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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인도-중국군 국경서 또 충돌, 2년만에 최대규모 - 중국, 인도와의 관계회복 원하지만 영토 양보 뜻 없어 - 중국의 동서 양쪽에서 모두 협공당할 우려도 있어 - 중국 국경 인근에서 미군과 합동군사훈련, 위력 과시
  • 기사등록 2022-12-14 13: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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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중국군, ‘몽둥이 전투’ 2년만에 또 충돌]


인도와 중국이 국경에서 또 충돌했다. 블룸버그는 12일(현지시간)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州)에서 인도군과 중국군이 충돌했는데, 이는 2020년 이후 2년여만에 처음으로 양국군 사이에 발생한 충돌”이라면서 “지난 9일 일어난 이 사건으로 인하여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양측 군인은 이날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타왕 지역의 국경에서 충돌했는데, 300∼400명의 중국군이 실질통제선(LAC)을 침범하자, 인도군이 이를 막아서면서 충돌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 사건은 인도 현지 언론들을 통해서도 보도가 되었는데, 타임스오브인디아(Times of India)는 “양측 군인 일부가 골절상을 당하는 등 부상을 입었고, 인도군은 6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밝혔다.


더힌두도 소식통을 인용해 “부상 당한 인도군의 수가 20명에 달하며 중국군의 부상자 수는 더 많다”면서 “당시 충돌 현장에 중국군이 600명 정도 있었고, 인도군도 3개 부대를 동원했다”고 했다. 다만, 충돌 과정에서 총기가 사용됐다는 보도는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인도군은 성명을 내고 “(이번 충돌로) 양쪽 군인 일부가 경미하게 다쳤고, 양측은 (충돌 직후) 즉시 해당 지역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후속 조치로 자국군의 사령관은 중국군 측과 분쟁 해결을 위한 회담도 열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13일 “라즈나트 싱 국방장관이 이날 인도-중국군 충돌과 관련해 고위 군사회의를 주재했다”고 전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또다른 기사를 통해 “실질통제선(LAC)을 침범하는 중국군과 드론 및 중국공군의 침범을 막기 위해, 지난 주에 몇 차례 Su-30MKI 제트기를 출격시켰다”면서 “이러한 전투기 출격은 중국군과의 충돌 직전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인도-중국군 충돌 장소의 의미]


그런데 의미있는 것은 양국 군인들이 충돌한 아루나찰프라데시주 지역이 1962년 인도와 중국군간의 대대적인 전투가 벌어진 곳이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대충돌 이후 양국간에는 16차례의 협상이 이루어졌고, 2020년 또 한번의 충돌 이후 주둔하고 있던 병력을 철수시킨 후 안정을 되찾았는데 이번에 또 충돌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지역은 언제든지 또 격렬한 전투가 벌어질 수도 있을 정도로 양국간에 갈등이 심각한 곳이다. 아루나찰프라데시주는 1914년 당시 영국령이었던 인도와 티베트 간 국경 합의를 통해 인도로 편입됐다. 그런데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이 지역 일부를 ‘짱난(藏南, 남티베트)’으로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후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을 벌였지만, 국경을 확정하지 못하고 양측 군이 관할하는 LAC를 경계로 삼게 됐다. 하지만 LAC가 위치한 지역은 해발 3000m가 넘는데다 지형지물 경계가 불분명해 양측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20년 6월에는 중국과 인도 국경 분쟁 지역인 갈완(중국명 자러완) 계곡에서 양국 군인이 몽둥이와 돌을 들고 싸워 인도군 20명이 사망하고 중국군 수십 명이 다치거나 사망했다. 지난해 1월에도 양측이 국경 분쟁 지역에서 충돌해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인도 언론이 보도했다.


[중국, 인도와의 관계회복 원하지만...]


사실 중국은 인도와의 관계회복을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다. 지난 3월 25일에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인도를 방문해 “중국과 인도는 이웃한 양대 고대 문명국가로 28억 인구를 가진 최대의 개발도상국이자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의 대표 국가”라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은 이른바 ‘단극 아시아’를 추구하지 않고, 남아시아 지역에서 인도의 전통적 역할을 존중한다”며 “중국과 인도가 하나의 목소리로 말을 하면, 전 세계가 모두 경청할 것”이라며 협력을 강조했다.


왕이의 이러한 구애에 가까운 발언에도 불구하고 인도측 반응은 냉랭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왕 부장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자 관계 정상화를 요구한다면 내 대답은 ‘아니오. 정상이 아니고 정상일 수 없다’다”라며 “협정을 위반하고 대량의 군대가 그곳(국경)에 주둔하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관계 개선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단지 양국 사이의 신속한 군대 철수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지난 7월 7일에도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양자 회담을 통해 라다크 동쪽 실질통제선(LAC) 인근의 모든 미해결 국경 문제에 대한 조기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이 이 지역에 대한 욕심을 전혀 버리지 않는 상태에서 인도에게만 일방적 후퇴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인도측은 중국이 인도와의 약속을 여기고, 여전히 분쟁지에 군사 시설을 만들고 병력을 파견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거듭 지적하고 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회담에서 일부 지역에서의 철군 성과를 상기시키며, 국경 지대의 평화와 평온을 회복하기 위해 남은 모든 분쟁 지역에서의 완전한 철군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지만, 왕이 장관은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이번에 또 충돌로 나타난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사실 인도와의 국경분쟁을 빨리 종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안해도 미중충돌과 대만 문제로 인해 중국의 동해쪽이 군사적 긴장감으로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서쪽인 인도까지 관계가 비틀어져 있으면 자칫 양쪽에서 모두 협공당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인도와의 갈등을 종식시켜야 하는 외교적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영토 욕심이 지나친 중국은 남중국해를 자신들의 영해라고 주장하듯, 인도와의 국경분쟁에서도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면서 힘으로 굴복시키려 하기 때문에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에도 중국은 2020년의 양국 군사충돌에도 불구하고 접경지에 군사력을 대폭 강화하면서 인도의 심기를 건드렸다. 인도 일간 더힌두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중국군이 인도와의 실질 통제선(LAC)내 접경지 100㎞ 이내 지역에 병력 수용 시설부터 시작해 장거리포, 로켓시스템, 전차, 대공방어망 등 전방위로 군사력을 크게 확충했다.


더 힌두는 이어 “중국군은 LAC를 따라 태양열 및 소형 수력 발전 설비를 구축했다”며 “이를 통해 겨울철 대응 능력을 향상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병력뿐 아니라 각종 무기도 신형으로 교체되거나 성능이 향상됐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1세대 구식 탱크는 3세대로 교체됐고, 탱크의 사격 통제 장치 기능도 업그레이드됐다. 장갑차도 구형 ZBL-08에서 최신형 ZTL-11로 교체됐다. 더불어 대공방어망도 신형으로 확충됐고, 활주로 확장 등 공군기지도 개선됐다.


이러한 중국군의 움직임에 대해 인도군도 다연장로켓포와 브라모스 미사일 등을 LAC 인근에 구축하고 병력과 장비를 확충했다. 맞대응을 한 것이다.


[중국 견제 강화하는 인도]


인도는 핵보유국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중국에 주눅들지 않는다. 특히 인도는 쿼드 가입국가로서 미국과 안보동맹을 맺고 있다. 지난 11월 29일에도 인도군과 미국군이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아우리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아우리는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지대인 실질 통제선(LAC)에서 불과 100㎞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이는 중국군의 공격으로 인도가 위기에 처하게 된다면, 미군도 곧바로 투입될 수 있다는 신호를 중국에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훈련은 미국과 인도의 연례 합동군사훈련 '유드 아브햐스'(워 게임)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지난해 유드 아브햐스가 열린 장소는 미국 알래스카였다. 올해 양국 군은 해발 2천800m의 추운 고산 지대에서 감시망 점검, 부상자 이송, 의료 지원, 드론 대응 등 다양한 훈련을 진행했다.


[중국의 욕심이 스스로를 고립으로 몰고가고 있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는 지난 7월 7일, “시진핑 주석이 적보다 친구를 사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현실은 시진핑 자신의 적극적인 확장주의로 인해 중국은 갈수록 고립의 길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인도의 국경을 침범하면서 일부 영토를 얻었을지 모르지만 이는 소탐대실”이라면서 “시진핑의 오판은 인도를 더욱 부상하게 만들었고, 더욱 강력한 군사적 저항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로써 중국의 안보는 더 위태롭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디 인도뿐이겠는가? 중국의 동부, 서부, 남부 모두 결국 중국의 욕심 때문에 한때는 친구였던 국가들마저도 등을 돌리고 있다.


중국의 노자는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라 했다. ‘욕심이 과하면 멸(滅)을 재촉한다’는 말이다. 시진핑은 자신의 선조의 이러한 경구도 알지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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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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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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