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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에게 무슨 일이? 10년 전통 연말 기자회견 전격 취소 - 푸틴의 기자회견 취소, 패퇴 거듭하는 우크라 전쟁 때문 - :러군 사상자 급증, 경제 위기 때문 기자회견 취소", NYT - 푸틴, 러시아 국민들에게 전쟁 참성 드러나는 것이 두렵다!
  • 기사등록 2022-12-14 06: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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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전황 열세 속 '10년 전통' 연말 기자회견 취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2년 3기 집권 이후 매년 진행해온 연말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해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1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10년만에 처음으로 연말 기자회견을 취소했다고 크렘린궁이 이날 밝혔다”면서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새해 전까지 대규모 기자회견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패스코프 대변인은 연례 기자회견을 취소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않은 채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그래왔듯이 (기자들과) 대화할 기회를 찾길 기대한다”면서 “해외 방문 중에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통령직에 복귀한 이래 매년 12월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수백명의 러시아 국내 기자들은 물론 외신기자 대표들을 초청해 TV로 생중계하는 행사를 진행해 왔었다. 이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정치·경제·사회·군사·외교 등 국정 전반에 대한 수많은 질문에 답해왔다.


통상 4시간 정도 이어져 '마라톤 회견'이란 별명이 붙은 기자회견은 푸틴 대통령이 서방을 향해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창구 역할도 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연말 기자회견 뿐 아니라 통상 연말이나 연초에 진행되는 푸틴 대통령의 대의회 국정연설 일정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다. 또한 소위 ‘국민과의 대화’ 스타일로 열리는 행사 역시 아직까지 개최 여부에 대해 전혀 말을 하고 있지 않다. 이 행사 역시 지난 2001년부터 매년 실시해 오던 것이었다.


[푸틴은 왜 기자회견을 취소했을까?]


그렇다면 푸틴 대통령은 왜 기자들과의 연말 회견을 전격적으로 취소했을까?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에서 지난 10개월 여에 걸친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패퇴하고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전쟁동원령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 등을 의식해 기자회견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도 12일(현지시간) “푸틴이 서방세계를 향한 메시지 전달 창구였던 연례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군의 사상자가 급증하고 경제가 제재로 흔들리는 등 일련의 좌절이 이어진 것이 원인”이라 보도했다.


NYT는 이어 “지금의 러시아 언론 환경은 반 푸틴 세력들을 완전히 문을 닫도록 했고, 해외 언론에 대한 탄압도 심해져 언론의 기반이 지나치게 친(親) 푸틴 성향으로 기울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에게 뼈아픈 질문을 할 경우 생겨날 수 있는 문제들을 고려해 연말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YT는 또 “크렘린궁은 외국 방문을 포함해 정기적으로 언론과 대화한다면서 적당한 해외 방문 시기에 기자들과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푸틴의 외국 방문시 기자들은 풀기자단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연말 기자회견과는 성격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의 기자회견 취소 이유에 대해 현지 정치학자 압바스 갈랴모프는 BBC 방송에 “대통령이 일상적인 일들에 관해선 얘기할 수 있겠지만 국가의 전망과 장기 목표, 발전 전략 등에 대해선 말할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회피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소위 ‘특별군사작전’이라 부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진실이 러시아 국민들 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푸틴 대통령은 불과 며칠 전에도 “우크라이나를 향한 특별군사작전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뜻하는 대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만약 TV로 생중계되는 기자회견을 통해 최소 10만여명의 러시아군이 사망했다는 사실과 또 수를 헤아릴 수도 없는 군인들이 부상당했다는 내용, 헤르손에서 러시아군이 패퇴하면서 전격 철수했다는 소식 등의 전쟁 참상이 질문을 통해 드러난다면 그 후폭풍을 푸틴 대통령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하에 기자회견을 전격적으로 취소하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동안 연말에 진행되던 푸틴의 기자회견은 완전한 ‘보여주기식 쇼’였다. 참석한 기자들은 푸틴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해당 지역 전통 복장을 입고 참석하고, 또 대형 표지판을 흔들면서 시선 붙들기에 노력했었다. 이러한 기자회견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전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온 국민들이 다시한번 확인하게 만들고, 전 국민들의 질문들을 수용하고 또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세과시 및 이미지 메이킹용 행사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진실은 그러한 보여주기 행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요인이 된 것이다.


[의회 연설까지 취소한 이유는?]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남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대의회 국정연설 일정마저도 아직 잡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기자회견이야 그야말로 기자들이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해 푸틴이 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지만, 의회 연설이야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여러 의혹을 낳게 만든다.


그동안 푸틴의 의회 연설에는 관례적으로 러시아의 최고 지도부도 함께 참석했었다. 이렇게 사실상의 러시아 최고 권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새해의 일정과 계획을 발표하는 아주 의미있는 자리인데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 전격 취소와 함께 이 일정 또한 잡지 않고 있다.


도대체 러시아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일단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 랴잔주 랴잔시와 사라토프주 앵겔스시의 군사 비행장 2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의한 대형 폭발이 발생한데 이어, 6일에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쿠르스크주의 비행장이 역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에 불타자 푸틴은 즉각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 그 날이 6일이다.


아마도 이 국가안보회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들을 논의했을 것이다. 푸틴이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한다고 발표했을 때, 러시아내의 분위기는 비장하다 싶을 정도로 분명 이 회의에서 뭔가 대단한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았다. 미국도 이 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러시아 본토 피격에 대한 보복으로 생물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런데 그날 회의 결과는 전혀 공개되지도 않았고, 또한 그날 회의 이후 국가안보회의 관련 사항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는 푸틴이 국가안보회의에 러시아 본토 피격과 관련한 보복책을 꺼냈지만 안보회의 구성원들로부터 묵살당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한마디로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날 이후 푸틴은 국가안보회의는 입밖에도 꺼내지 않고 또다시 핵전쟁 가능성을 꺼내들었다. 푸틴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 전국에 방영된 TV방송에서 “핵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우리는 가장 앞선 핵무기들을 갖고 있지만 이를 면도기처럼 휘두르고 싶진 않다”고 했다. 또 “러시아는 미치지 않았다. 우리는 핵무기 사용을 언급한 적 없다”며 “서방이 핵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불과 며칠전에도 했던 말을 또 거내든 것이다.


이는 그만큼 푸틴에게 지금의 전쟁 현실을 돌파할 카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러시아 최고 지도부내에서 푸틴이 이끄는 전쟁의 방향에 대해 이견이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의회 연설마저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2023년의 러시아 정치 및 경제, 외교 전반에 불확실성이 가득해 푸틴이 뭔가 계획을 제시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예 연설조차 포기하게 되지 않았나 하는 의심도 든다.


푸틴은 이미 외교적으로 완전 고립 상태다. 심지어 G20에 푸틴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G20에 가봤자 완전히 왕따를 당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상들은 푸틴이 올 경우를 대비해 단체 사진조차 찍지 않기로 했다. 푸틴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가 싫다는 이유에서였다.


여기에 러시아 경제는 이제부터 서방진영의 제재효과가 본격화되면서 2023년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소위 세계 제2위의 군사대국이라 말하던 러시아가 이젠 탱크조차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지난 12월 2일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는 “러시아 제재는 통하고 있다.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은 이미 제한되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나빠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이 의회에서 러시아의 미래를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의회 연설 내용 자체가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아 고스란히 족쇄가 되어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뻔뻔하게 대 국민 세뇌용 벌언들만 늘어 놓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푸틴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높을 때나 통용되는 것이다.


이렇게 푸틴은 지금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여기에 권력의 위기까지 그를 조이고 있다.


이런 상황을 딱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것이다.


“대략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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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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