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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침몰하는 중국 반도체, 결국 백기 들었다! - 생존 위기에 처하게 된 양쯔메모리(YMTC) - 또다시 위기에 빠진 칭화유니, 폭스콘 투자 철회 - 갈수록 확대되는 대 중국 수출통제, 국무부 차이나하우스도 출범
  • 기사등록 2022-12-20 13: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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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위기에 처하게 된 양쯔메모리(YMTC)]


쾌속 질주를 거듭하던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에서의 중국 배제가 가속화되고, 동시에 대만 등의 미국 동맹 세력들까지 중국을 소외시키는 디커플링(탈동조화)에 참여하고 있어서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18일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이르면 2024년 3D 낸드플래시 시장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3D 낸드플래시는 메모리반도체의 일종인 낸드플래시의 하나인데, 최근 미국 상무부가 이른바 ‘수출 통제 명단’(Entity List)에 양쯔메모리도 넣었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10월 케이엘에이(KLA) 등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의 수출을 가로막은 바 있는데, 이번엔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등을 사용한 외국 업체도 양쯔메모리(YMTC)에 제품을 제공할 수 없도록 했다.


YMTC는 중국 최대의 3D 낸드 제조업체로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어 왔었는데, 비록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20년 0.8%에 그치기는 했지만, 최근에는 200단 이상 적층 기술을 적용한 3D 낸드 반도체 양산을 선언했고, 올해 2분기에는 3.4%까지 늘리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기존 강자들과 경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YMTC의 진보에 애플은 지난 10월 아이폰에 YMTC의 128단 낸드플래시를 사용할 계획까지 세웠지만 이러한 조치가 미 의회의 반발에 부딪치면서 결국 포기하는 일도 있었다.


YMTC의 의욕적 확장 방침은 미국을 크게 자극했고, 결국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사실상 블랙리스트인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YMTC를 넣으면서 해외 수출길도 막히는 바람에 이젠 중국 내수용만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자칫 사업을 접어야 할 수도 있는 위기에 몰린 것이다.


미국에 의해 지정된 블랙리스트 기업들은 미국 기업과 거래할 때 상무부로부터 특별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지 못하면 미국 공급업체로부터 부품·장비를 구매할 수 없다. 문제는 YMTC가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기업이지만 자체 기술이 아닌 서방의 장비와 소재, 소프트웨어로 생산을 해왔기 때문에 첨단 반도체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미국이 기존에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뿐 아니라 심자외선(DUV) 장비 등 제재 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YMTC는 과거 기술인 2D 낸드플래시 등을 이용해 ‘전통 반도체’(legacy chip) 생산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이로써 YMTC가 세계적 반도체기업들과 비교해도 전혀 꿇리지 않는 고급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로 인해 모두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실제로 캐나다 반도체 컨설팅 업체인 테크인사이트는 지난 11월 29일자 '획기적인 사건' 보고서에서 “YMTC가 엑스태킹(Xtacking 3.0) 232단 낸드 플래시를 생산했음을 발견했다”며 “이제는 시장 리더들이 모두 200단 이상의 낸드 플래시를 작업하고 있지만, YMTC가 가장 먼저 이를 생산해냈다”고 밝힌 바 있다.


비록 시제품일 수 있지만 YMTC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200단 이상의 3D 낸드 플래시를 생산해냈다는 것은 놀라울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YMTC의 노력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버린 것이다.


[또다시 위기에 빠진 칭화유니]


이런 상황에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 역시 중국의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에 대한 투자를 전면 백지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7일(현지시간) “폭스콘이 전날 중국 자회사 싱웨이가 최소 53억8000만 위안(약 1조98억원)에 해당하는 칭화유니 지분을 매각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폭스콘은 대만 증권 당국에 “더는 칭화유니의 지분을 간접적으로도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시했다. 앞서 폭스콘은 지난 7월 공시에서 사모펀드 출자 방식으로 칭화유니에 53억8천만 위안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는 칭화유니 전체 인수 자금의 거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칭화유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가 설립에 참여한 회사로 시 주석이 직접 방문해 격려할 정도로 애착이 깊었던 회사다. 그래서 한때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업체로 부상했지만 사실상 부도를 내며 주저앉았다.


중국 당국은 그럼에도 ‘칭화유니 살리기’에 직접 나섰고, 사모펀드인 베이징즈루자산관리와 베이징젠광자산관리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은 파산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간 칭화유니를 600억 위안(약 11조 2천600억원)에 인수해 새 주인이 됐다. 베이징즈루와 베이징젠광은 민간 사모펀드지만, 실제 인수자금을 댄 곳에는 중국의 여러 지방정부와 국유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실질적으로 중국 당국이 직접 칭화유니 살리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만의 폭스콘도 바로 이러한 칭화유니 살리기에 직접 뛰어들었었는데 대만 정부가 당국의 승인을 얻지 않고 투자를 한 것에 대해 벌금 부과 등을 내세우며 압박했고 여기에 미국까지 끼어들어 압력을 가하자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만 평론가 에미 후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미 상무부가 중국 YMTC를 수출통제 명단에 공식으로 올린 뒤 폭스콘이 한밤중에 칭화유니 지분을 매각한다고 공시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면서 “폭스콘이 칭화유니의 지분을 토해낸 것은 미국 정부의 압박을 느낀 탓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에미 후는 이어 “폭스콘이 칭화유니에 투자한 50억 위안(약 9천400억원)은 TSMC의 미국 투자액과 비교해 반도체 업계에서는 '창해일속'(滄海一粟: 바다에 좁쌀 한 톨)에 불과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마저도 용납하지 못하는 듯하며 이번 세기 반도체 대전에서 굳건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400억 달러(약 52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만 국가안전회의(NSC)와 중국 담당 당국인 대륙위원회의 관료들도 해당 투자를 국가안보 문제로 다루며 투자를 막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중 성향의 대만 거부 궈타이밍이 창업한 폭스콘은 중국 본토를 중요한 사업 기반으로 삼아 성장했다.


[갈수록 확대되는 대 중국 수출통제]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통제를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 시간)에도 YMTC를 포함해 36개 중국 기업을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21개 중국 기업에 대해선 한국 등 외국 기업도 미국 기술이 사용된 제품의 수출을 전면 차단하는 ‘화웨이식 제재’를 단행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YMTC와 YMTC의 일본 법인, 허페이코어스토리지전자(Hefei Core Storage Electronics) 등을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들이 미국의 수출통제 대상인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하이크비전에 반도체를 판매할 위험이 높다는 것이 그 이유다.


미 상무부는 또한 화웨이 임직원이 설립한 펑신웨이(PXW)반도체제조에 대해서도 화웨이의 규제 회피를 도울 수 있다고 보고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에는 미국 기업들의 수출이 금지된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미국의 수출 블랙리스트 지정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한 중국군의 현대화 및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인권유린을 위해 기술을 활용하는 베이징 당국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고 풀이했다.


[美국무부 '차이나하우스' 출범]


이렇게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국을 유일한 전략적 경쟁자로 지목하면서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대중국 외교 콘트롤타워인 '차이나 하우스'를 지난 16일(현지시간) 출범시켰다.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차이나 하우스는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고, 개방되고 포용적인 국제 시스템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발전시키는 것을 보장할 것”이라면서 “차이나 하우스는 국무부 안팎의 중국 전문가들이 개별 지역국 및 안보, 경제, 기술, 다자 외교, 전략 소통 등에 대한 전문가들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무부는 미국이 직면한 가장 복잡하고 결정적인 지정학적 도전인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과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는데 필요한 인재와 도구, 자원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지난해 중국미션 센터를 창설했다. 또 국방부에서 해외 군사정보를 담당하는 국방정보국(DIA)도 '중국 미션 그룹'을 신설하는 등 미국은 정부 내 대중국 대응 역량을 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렇게 미국과 패권을 겨루려던 시진핑 주석의 생각은 본격적으로 날아 오르기도 전에 꺾여 버렸다고 할 수 있다. 반도체 없는 패권전쟁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시진핑 3기는 공식 출범도 하기 전에 또다른 난관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렇게 갈수록 시진핑은 사면초가의 암흑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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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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