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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초유의 사태. 경제공작회의 무기연기 - 시진핑 주재 수백명 모이는 경제공작회의, 감염 우려 - 현재의 중국 상황, 앞날을 도대체 예측할 수 없는 상태 - 지금 상황에서 내년도 경제 예측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평가
  • 기사등록 2022-12-15 06: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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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공작회의 무기 연기, 극히 이례적 조치]


2023년 중국 경제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가장 중요한 연말 행사인 중앙경제공작회의(中央經濟工作會議)를 원래 15일부터 열기로 했으나 이를 무기 연기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13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거세진 탓에 이같이 결정하였으며 언제 열릴지도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이로인해 고강도 경기 부양책도 지연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매년 12월 비공개로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중국 최고위 정책 결정자들과 지방정부 고위 관료, 국영기업 대표 등 수백 명이 참석해, 이듬해 중국의 경제 정책 방향을 정한다. 회의 내용은 마지막 날 관영 매체를 통해 발표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지금껏 단 한 번도 회의 일정이 조정된 바가 없었는데 그야말로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앞서 중앙정치국은 지난 6일 시 주석이 주재한 회의에서 '안정을 우선으로 하되 안정 속에 성장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은 '온자당두, 온중구진(穩字當頭, 穩中求進)'을 내년에도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의 이튿날 중국은 사실상 ‘위드 코로나’를 알리는 10가지 방역 완화 조치를 깜짝 발표했다.


[중국은 왜 경제공작회의를 연기하였을까?]


그렇다면 중국 공산당은 사실상 내년의 경제목표를 정하고 중요한 정책들을 논의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왜 연기하였을까?


(이유 1) 중국내 제어 불가능 수준의 코로나 확산


매년 12월에 중국의 다음해 경제운용 전반을 다루게 되는 아주 핵심적 회의인 경제공작회의를 무기 연기했다는 것은 지금 중국내에 엄청난 사변이라 할 정도의 위기가 닥쳤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일단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을 넘어 폭증하고 있는데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당국자들이 우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통 정신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그 중요한 경제공작회의마저 연기했을 수 있다.


그보다 더 직접적인 이유는 경제공작회의에 중국의 핵심 지도부 수백명이 모여야 하는데 이들에 대한 코로나 집단 감염 우려도 매우 컸을 것이다. 아무리 실내 마스크를 쓴다해도 실내에서 수백명이 회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은 지금 심각하다. 심지어 베이징 소재 의사의 절반 가까이가 확진되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하면서 “티엔탄(天壇)병원에선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은 의사가 양성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요우안먼(右安門)병원에선 가족이 양성 판정을 받아도 정상 출근한다”고 밝혔다.


RFA는 이어 베이징 하이덴(海澱)병원 약 제조실 앞엔 “모든 약사가 병(코로나 19)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일하고 있으니 너그럽게 대해주세요”란 안내문이 붙었다는 내용이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병원이나 약국의 상황이 이렇다면 일반 시민들은 어떨지 짐작이 간다. 베이징 시민 천모씨는 RFA에 “주변 확진자 중에 경증이 비교적 적다. 증상이 심한 친척은 이틀 내내 잠에 취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에 가면 최소 5시간은 기다려야 하고, 해열제는 구하기 어려우며 집에 비상약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대혼란이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갑작스런 방역 해제 이후 코로나 관련 발열 환자가 폭증을 하면서 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에서 대응하기 불가능한 수준으로 확산되어서다. 베이징 보건위원회는 열병을 호소하는 환자 수가 지난주보다 16배 증가한 2만 2000명을 기록했으며, 120 구조 요청은 정점이었던 지난 9일 하루 동안 3만1천 건에 달해 평소보다 6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판정되진 않았지만, 확산세가 크다는 걸 드러내는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Q.1이 출현해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펑파이신문은 14일 중국 방역 당국을 인용해 “중국 내 9개 성(省)에서 BQ.1과 그 하위 변이(BQ.1.1) 49건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웨이보 등 중국의 소셜미디어에서는 "전파력과 독성이 더 강한 '지옥견(地獄犬) 바이러스'가 출현했다"는 글이 확산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최근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사망 사례가 증가한 것은 BQ.1.1 변이 확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현재 접종하는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이 외국산에 비해 효능이 낮다고 하는 데 새로운 변이에는 더욱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그만큼 중국인들에게 불안감이 크게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의 최고 지도부들도 당황하고 있고, 일단 어떤 방법으로든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불안감 확산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으며, 동시에 코로나 확산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게도 중요한 경제공작회의를 무기 연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동시에 겉으로는 말을 못하지만 경제공작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고위 간부들까지도 확진되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래서 회의의 개의 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유 2) 안갯속 중국 경제, 미래가 안보인다!


경제공작회의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갑작스런 제로코로나 해제 이후, 중국 경제의 앞날을 도대체 예측할 수가 없어서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본 뒤에 경제공작회의를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일 것이다.


블룸버그는 14일(현지시간) 또다른 기사에서 “베이징 당국이 갑작스럽게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지했지만 정작 11월 경제지표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인해 경제정책은 앞으로도 더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내 소매 판매가 10월에 비해 11월이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이며 공장생산량 둔화는 물론이고 실업률 역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또한 “베이징을 비롯한 주요 도시들에서 코로나 환자는 더욱 급증될 것”이라 전망했다.


문제는 지금도 경제 상황이 안 좋은데 갑작스런 방역 정책의 변경이 앞으로의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짐작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중국의 방역정책 성패에 따라 경제환경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일단 11월의 경우 코로나 환자 급증 등의 영향으로 소매판매가 최소 4% 이상 감소되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소비자 동향에 중요한 지표가 되는 자동차 판매는 9.5% 급감했으며, 11월에 소매판매를 확대시켰던 광군제 행사마저도 사실상 실패하면서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당국도 그 충격 때문에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판매결과를 이번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여기에 중국의 11월 수출액은 9% 감소했을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이는 2020년 2월 이후 최저치다.


이런 가운데 투자액의 감소도 중국 경제에는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성장엔진은 부동산과 제조 및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좌지우지했는데 이 축들이 흔들리고 있어 미래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1~11월 고정자산 투자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지만 부동산 경기는 전혀 활성화되지 않아 이 역시 중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업률도 상승하고 있다. 조사된 16~24세 실업률은 7월 19.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금도 17.9%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데다 코로나 환자 급증이 추가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러한 현상이 중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모른다. 만약 코로나 환자 급증이 앞으로 일부 예측처럼 전 지역 확산으로 연결된다면, 그야말로 중국 경제는 파국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어서 도저히 지금으로써는 내년 예측치를 말하는 것 자체가 숫자 놀음에 불과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는 14일 “중국의 코로나 환자는 한달내에 정점에 이를 것이며, 이렇게 갑작스런 정책 변화가 기업들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고, 결국 중국경제에 대혼란을 가져다 줄 것”이라 내다봤다.


이렇게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경제공작회의를 연다는 것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초조한 중국, 앞이 캄캄하다!]


중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회의가 미뤄졌다는 것은 그야말로 이례적이다. 특히 이번 회의는 지난 10월 20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한 시 주석이 새롭게 꾸린 공산당 지도부가 주재하는 첫 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는데 그렇게도 중요한 회의가 좌절된 것이다.


중국 당국자들은 내년도 성장 목표를 이미 5%로 정해 놓은 듯 보인다. 현재 블룸버그가 추정한 2022년 올해 추정치는 3.2%다. 그렇기 때문에 방역정책 전환으로 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으면서 5%성장이라는 목표를 삼으려 했는데 지금 그 기반이 다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위기의 중국, 한마디로 대책없는 중국의 본 모습을 지금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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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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