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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두 개의 권력이 충돌 중인 중국 - 리커창 현 총리와 리창 차기 총리가 동시에 명령 남발 - 지방정부들은 두 명령 체계 가운데 혼란에 빠져 - 지방정부들, 어느 쪽 명령도 듣지 않고 복지부동
  • 기사등록 2022-12-23 13: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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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이렇게 대혼란에 빠지게 되었나?]


코로나 확산으로 대혼란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 두 개의 권력이 충돌하고 있어 공무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방역정책에도 대혼선을 불러오고 있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22일 “중국이 엄격하게 지켜오던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방역방식을 완전히 전환한 후 코로나 감염 환자가 급증함으로 인해 의료붕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베이징 지역의 감염률은 이미 50%를 넘었을 가능성도 있고 각 가정마다 코로나 환자가 없는 예가 드물 정도”라고 현재의 중국 상황을 전했다.


닛케이는 이어 “그야말로 중국 대부분이 대혼란에 빠져 있는데 이 상황은 마치 전쟁에서 군대가 후퇴할 때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후방부대를 남기는 등 치밀한 전략이 수행되어야 하나, 지금 중국 상황은 그러한 전략도 없이 모두가 혼비백산되어 한꺼번에 도망치는 형국”이라면서 “제로코로나 정책 포기가 중국 인민들의 백지시위로 인해 급격하게 이루어졌는데 사실 방역정책 대전환 이전부터 코로나는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었음에도 중국 당국은 전혀 손을 쓰지 못했고, 이런 상황에 제로 코로나까지 포기하면서 중국은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고 진단했다.


닛케이에 의하면, 중국산 백신만 해도 상당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중국산 백신은 지난 코로나 발병 초기 우한에서 생성되었던 코로나 환자들을 겨냥해 만들어진 것이라 변이가 이미 발생한 지금의 코로나 감염 예방에는 별 효과가 없다.


여기에 중국의 60대 이상은 정부에 대해 기본적으로 불신하는 세대여서 중국 정부가 권장하는 그 백신마저도 맞지 않았다. 당연히 이들이 코로나 확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위드코로나를 펼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도 않는 상황에서 전국적인 시위에 놀란 공산당 정권이 갑자기 전면 완화를 하면서 사람들이 공공장소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모든 학교도 정상적으로 등교하기 시작했다. 그 직후 코로나는 전국적으로 더욱 더 폭증하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제로 코로나 정책의 지지자이자 전염병 퇴치에 기여한 공로로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최고 국가훈장인 ‘공화국훈장’을 받은 감염병 전문가 중난샨은 “오미크론은 인플루엔자와 다르지 않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감기와 같은 것”이라 평가절하했다. 이러한 중난샨의 발언은 수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에 대해 방심하게 만들었고, 그로인한 후폭풍은 지금과 같은 혼란스러운 중국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이 닛케이의 분석이다.


[코로나 국면, 두 개의 지휘계통이 충돌하는 중국]


그런데 진짜 문제 되는 것은 이러한 코로나팬데믹의 폭증으로 인한 대혼란 상황에서 두 개의 지휘계통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중국정부의 공식 총리는 리커창이다. 현재 국무원의 수장인 리커창은 당연히 지금의 상황에서 방역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의 실질적 책임자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내년 3월 총리에 임명될 것으로 알려진 리창(李强) 상하이 당서기도 지금의 지휘계통에 끼어들어 지방정부에 직접 지시하는 일이 발생해 행정 당국자들은 누구의 지시를 받아야 할지 대혼선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리커창 총리는 내년 2월말까지의 ‘시들어가는 권력’이고, 리창은 이제 ‘떠오르는 권력’이어서 당연히 새권력의 지시가 더 강력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의 권력자인 리커창의 지시도 거부할 수가 없기 때문에 혼선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전국 지방정부들에 리커창과 리창의 지시가 각각 전파되면서 당국자들이 누구의 말을 듣고 일을 해야할지 당황하고 있다”면서 “이런 연고로 일부 지역에서는 중앙정부의 방역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의 한 사업가는 방역완화가 되었다는 베이징 당국의 발표만 믿고 시골에서 대도시로 항공편을 이용해 이동했는데 목적지 공항에 도착했는데 코로나에 걸리지도 않았고 환자와 접촉한 적도 없는데도 그 도시에서 업무를 보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는 그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상당히 떨어진 산 속의 관광지에 격리되었다. 그 지역에서 중앙정부 당국, 곧 리커창 총리가 지시한 내용을 수행하지 않고, 리창 미래총리가 지시한 내용대로 따르고 있어서 혼선이 생겼다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 대해 베이징 중난하이 상황에 전문적인 분석가들은 “중국내에 두 개의 지휘채널이 가동되면서 사사건건 충돌이 일어나고 있고 동시에 이로인한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분석가는 “지난 15일과 16일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의 혼선도 바로 두 개의 채널로 인한 문제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하면서 “사실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지금 당장의 코로나 확산 문제가 논의되었어야 하나 거의 다뤄지지 않았고 당연히 코로나 관련한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경제공작회의에는 현재 총리인 리커창과 차기 총리 내정자인 리창 모두 참석했다. 두 사람은 파벌도 다르다. 리창은 한마디로 철저한 시진핑파이다. 그러니 지금의 코로나 확산에 대해 토론하기를 꺼려했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나오면 시진핑 책임론이 당연히 거론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창은 자신이 책임질 내년 3월 이후의 일만 논의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리커창 총리는 지금의 코로나 확산에 대한 논의가 없다면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2023년의 경제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사상누각이라 주장했을 것이다. 이렇게 양측이 첨예하게 맞섰을 때, 좌장인 시진핑 주석이 누구의 손을 들어 주었을까? 답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그래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코로나 확산 관련 내용은 완전히 빠져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지금 중국내에 더 큰 혼선을 불러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권력자들은 당연히 미래 권력의 말에 귀를 더 기울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권력의 격변기는 중국에서 매 5년 또는 10년 주기로 일어난다. 그러나 권력의 변화가 서로 합의가 된 상황에서 원만하게 넘어가는 것과 이번과 같이 시진핑의 힘에 의한 공청단 계파의 축출로 인해 예견할 수 있는 권력체제 순환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리커창 총리 입장에서는 자신의 임기가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일하려 할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뜻이 아닌 강제 퇴임당하는 리커창의 입장에서는 더욱 더 그러할 것이다.


반면 리커창과는 정치적 배경이 전혀 다른 리창 신임 총리 입장에서는 이미 ‘해가 진’ 리커창 총리가 눈엣가시일 것이다. 어차피 자신이 이끌어 가야 할 새 체제를 즉각적으로 가동하고 싶은 조급함 때문에 지금의 행정체계까지 무시하면서 자신의 이름으로 지방정부에 명령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책임이 있는 리커창 총리와 쑨춘란 부총리 입장에서도 이미 중앙정치국에서 짤린 상태라 내년 2월말 임기때까지만 업무 수행을 하는 듯 마는 듯 대충 넘겨도 되지만, 문제는 시진핑의 최측근이기도 한 신임 리창 총리 내정자가 중앙정부 경험도 전혀 없고 행정기구를 어떻게 작동시키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라 리커창도 어쩔 수 없이 운전대를 계속 잡고 있다는 것이 닛케이의 진단이다.


리창의 경우 장쑤성 상하이의 최고 관리와 저장성의 최고위직을 지내기는 했지만 그러한 행정경험과 중국 전체를 다스리는 총리직과는 차원 자체가 다르다. 아마도 그 차이에 리창은 상당히 당황했을 것이라는 것이 닛케이의 분석이다. 그러나 그러한 리창의 행정부서에 대한 명령 남발은 지금 중국의 코로나 방역에 비극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또한 닛케이의 진단이기도 하다.


닛케이는 “지금 베이징에는 리커창 총리가 이끄는 공식적 지휘센터와 리창이 이끄는 자휘센터 2곳이 모두 가동중”이라면서 “중앙정부의 지시를 받는 지방 관료들은 이들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이어 “그들이 누구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인데, 이것은 중국 관료들 사이에서 전형적인 생존 전략”이라 꼬집었다.


그러다보니 지금의 중국 상황은 그야말로 전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닛케이는 “낙관론자들은 중국의 코로나 환자 수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집단 면역이 곧 달성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1월 말부터 시작되는 춘제 연휴 훨씬 전인 올해 안에 베이징과 허베이성, 주변 지역의 코로나19 환자가 정점을 찍고 감소하기 시작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러한 희망적 기대는 그저 기대일뿐이지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닛케이는 이어 “가장 무서운 것은 수억 명의 사람들이 감염되면,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변종이 스스로 파괴적인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라면서 “이런 위기가 중국과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워싱턴 대학의 건강 지표 및 평가 연구소가 지난주 발표한 충격적인 새로운 예측에 따르면, 내년 내내 중국에서 코로나19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1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낼 수 있다고 봤다. 그 예측은 또한 중국의 14억 인구 중 3분의 1이 다가오는 봄까지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상황도 어려운데 지휘체계까지 혼선을 겪고 있으니 중국의 미래는 더욱 암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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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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