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푸틴의 명운이 걸린 우크라 동부 바흐무트 전투 - 바흐무트 전투 승리 발판으로 전세 역전시키려는 러시아 - 3개월여 동안 일진일퇴, 갈수록 우크라에게 유리할 수도 - 러시아 용병 바그너그룹, 새 러 사령관 명운 걸린 전투 벌여
  • 기사등록 2022-12-20 07:25:31
기사수정



[푸틴의 운명이 걸린 바흐무트 전투]


우크라이나 동부의 바흐무트(Bakhmut)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운명을 가름할 수도 있는 중요한 전투지역으로 떠올랐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러시아의 새로운 전투 사령관은 우크라 남부에서 후퇴하는 대신 동부의 바흐무트 전투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선언을 했다”면서 “바흐무트 전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성패를 가름할 수 있는 아주 의미있는 지역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전쟁 전에는 스파클링 와인으로 유명했던 인구 7만명의 바흐무트는 특히 푸틴의 용병세력인 바그너그룹이 지난 7월 투입되면서 반드시 승리를 장담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지역은 또한 우크라 남부지역에서 후퇴를 하면서 핵심 주력 전투세력들을 이곳으로 보냈고, 동시에 지난 10월 이후 동원된 강제징집병들까지 보내진 지역이기 떄문에 러시아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전장이다.


WSJ은 “바그너 그룹까지 투입된 바흐무트 지역은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격전지가 되었으며,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모든 전력을 쏟아붓고 있는 곳”이라면서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프리고진(Prigozhin)이 러시아 정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퇴하는 것은 무능해서 그런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한 후 직접 참전한 지역이라서 프리고진 입장에서도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곳”이라 평가했다.


더불어 바흐무트에 바그너그룹 용병을 투입할 때 푸틴 대통령이 전투 자금을 포함해 다양한 지원과 특혜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이 지역의 전쟁 성패는 러시아군 모두는 물론이고 푸틴 대통령의 위상까지 흔들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라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바흐무트 전투가 바그너그룹의 프리고진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난 10월에 새로운 러시아군 사령관이 된 세르게이 수로비킨(Sergei Surovikin) 장군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철수를 결정하면서 대신 동부의 바흐무트를 비롯한 지역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장담했으며 그래서 남부의 핵심 전력까지 이곳으로 이동시켰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의회 국가안보·국방·정보위원회 위원인 페디르 베니슬라프스키는 “수로비킨이 총사령관으로 임명된 이후 어딘가에서 일종의 승리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러시아 군부와 정치 지도부가 가장 바라는 것은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수로비킨과 프리고진이 온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왜 바흐무트인가?]


이렇게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대접전을 벌이는 바흐무트의 중요성에 대해 양론이 존재한다. 우선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 지역을 반드시 수성해야만 하는 이유로, 바흐무트 지역이 도네츠크주의 관문에 해당하는 도시로 만약 함락된다면 바로 서쪽의 차시브 야르(Chasiv Yar) 마을을 넘겨주게 되고, 동시에 도네츠크의 40%에 해당되는 지역이 곧바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을 든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처럼 바흐무트에 집착하는 이유는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크라이나군 사령관들조차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최근 현지방송에 출연해 “바흐무트는 전략적 중요성이 없다”며 “심리적인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이어 “러시아군에게 바흐무트 점령은 최근 전장에서의 잇단 패배를 만회할 상징이 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장악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벤 베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연구원도 “바흐무트가 인근의 다른 도시들에 비해 전략적 가치가 높지 않다”고 텔레그래프에 전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바흐무트에서 파괴와 소모전을 벌이는 데는 체첸 용병을 이끄는 카디로프 람잔과 바그너 그룹을 지휘하는 예브게니 프리고진 간의 전공 다툼이 있다”고 짚었다. 미국 전쟁연구소는 “러시아가 바흐무트에 집중하는 사이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 등 다른 전선에서 전공을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러시아의 바그너 용병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정부 계약 수주, 정부 고위직 임명을 노리고 바흐무트에 집착하는 거란 지적도 나온다.


[자존심이 걸린 바흐무트 전투]


바흐무트의 전략적 중요성은 차치하고서라도 이 지역은 이젠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모두에게 있어 자존심과 명운이 걸린 중요한 전투지역으로 부상했다. 지난 주에는 러시아군이 바흐무트에 대대적인 포격을 가하면서 진군을 시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밤 “러시아의 포격으로 동부 지역이 크게 피해를 입었다”며 “오랫동안 포격과 화재에 시달린 바흐무트, 솔레다르, 마리인카, 크레미나에는 거주할 만한 곳이 거의 남아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 점령군이 불에 타 페허가 된 도시인 바흐무트를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의 이러한 대대적 포격은 러시아가 지난 5월 마리우폴 공격을 단행할 때, 그리고 6월과 7월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를 점령할 때 써먹었던 수법이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러시아군의 공격 강도가 많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WSJ은 우크라이나 아캇시야 152mm 곡사포 포대 사령관인 콜사인 대위의 말을 빌어 “러시아군의 사격 강도가 이달 초 이곳에 재배치되기 전에 헤르손 전선에서 경험한 것보다 훨씬 낮다”면서 “탄약이 많이 바닥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바흐무트에서는 1차 세계대전에서 목격할 수 있었던 참호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하루 수백명의 사상자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참호전은 서로 진격하지 못한 채 참호를 파고 버티면서 포격과 기습공격을 주고 받으며 사상자만 키우는 전투 방식이다. 그만큼 물러설 수 없는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러시아군은 남부 헤르손 전투에서의 패배를 바흐무트에서의 승리로 만회하려는 강력한 욕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이 승리한다면 이곳에서의 전과를 바탕으로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서의 추가 공세로 이어지면서 푸틴의 명예회복도 가능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반면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최근들어 승승장구를 해왔는데 만약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에게 밀린다면 전쟁의 주도권이 다시 러시아로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기를 쓰고 러시아군의 공격에 강력히 대항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지역에 새로운 병력과 군사물자를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포위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적어도 3개 정도의 주요 보급로를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크라이나군의 탄약, 연료, 식량이 최전선에 도착하고 병력이 교대조에서 전투 위치에서 후방 전초기지로 순환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또한 중요한 변수는 날씨다. 지금은 땅이 질퍽거려 비포장도로를 군사장비들이 오갈 수 없어서 우크라이나군에게는 장애 요인이 되고 있는데 기온이 더 떨어진다면 땅이 얼게 되면서 우크라이나군에게는 중요한 진격로가 생기면서 바흐무트를 공격하는 러시아군의 후방으로 직접 진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러시아군에게는 치명타가 될 것이다.


[바흐무트 전투서 러시아와 싸우는 러시아인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에게 천군만마같은 엄청난 힘이 되는 세력이 나타났다. 러시아 국민으로 우크라이나 군인으로 참전해 러시아군과 싸우겠다는 지원병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미 CNN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출신 우크라이나 병사가 러시아군에 포로가 되면 일반 우크라이나 병사보다 훨씬 더 위험해짐에도 불구하고 신앙적 양심 등의 이유로 바흐무트를 공략하는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는 이들이 200여명을 넘는다”고 보도했다.


호출명 '카이사르'로 불리는 한 병사는 무너진 러시아 정교회 교회를 둘러보면서, “푸틴이 일으킨 전쟁 때문이다. 기독교인으로서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 소속으로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러시아인이다.


그는 “전쟁이 벌어진 때부터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러시아인 내 마음 속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켜야 한다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은 가장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바흐무트 전투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사르는 러시아 군인들은 진정한 러시아인이 아니라고 했다. “맞다. 내 조국 사람들을 죽인다. 그러나 그들은 전범이다. 외국에 와서 약탈하고 죽이고 파괴한다. 민간인을, 어린이, 여성들을 죽인다”면서 “이에 맞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에서는 정의가 승리하는 그날을 위해 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바쳐 싸우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적극 응원한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373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