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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 동부전투 승리, 러시아 방어선 무너졌다! - 러시아,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공격 결국 포기 - 우크라, 루한스크주 크레미나 탈환 임박 - 푸틴 연이어 휴전 제안하지만 미국-우크라 모두 무시
  • 기사등록 2022-12-29 06: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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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바흐무트 공격 결국 포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세를 역전시키는 발판으로 삼았던 우크라이나 동부의 바흐무트(Bakhmut) 전투에서 결국 패배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7일(현지시간) 영국군 정보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8월 이후 러시아군의 공세 표적이 되면서 피비린내 나는 소모전이 펼쳐졌던 바흐무트 전투에서 올 연말까지 접수하려던 러시아군의 계획이 무산됐다”면서 “최근 몇 주동안 러시아 용병집단인 와그너그룹까지 투입했지만 바흐무트 공략에 실패함으로써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의 정치적 야망에 타격을 주었으며 푸틴 대통령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와그너그룹의 용병들은 러시아 국방부가 충분한 포탄과 무기를 지원해 주지 않은 것이 패인”이라면서 “바흐무트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이미 종결되었으며 사실상 패퇴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안나 말야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TV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바흐무트 전투에서의 승리를 위해 최정예부대를 대거 포진시켰음에도 너무나도 많은 사상자를 내면서 더 이상 전투를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고 강조했다.


영국군 정보국의 보고서도 “벨라루스에 투입되었던 러시아군 제1근위전차군이 바흐무트 전투에 참여했는데 이 부대까지 무너짐으로써 더 이상 지원부대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러시아군이 도네츠크 지역의 바흐무트를 포위하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2월 19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러시아의 새로운 전투 사령관은 우크라 남부에서 후퇴하는 대신 동부의 바흐무트 전투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선언을 했다”면서 “바흐무트 전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성패를 가름할 수 있는 아주 의미있는 지역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WSJ은 그때 “와그너 그룹까지 투입된 바흐무트 지역은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격전지가 되었으며,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모든 전력을 쏟아붓고 있는 곳”이라면서 “와그너 그룹의 수장인 프리고진(Prigozhin)이 러시아 정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퇴하는 것은 무능해서 그런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한 후 직접 참전한 지역이라서 프리고진 입장에서도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곳”이라 평가했다.


더불어 바흐무트에 와그너그룹 용병을 투입할 때 푸틴 대통령이 전투 자금을 포함해 다양한 지원과 특혜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이 지역의 전쟁 성패는 러시아군 모두는 물론이고, 푸틴 대통령의 위상까지 흔들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라는 것이 WSJ의 설명이었다.


바흐무트 전투가 와그너그룹의 프리고진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난 10월에 새로운 러시아군 사령관이 된 세르게이 수로비킨(Sergei Surovikin) 장군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철수를 결정하면서 대신 동부의 바흐무트를 비롯한 지역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장담했으며, 그래서 남부의 핵심 전력까지 이곳으로 이동시켰다. 이렇게 푸틴의 자존심이 내걸린 바흐무트 전투에서 결국 러시아군이 패배의 쓴 맛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0일 미국을 방문하기 직전에 바로 바흐무트 지역을 방문해 병사들을 격려한 바 있다. 젤렌스키는 “나는 오늘 우리 군인들을 지원하고, 국가 훈장을 수여하고, 그들에게 감사하기 위해 그곳(바흐무트)에 있었다”며 “바흐무트에 있는 우크라이나 영웅들이 소위 '러시아 세상(Russian world)'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 루한스크주 크레미나 탈환 임박]


사실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전투에서 패배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은 푸틴이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의 방어선 사수가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에서 전세가 급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루한스크주의 일부 지역 탈환에 근접하며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반면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주에서 우크라이나 방어선을 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은 남동부 루한스크주 크레미나(Kreminna)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의 압박으로 인해 러시아군 지휘부가 통제하는 도시 일부의 전투원들이 남동쪽으로 몇 마일 떨어진 마을인 루비즈네로 후퇴했다”고 전했다.


특히 하이다이 주지사는 27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그동안 엄청난 병력과 장비들을 투입했지만 성과는 좋지 않았다”면서 “러시아인들은 크레미나를 잃으면 전체 방어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썼다.


또한 러시아 점령지인 루한스크주의 한 관리인 비탈리 키셀료프도 2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TV에 “크레미나와 인근의 또다른 작은 도시인 스바토베 주변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하이다이 주지사의 지적대로 크레미나와 인근 스바토베를 탈환하면 우크라이나는 세베로도네츠크(Sievierodonetsk)와 리시칸스크(Lysychansk)를 공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런데 이 도시들이 중요한 것은 이 도시들이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루한스크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서다.


크레미나 지역이 주목을 받는 또다른 이유 중 하나는 크레미나 지역의 중요성을 인식한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를 정복하고 합병하는 것이 전쟁의 핵심”이라면서 “반드시 사수할 것”을 명했고.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수백마일에 걸쳐 진지를 파고 굳건한 방어장벽을 구축했음에도 결국 이 지역을 포기해야 할 위기로 내몰리고 있어서다.


결국 푸틴의 핵심 명령 자체가 모두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러시아 방어선이 완벽하게 허물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궁지에 몰린 푸틴 vs. 당당한 우크라이나]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니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도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푸틴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매체인 로시야-1 TV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선택이 없다”면서 “이 과정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수용 가능한 해결책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크렘린의 다른 이들은 이런 와중에도 허세를 부리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비무장화와 탈나치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장에서 패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서방이 러시아를 약화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갈등이 얼마나 지속될 지는 우크라이나와 미국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야말로 허세다. 이에 대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푸틴은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고 일축했다. 포돌랴크는 “러시아는 일방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침공해 시민들을 살해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협상을 원치않고 있으며 책임도 회피하려 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이 협상을 제안한 것은 전황이 불리해지자 전열을 재정비해 다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는 꼼수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대화할 의향이 있다면 먼저 점령지 4곳(루한스크, 도네츠크, 헤르손, 자포리자)에서 완전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러시아는 그럴 뜻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가 휴전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지난 24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UN이 중재하는 휴전 논의가 2월까지 시작되기를 원하지만, 단 러시아가 이번 전쟁 결과에 대해 첵임을 지는 전범재판소를 수용한 후에야 가능할 것”이라 말했다.


미국도 푸틴의 휴전제안에 대해 별로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진정성도 없고 푸틴의 체면을 살려주는 휴전을 할 생각이 별로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미 빈껍데기가 되어 버린 러시아를 러시아 스스로 개혁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오히려 더 낫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지금 상황이 그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그래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과 동맹국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계속 돕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 말한 것이다. 한마디로 푸틴의 휴전제안 자체를 일축해 버린 것이다. 이것이 지금 푸틴이 처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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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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