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의 최정예 전력 중 하나인 '제200독립기계화보병여단'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이후에 피해가 커지면서 전투력을 크게 상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 당국으로부터 여단 내부 문서를 입수해 제200독립기계화보병여단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이후 지난 5월 1400~1600명 수준이었던 병력이 892명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남은 병사 가운데 21명은 입원중이고, 6명은 실종됐다. 9명은 전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단장은 전쟁에서 중상을 당해 치료를 받다가 병원으로 이송됐다.
핀란드 정보기관 수장이었던 페카 토베리는 "그들은 충분한 병력이 없이 지원군에 의존하면서 겨우 60%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싸우기를 거부하는 병사들이 있고, 실종된 병사도 있다. 이 모든 것은 전쟁이 끔찍하게 잘못됐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제200여단은 평시에는 러시아와 노르웨이 국경 인근 무르만스크주 스파르타 기지에 주둔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열강들을 방어하고 러시아 북부 함대가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중간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부대는 올 1월 훈련을 한다는 명목으로 국경으로 향한 제200여단은 2월24일 우크라이나로 진입했다.
제200여단은 매복 공격을 받고 하루에도 수십명의 사상자가 생겨났으며, 탱크와 이동식 로켓포 등 장비가 파괴되거나 버려졌다.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부대가 큰 피해를 입은 것이다. 또한 식량과 연료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월에는 선원, 물류 전문가 등 지상 전투 경험이 전무한 병사들이 보충되면서 사실상의 '혼합 부대'가 됐다. 여기에 동원령에 의해 입대한 징집병들이 채워지면서 상태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7월에는 흐라코베 마을에서 있었던 교전에서 큰 손실을 입었으며 9월 하르키우로 집중된 우크라이나군의 공세에 패퇴했다.
제200여단은 러시아군의 다른 부대들보다 훈련, 장비, 전투경험면에서 두드러진 부대로 평가됐지만 전쟁 이후 손실의 규모를 고려하면 제대로 된 전력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유럽 군 당국 관계자는 "전투력이 남아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WP는 "제200여단이 붕괴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호하는 세력의 고질적인 부패, 전략적 오산, 자국 군대와 적군의 능력을 파악하지 못한 정보 작전의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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