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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의 침묵, 혼돈에 빠진 중국 - 시진핑 최대 치적 선전해 왔던 방역정책 대실패 - '무오류 시진핑 신화'에 금이 가면서 위기 확대될 듯 - 시진핑의 침묵이 중국내 혼란 부추겨
  • 기사등록 2022-12-18 06: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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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의 혼돈 정국에도 침묵하는 시진핑]


갑작스런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로 중국 전역에 코로나 감염 환자가 폭증하면서 대혼란에 빠져 있는 가운데 정작 이러한 상황을 만든 시진핑 주석이 침묵하고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지난달 하순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강력하게 추진하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해 반대 시위가 공산당·시진핑 퇴진 주장으로 이어질 기세를 보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위드 코로나로 급전환해 그에 따른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가타부타 아무 말도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시진핑 주석은 제로 코로나와 같은 몇 가지 정책에 있어서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면서 ’사람을 우선시하라‘는 중국의 위대한 정책이며, 미국 등의 서방세계보다 훨씬 우월한 정책이라고 자랑할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3년 가까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주도해왔기 때문에 당연히 중국의 이번 위드 코로나 전환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2020년 1월 28일 중국을 방문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만난 시 주석이 “우한 폐렴은 악마다. 우리는 악마가 활개 치고 다니게 놔두지 않겠다”는 언급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진핑 주석이 언급 이후 중국은 외부 세계와 차단한 채 '단 한 명의 코로나19 환자도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로 철통 봉쇄 조치를 이어왔다.


분명한 것은 시진핑의 제로 코로나 봉쇄정책은 정치적인 의도도 분명히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3연임을 앞두고 이에 대한 반발을 사전에 억지하고 소요가 아예 일어날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의도적으로 강경한 봉쇄정책을 써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로 코로나 정책 유지를 명분 삼아 쇠사슬로 아파트 주변을 봉쇄한 탓에 수십 명의 인명 피해를 낸 우루무치 화재 사고를 계기로 지난달 동시 다발성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공산당·시진핑 퇴진 주장으로 이어지자 중국 당국은 당황하면서 위드코로나로 급선회했다.


이러한 전격적인 방역 전환은 지난 6일 중국공산당의 최고 핵심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긴급 현안으로 다뤄졌고, 급기야 이튿날인 7일 행정부 격인 국무원이 방역 완화 10개 조치를 발표하면서 전격적으로 제로 코로나를 포기하면서 위드코로나로 급전환했다.


이후 중국 당국은 방역정책 대전환에 대한 설명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관영매체를 내세워 시민들에게 “자신의 건강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지라”고 촉구하는 적반하장격 요구들이 이어졌다. 그렇다고 과거 제로 코로나 정책의 문제점이나 그렇게 서슬퍼렇던 정책을 왜 갑자기 바꾸게 되었는지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도 없었다.


[시진핑은 왜 침묵할까?]


이렇게 나라를 온통 혼란의 도가니로 만들어 놓았으면서도 정작 최정점의 당사자인 시진핑 주석은 왜 침묵하고 있을까?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이 자신의 결정을 뒤집는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 도입을 언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는 그동안 중국 당국이 중국 인민들에게 세뇌시켜 왔던 “시진핑 무오류성”을 뒤엎는 것이기 때문이다.


케이위안 캐피탈의 브룩 실버스 이사도 “시 주석이 새로운 코로나19 정책(위드 코로나)과 거리두기를 함으로써 그에게 닥칠 위험을 회피(헤지, hedge)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 주석 이외에 지난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새롭게 선임된 6명의 상무위원 그 누구도 코로나 정책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탈락한 두 사람만이 이에 대해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퇴임을 앞둔 리커창 총리는 최근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의 고위 관리들을 만난 자리에서 ”열린 중국은 모든 곳에서 온 손님을 환영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또한 그동안 코로나19 방역 최고 책임자로 역시 곧 퇴임하게 될 쑨춘란 부총리가 12월 1일 기자 브리핑에서 “전염병과의 싸움은 새로운 단계에 있다”며 “지금 유행하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위험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 것이 전부다.


이렇게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새로운 상무위원들이 방역정책 대전환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사실 그동안의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에서 공산당 최고 수뇌부의 실수를 인정한다는 것은 대사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것도 시민들의 반대에 밀려 정책을 대전환했다는 인식을 결코 주려 하지 않는다.


만약 시민들의 반 시진핑 시위에 밀려 시진핑의 핵심정책이었던 제로 코로나까지 바뀌게 되었다는 것이 널리 퍼지게 된다면, 그 다음부터 중국 공산당의 존립 자체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진핑의 무오류성 신화가 깨지게 되면 시진핑의 리더십에도 근본적인 문제가 생기게 될 것이다. 중국 공산당에 있어 시진핑의 신화 붕괴는 중국 인민들로부터 불복종과 불안을 일으키는 단초가 될 것이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과 최고 지도부가 코로나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시진핑 결사방어하는 중국]


이런 가운데 인민일보는 15일 1만 1천자가 넘는 1면의 논평을 통해 “시진핑 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발병을 통제하는 중요한 시간을 얻었고 이젠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변이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면서 인민들에게 “국가지도자를 확실히 신뢰하라”고 촉구했다.


인민일보는 이어 “3년간의 노력 끝에 우리는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전면적인 승리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조건, 메커니즘, 시스템, 팀, 의약품을 갖게 됐다”면서 시진핑의 제로코로나 정책을 적극 변호했다.


인민일보의 이러한 논평은 갑작스런 방역 정책 변화에 대해 중국인들이 불안해 하면서 중국 최고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자 서둘러 이를 방어하려는 적극적인 선전전략으로 보인다.


[시진핑의 침묵이 부른 중국내 대혼란]


문제는 이렇게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새로운 최고 지도부가 ’위드코로나‘로의 대전환에 대해 전혀 언급을 하지 않고 있음으로 인해 중국내 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우선 “중국 당국이 언제든 제로 코로나 정책 복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면서 “퇴직 예정 고위직들에게만 총대를 메게 하는 것도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감염자와 사망자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경우 그 책임을 회피하려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의 이런 선택은 지방관리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최고 지도부가 아직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완전하게 방향 전환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로 인식하고, 제로 코로나 정책 철회를 머뭇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의 홍보·선전을 연구해온 미국 조지메이슨대 소속 메르카투스센터의 웨이펑 중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정책 입안자의 명확한 메시지가 없으면 중국 내에서 위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로 인해 경제활동도 제약받을 것”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제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CSI3000 지수는 국무원의 지난 7일 제로 코로나 철회 10개 조치 발표에도 증시에 큰 변화가 없다. 이는 만약 코로나 팬데믹이 내년에 완전히 종식된다 해도 2023년의 중국 경제전망이 어두울 것임을 보여준다.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


문제는 지금 이후 중국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에 대한 우려다. 중국 내 노인 등 취약 계층의 백신 접종률이 낮고 중국이 '애국주의' 차원에서 고집해온 시노팜·시노백 백신의 낮은 효능을 고려할 때, 이런 중국의 위드 코로나 급선회가 사망자 100만 명을 낼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15일(현지시간) 또다른 기사에서 홍콩의 가브리엘 렁(Gabriel Leung) 박사 등이 펴낸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에 대규모의 백신 접종이 없을 경우 인구 백만명당 약 684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모델대로 추산한다면 중국 인구 14억 1000만 명을 기준으로 약 96만 4400명이 사망하는 셈이다.


홍콩에서 식품위생부 차관으로도 지낸 바 있는 가브리엘 렁 박사는 지난 2월초 홍콩의 코로나 확산과 관련한 모델 분석을 통해 홍콩의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경우, 6월 중순까지 약 7000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고 예측한 바 있는데, 실제로는 9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과소평가를 한 것이다.


그런데 가브리엘 렁 박사가 주목하는 것은 전국적인 감염률의 폭발적인 증가가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내 상황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도 있다.


지금 중국은 코로나19 중환자를 치료할 의료시설이 부족하다. 여기에 의약품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당국이 제로 코로나를 펼치면서 워낙 공포심을 심어주었기 때문에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총체적 난국을 맞은 중국, 시진핑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침묵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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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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