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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임계점에 다다른 중국경제 - 부동산 버블과 노동력 감소가 중국경제에 심각한 요인 - 거시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소득 불균형’이 임계치에 접근 - 중국이 미국 추월한다? 이미 헛된 꿈
  • 기사등록 2022-12-26 1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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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낙관론은 근거없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지난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중국경제가 내부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해 결국 임계점에 다달았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중국의 미래는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라면서 “중국이 단기간에 급속한 성장으로 경제대국이 됐지만, 향후에도 같은 상황이 이어지리라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어 “중국 거시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소득 불균형’이 임계치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수출을 통해 이룩한 성장을 소수가 독점하고, 일반 국민은 배제되는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문제1: 부동산 버블]


크루그먼 교수는 더불어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반 국민의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작은 중국이 내수 경제를 떠받칠 수 있는 것은 부동산 버블이었지만 이마저도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중국 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29%인데, 이는 2000년대 미국 부동산 시장의 버블 때의 두 배나 된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버블이 꺼질 시기는 알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영원히 지속할 수 없다면 언젠가 멈출 것이다’라는 ‘스타인의 법칙’을 언급하면서 2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버블이 갑자기 꺼지거나,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추락하지는 않더라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중국 당국도 부동산 버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2023년 새해에는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기세를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경제 참모인 류허 부총리도 “부동산은 국민경제의 기둥 산업”이라며 새 조치를 예고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지난 16일 류 부총리가 전날 중국-유럽연합(EU) 비즈니스 리더·전 고위관리 대화에 참석해 “현재 하방 위험에 대응해 일부 정책을 도입하고 업계의 재무 상태를 개선하면서 시장의 기대와 신뢰 회복을 위한 새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물론 중국 당국은 이미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펼치고 있었지만 류허 부총리의 이러한 언급은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대책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가 과연 살아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의구심이 많다. 블룸버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부동산은 시진핑 집권 10년간 중국 경제 성장의 주요 엔진이었다”면서 “지금 부동산 업계는 완전한 슬럼프에 빠졌고, 이러한 경기 부진이 중국 경제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 부동산의 붕괴는 중국의 금융시스템을 약화시키고 급기야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사실 중국의 부동산은 급격한 도시화와 맞물리면서 15년동안 무려 6배가 넘는 가격 상승을 가져왔다. 이러한 부동산 붐은 중국이 경제성장률에 있어 두자리 수를 기록하는 원천이 됐다. 이러한 추세에 수많은 개발업자들이 성행을 했고 ,이들은 새 주택을 건축하기도 전에 미라 판매를 했고 더많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외국 투자자들에게까지 눈을 돌렸다. 그러다보니 달러 표시 역외채권이 2009년 6억 7500만 달러에서 2020년에는 647억 달러로 급증했다. 문제는 이러한 부동산업의 활황은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중국 당국 입장에서 빈부차이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는 점이다.


그래서 중국 당국은 주택으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해 칼을 대기 시작했다. 시진핑 주석의 공동부유 제창과 맞물린 이러한 중국 당국의 부동산업에 대한 손질은 당장 심각한 위기를 몰고 왔다. 덩치만 키웠던 중국의 개발회사들에서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고 현금 흐름의 위기를 초래했다.


그동안 부동산업을 적극적으로 부양해 왔던 중국 정부 당국도 부동산업에 대한 제재 조치가 이렇게 심각한 후유증을 불러올 것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우선적으로 자금 흐름이 막히면서 지난해 말 약 2070억 달러의 달러표시 채권을 가지고 있던 부동산 개발회사들에 한파가 닥쳤다. 이 금액은 중국 전체 달러표시 채권의 4분의 1에 해당될 정도로 엄청난 규모다.


이 여파로 중국 최대의 개발회사였던 에버그란데그룹은 지난해 12월 채무 불이행으로 전락했으며 올해에도 중국내에서는 굵직굵직한 회사들이 연이어 채무불이행 대열에 들어섰다. 이러한 중국내 거대 개발사들의 채무불이행은 세계 자본시장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상황이 너무나도 심각하게 나타나자 중국 당국은 부랴부랴 부동산 경기 부양에 나섰다. 유동성 완화를 위한 조치도 했고, 소비자들이 주택 구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도 발표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소비자들의 주택 구매심리는 꿈쩍도 안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부실부채 비율은 총 부동산 대출의 29%까지 올라갔다. 백약이 무효인 상황에 몰리게 된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럴까?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중국의 코로나 방역 실패로 인한 경기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은 탓도 있다. 그러니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감 상실이다.


잘 나가던 부동산 시장을 이렇게 꽁꽁 얼어붙게 만든 것이 시진핑 주석이다. 공산당 정권의 무모하고도 대책없는 강압적 부동산 정책이 지금의 상황을 만든 것이다. 그 말은 중국에서의 부동산 경기회복은 사실상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의 미래 역시 도저히 점칠 수 없게 된다. 크루그만 교수가 중국 경제가 임계점에 달했다고 지적한 첫 번째 요인이 바로 이 부동산 문제다.


[문제2: 노동력 감소]


또한 크루그먼 교수는 노동력 감소 현상도 중국의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요소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정상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던 각종 경제연구소들이 시기를 늦추거나, 아예 입장을 바꾸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생산연령인구가 지난 2015년부터 줄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0월 3일(현지시간) “줄어드는 중국 인구가 이번 달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3기 통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면서 “일자리 부족 등 경제적 불안감이 커진 중국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면서 중국 인구가 올해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 밝혔다.


UC어바인대학의 왕펑 교수는 “중국의 인구 감소가 시진핑 3기 집권 시작과 동시에 일어난 건 상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중요하다”면서 “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시 주석의 통치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시 주석은 정치적으로는 우세해도, 부동산 위기, 제로 코로나 정책 장기화로 인한 소비자 불만, 지방 정부의 재정 부족 등으로 펼칠 수 있는 경제 여력이 줄었다”며 “이런 와중에 급속한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경제를 성장시키고 위기를 관리하려는 시 주석의 입지를 좁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중국 인구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현재 3명까지 출산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큰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미루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7월, 24세 이하의 중국 청년 5명 중 1명이 일자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자리를 잃은 청년 상당수가 장기 계획을 유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높은 집값과 과도한 교육비 지출도 출산율 감소의 또 다른 원인이다. 인구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평균 자녀 양육비는 중국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7배다. 4배인 미국과 비교해도 많다.


이러한 인구 감소로 노동력이 줄어들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더 높은 근로자 임금으로 직결된다. 이에 대해 FT는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미국 등 선진국의 소비 주도 경제 모델이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 제조업 부문의 생산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전했다.


결국 이러한 노동력의 감소는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역할 수행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세계의 많은 기업들은 중국을 떠나 인도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중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 추월한다? 이미 헛된 꿈]


크루그먼 교수는 “2020년대 중반까지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 예측했던 골드만 삭스는 그 시기를 2035년으로 미뤘고,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면서 “중국이 세계 최고의 경제강국이 되는 것을 보고 싶다면 아주 오랜 기간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칼럼을 맺었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 팬데믹에 완전히 휩쓸린 중국을 보며 저런 나라가 과연 세계 경제 1위 운운할 자격이나 있는지 다시금 되돌아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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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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