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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최정예 전투여단의 몰락, 할말 잃은 푸틴 - 러 최정예 여단, 우크라전 투입했다 완전히 와해 - 푸틴 배후 세력의 부패, 전략적 오산, 정보력 부족이 원인 - '사면초가' 푸틴, 군사령관들 소집, 뾰쪽한 수는 없어
  • 기사등록 2022-12-19 07:01:47
  • 수정 2022-12-19 07: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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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최정예 여단, 우크라전 투입했다 완전히 와해]


러시아 최정예 전투여단으로 불리던 ‘제200독립기계화보병여단’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이후 전투불능의 상태로 사실상 와해됐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을 통해 입수한 내부 문서 등을 인용해 “지난 5월 1400~1600명 수준이었던 제200독립기계화보병여단 병력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이후 893명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남은 병사 가운데 21명은 입원중이고, 6명은 실종됐으며, 9명은 전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단장은 4월 전쟁에서 중상을 당해 치료를 받다가 7월 여단을 떠나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의료기록도 확인됐다.


이 문서와 관련해 전 핀란드군 정보기관 수장 페카 토베리(Pekka Toveri)는 “그들은 충분한 병력이 없이 지원군에 의존하면서 겨우 60%의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은 전쟁이 끔찍하게 잘못됐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제200여단은 평시에는 러시아-노르웨이 국경에서 10마일(약 16㎞) 떨어진 무르만스크주 스파르타 기지에 주둔하는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열강들을 방어하고 러시아 북부 함대가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중간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제200여단의 전투력 완전 붕괴가 주목을 받는 것은 제200여단이 최전선 정예 병력이어서 필요에 따라 시리아에 파견되거나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점령하려는 시도에 동원되기도 할 정도로 러시아군에서는 독보적인 부대로 인정받고 있어서다.


심지어 이 부대는 그동안 유럽의 북쪽 가장자리에 있는 러시아의 콜라 반도 해안을 따라 자리한 핵무장 잠수함을 보호하고 유럽전역을 향한 미사일들이 포진되어 있는 벙커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을 정도로 최강 부대였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러시아 최강의 제200여단은 지난 1월 훈련을 한다는 명목으로 국경으로 향했고, 결국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돼 하루 만에 수십 명이 죽거나 다쳤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서방 측에 따르면, 제200여단은 매복 공격을 받고 하루에도 수십명의 사상자가 생겨났으며, 탱크와 이동식 로켓포 등 장비가 파괴되거나 버려졌다. 러시아 최정예부대가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큰 피해를 입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 6월에는 보충병력이 충원되었는데 문제는 이들이 배를 타던 선원이나 물류 전문가 등 지상 전투 경험이 전무한 인력들로 채워지면서 이젠 정예군이 아닌 그저 그런 수준의 혼합 부대 형태로 변모해 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니 전투력은 훨씬 저하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식량과 연료 보급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부대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이유로 7월에는 흐라코베 마을에서 있었던 교전에서 큰 손실을 입었으며, 8월에는 우크라이나군에게 기습공격을 당하면서 병사 100명가량이 추가로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9월 하르키우 포위전에서 패퇴하며 전투를 마무리했다고 우크라이나군 측은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들 러시아 정예부대가 마지막 전투에서 대부분의 장교가 죽거나 다쳤고,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여단의 탱크 32대와 차량 100대를 포함한 군 장비 70%를 파괴되거나 우크라군에 노획되었다고 설명했다.


제200여단의 전체 사망자 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여단 주둔지인 러시아 무르만스크 주지사는 5월 중순 병사 3명과 장교 1명이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했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거짓 정보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난 8월 무르만스크 당국은 총 1천274명의 학생이 우크라이나전에서 사상한 부모를 둔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무료급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발표한 것으로 보아 사망자도 그 수준에 이르는 것이 아닌가 추정해 볼 수 있다. 다시말해 우크라이나군이 추정하는 제200여단의 피해 숫자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제200여단은 러시아군의 다른 부대들보다 훈련, 장비, 전투경험면에서 두드러진 부대로 평가됐지만 전쟁 이후 손실의 규모를 고려하면 제대로 된 전력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유럽 군 당국 관계자는 “전투력이 남아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최강 부대는 왜 이렇게 처절하게 무너졌을까?]


WP는 이렇게 러시아 최강의 정예 전투부대가 완전히 무너져 내린 이유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배후 세력의 고질적인 부패, 전략적 오산, 아군과 적군에 대한 전투력 파악 부재 등 정보 작전의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러시아군의 부패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는 이들에게 지급된 군수물자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WP는 “지난 2월 이들에게 지급된 무기들은 형편없이 낡았거나 성능도 별로인 무기들로만 채워져 있었다”면서 “심지어 소속병사들은 여단의 전투준비 상태가 끔찍하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의해 징집된 한 병사는 제200여단에 투입된 후 “이 부대에 지급된 헬멧은 1941년산으로 아주 낡았으며 전투용 조끼도 방탄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면서 “징집된 자신들을 훈련시키지도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WP는 밝혔다.


정말 문제가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최정예 부대인 200여단의 부대원들에게 애국심이란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자신들이 왜 우크라이나에서 싸워야 하는지에 대한 의식조차가 없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초기 우크라이나 공세를 지휘한 러시아군의 올렉산드르 시르스키(Oleksandr Syrsky) 대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200연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그들은 전투할 의지가 거의 없었으며 아주 잘 도망쳤다“고 회고할 정도였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전 이전 제200여단을 찾은 서방 전문가들에 따르면 “병사들은 부대의 정체성과 임무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않았고, 2020년에는 부대 윗선의 방임과 비리를 폭로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고 WP에 전했다.


WP는 이어 “또다른 폭로영상에서는 사령관이 보급품을 훔치고 전투여단의 차량용 연료를 외부로 빼돌리는 일들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이러한 군부대내 부패가 최강부대였던 200여단의 사기와 결속력을 떨어뜨린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난 2월 우크라이나전에 투입된 제200연대 병사들에게 제대로 보급품조차 지급해 주지 않았고, 심지어 먹을 식량 조차 제대로 주지 않아 우크라이나의 상점들을 약탈할 수밖에 없었다. 연료도 제대로 배급되지 않아 부대가 상부의 명령에 신속히 움직이면서 작전을 수행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것이다. 그러니 전투에서 수많은 병사들이 전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예부대 재건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제200여단은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재건을 할 수 있을까? WP는 이에 대해 “이 부대는 지난 9월 이후 사실상 와해되었다”면서 “장비의 약 70%도 파괴되거나 노확된 상태이고, 막강한 전투병력의 재충원은 현재 상태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제92기계화여단 사령관 파블로 페도센코(Pavlo Fedosenko) 대령도 WP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200여단에 남아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이 부대의 명성은 이미 끝났다”고 진단했다.


서방의 군사전문가들도 “제200여단의 고급장교와 핵심 전투병사들이 사망한 상황에서 이 부대를 다시 재건하려면 앞으로 수년이 걸려야 할 것”이라 내다봤다.


['사면초가' 푸틴, 군사령관들 소집]


이렇게 러시아군의 전쟁 수행 능력 자체가 의심받는 상황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군사령관들을 불러 모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작전 방향에 관해 의견을 수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는 푸틴 대통령이 최근 연례 공식 행사 참석을 줄줄이 취소하는 등 두문불출, 전황 악화와 맞물려 신상을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16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등 10여 명의 군사령관들을 소집해 “우리는 작전 방향과 관련해 지휘관들의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며 “즉각적으로 필요한 작전과 중기적인 작전에 관해 제안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16일 지휘 본부에서 군사령관들과 온종일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만큼 푸틴이 다급하고 또한 동시에 답답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푸틴의 핵심 지지층들에게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이라 이를 돌파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뾰쪽한 수가 없는 푸틴에게는 하루 하루가 가시방석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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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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