중국 자본으로 개발해 서로 경제 발전을 꾀하자면서, 아프리카 등의 관련국들의 광산과 철도 건설 프로젝트에 주로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 사업들은 주도면밀하지 못했다. 중국은 해당국에 수익 전망이 거의 없는 프로젝트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이를 두고 중국의 '채무 함정 외교'라고 꼬집지만, 그보다는 중국이 아프리카 투자의 '경제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사례라고 이 보고서는 진단했다.


이렇게 중국이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양자 접촉을 통해 아프리카 대출금을 회수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대출금을 아예 떼일 상황이 되자, 최근에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부채 회수에 나서는 전략으로 바꾸고 있다.


아울러 중국이 14억 달러의 투자와 인프라 대출을 해준 지부티에서 해군기지를 확보한 데 대해 서방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 해군 기지와도 인접한 이곳은 전 세계 선박의 30%가 홍해와 수에즈 운하로 가는 길목이라는 점에서 중국으로선 군사·안보·경제적 교두보로서 큰 성과지만 미국 등에는 위협 요인이기 때문이다.


한편 그동안 중국은 개발도상국의 채무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비쳐지면서 비난을 받아왔으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채무 재조정 논의에서 중국이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수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시진핑과 푸틴, 두 빌런의 아프리카 쟁탈전]


아프리카는 최빈국들이 모여 있다. 그래서 세계는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 국가의 자립을 돕고 이를 통해 아프리카 국민들의 생활을 향상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시진핑과 푸틴의 두 빌런들은 아프리카에 접근하는 목적이 서방진영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과거 유럽대국들의 식민지 전략을 현대화하여 아프리카에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그 방식이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약간 차이가 있을 뿐이다. 중국이 노리는 것은 아프리카의 핵심 국가들의 경제권을 장악한 다음 이를 계기로 중국인민해방군의 기지를 만들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것이 시진핑 스타일이다.


그런데 푸틴 스타일은 아예 노골적으로 용병을 활용해 약탈적 수법을 쓰고 있다. 돈으로 속국을 만들어 지배하려는 시진핑 스타일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드러난다.


그러나 아프리카 국가들도 이젠 푸틴과 시진핑의 속임수에서 점차 눈을 뜨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이 대표적인 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의 중국의 악랄한 만행은 영국의 유력 일간지인 가디언(The Guardian)이 ‘마치 노예와 주인 같은 고용(‘Like slave and master’)’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낱낱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 Why Times가 지난 2021년 11월 15일 자세히 보도한 바 있다.


그 콩고민주공화국이 그해 10월 3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로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공급망 회복력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 참석해 대 중국 견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렇게 아프리카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도 아프리카를 푸틴과 시진핑 두 빌런의 손아귀에서 구해내기 위해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아프리카연대회의가 그것이다. 이러한 아프리카 정상화 작업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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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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