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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혼란에 빠진 중국, “이것도 나라냐?” - 시위에 밀려 무작정 방역 완화, 불안과 혼란 확산 - 다가오는 춘제때 이동인구만 무려 30억명, 대책이 없다! - 커지는 의료붕괴 우려, 대책이 없다!
  • 기사등록 2022-12-13 13: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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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에 밀려 무작정 방역 완화, 불안과 혼란 확산]


며칠 전까지만 해도 숨이 막힐 정도의 철저한 봉쇄 중심의 방역정책을 펼쳐오던 중국이 시민들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반대시위가 잇따르자 돌연 완화했지만 이로인한 혼란과 불안이 중국 전역을 덮치고 있다.



미국의소리방송(VOA)은 12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아무런 예고와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방역 조치를 완화하면서 확진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의료체계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심각한 테스트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금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증명 의무 철회에 이어 '방역 통행증'도 폐지했다. 홍성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들은 “방역 최적화 조치 수행을 위한 국무원 합동 예방 및 통제센터의 요구에 따라 13일 0시를 기해 방역 통행증 서비스를 종료한다”며 “웨이신(위챗), 알리페이 등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더는 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은 이제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때 방역증명서도 필요 없고 마음대로 외출할 수 있지만, 아직도 불안한 마음에 식당이나 군중이 많이 모이던 장소들은 아직도 한산하기만 하다.


반면 해열제, 감기약 등 약품과 항원 진단키트를 사려는 사람들로 약국은 붐비고 있다. 역시 갑작스런 방역완화로 불안한 마음에 스스로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진단키트와 관련된 약들을 사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온라인에서 약품과 진단키트의 가격은 평상시보다 2~3배 이상 급등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의 한 약국 운영자는 “최근 며칠간 고객이 80% 증가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이렇게 불안해 하는 것은 불과 며칠전까지만 해도 제로 코로나 정책만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에서 중국을 구할 길이라고 외쳐온 당국이 1명의 감염자만 나와도 집단 봉쇄를 하고 난리를 치다가 돌연 표정도 바꾸고 말까지 180도 다르게 하는 그 변심에 이해되지도 않고 의구심도 사라지지 않고 있어서다.


심지어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진핑 주석의 금과옥조같은 정책이라고 찬양해 오다가, 지난 11일에는 “중국 당국의 새로운 조치가 앞으로 코로나19 통제를 더욱 최적화하면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중국이 승리하는 길을 열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여기에 당국은 “코로나가 독감과 같으니 안심하라”고 하기도 하고 “코로나19 최신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대다수가 7∼10일이면 특별한 치료 없이도 완치된다”면서 전방위 여론전을 벌이고 있지만, 주민들은 전혀 정부당국을 전적으로 신뢰하지도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불신키우는 중국당국, “코로나 환자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중국 당국의 불신을 더 키우는 것은 방역 완화 이후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급감한 것으로 발표했다는 점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매일 발표하는 자료에 따르면, 중국 본토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방역 완화 이후 연일 감소하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에서도 베이징을 포함한 주요 대도시에서 감염환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국의 이러한 발표는 오히려 불신을 키우는 단초가 되고 있다. 지금 중국 대도시들에서는 PCR검사소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방역정책 완화 이후 모두 철수시켰기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의심 증세가 있어 PCR 검사를 하려고 했지만, 검사소를 찾지 못해 포기했다. 분명히 양성일 것”이라며 “주변에 나 같은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신속 항원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PCR 검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병원에 가도 특별한 처방이 없고, 자가 격리하거나 심한 경우 병원에 격리돼야 하는데 누가 자진해서 매를 벌겠느냐”고 반문했다.


중국의 지방정부들도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PCR검사를 하면서 재정을 악화시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그래서 지방정부들은 대부분의 PCR검사소를 없애버렸다. 당연히 PCR 검사를 하지 않으니 환자수의 집계치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중국 당국은 이를 근거로 코로나 환자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불신의 확산이라는 역작용을 불러오고 있다.


웨이보에는 “방역이 완화돼 유동 인구와 대면 접촉이 늘었을 텐데 신규 감염자가 갑자기 크게 줄었다는 것을 믿을 수 있겠느냐”며 “검사자 수를 이전과 비교하는 등 보정된 통계를 밝히든가, 아예 발표하지 않는 것이 당국의 권위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등의 글이 잇따랐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해온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도 위챗에 올린 글에서 “신규 감염자가 감소했다는 당국의 발표에 대해 누구도 그 진실성을 믿지 않을 것”이라며 “각지에서 실제 상황에서 벗어난 계산 방식으로 감염 수치를 보고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수치를 밝히거나 비공개로 전환하라”고 꼬집었다.


[중국당국, 대책이 있기는 한 것일까?]


문제는 이러한 정부당국에 대한 불신이 가져올 파장이다. 방역같은 문제는 그야말로 국민이 정부당국을 전적으로 신뢰할 때 제대로 된 방역으로 진전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중국의 상황은 불신에 또 불신이 겹치고 있다.


중국인들은 지금 혼돈상태다. 당국이 발표하는 내용도 믿을 수가 없고, 그렇다고 지금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뚜렷한 방안도 없다.


진짜 문제는 병원에서도 마땅한 치료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동안 격리 위주의 방역정책만 펴왔던 탓에, 지금 당장 환자들이 몰려와도 제대로 된 치료책을 구사할 방안이 마땅치가 않다. 더더욱 집단감염에 대비할 아무런 대책도 없다.


일부 중국 네티즌은 “온 가족이 양통구이(모두 양성 진단) 됐다“고 밝혔고 또 다른 네티즌은 ”사무실이 양 우리(모든 직원 양성)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당국은 1주일 정도만 지나면 다 나을 것이라는 말만 한다.


여기에 드는 의문이 있다. 그렇다면 불과 며칠전에는 왜 그렇게 정부당국이 앞장서서 공포감을 조성하고 난리를 쳤던 것일까? 뭐가 두려워서 그렇게 지독한 봉쇄정책을 썼던 것일까?


[커지는 의료붕괴 우려, 대책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확진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병실 부족으로 의료대란 또는 의료붕괴 수준의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의료 병상은 인구 1000명 당 6.7개 밖에 되지 않고, 중환자 집중치료실(ICU) 병상은 10만명 당 3.6개에 불과하다. 특히 집중치료병상(ICU)의 경우 독일 10만명 당 28.2개, 미국 10만명 당 21.6개, 일본 10만명 당 13.8개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이렇게 지금 당장의 코로나 환자들을 치료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열악하다보니 앞으로 닥칠 환자 확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사흘 연휴인 내년 원단(1월 1일)과 일주일 연휴인 춘제(1월 22일) 기간 코로나19 확산이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불과 며칠전만 하더라도 전면봉쇄 중심의 방역정책을 써 왔기 때문에 춘절에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었는데 PCR검사의 전면 해제까지 발표한 마당에 더 이상 춘제때 고향행을 막을 수도 없다. 더구나 지난해에도 고향집을 가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춘제에는 엄청난 인구의 이동이 예상된다.


중국 당국은 이미 춘제 전후인 내년 1월 28일부터 3월8일까지 특별 수송기간으로 잡아 놓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이 기간동안에 누적 이동인구가 약 30억명에 달했다.


그렇다면 중국 당국은 과연 이렇게 엄청난 인구의 이동에 따른 방역 대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중국 당국은 일단 중국산 백신을 집중적으로 투여하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지금 중국내에서 확산되는 코로나 환자들을 보면 그러한 대책이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다.


더더욱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회적 취약 계층을 포함해 월수입이 1000위안(약 18만원) 이하인 6억명의 중국인들이 제대로 된 방역대책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당연히 이들 계층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나?]


도대체 중국은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을까? 한마디로 지나치게 이념적, 정치적으로 방역을 활용해 왔기 떄문이다. 그러다보니 제대로된 방역정책을 펼쳐보지도 못했다. 극단적인 봉쇄만이 유일한 정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대가를 이제야 중국 인민들이 온 몸으로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블룸버그는 12일(현지시간) ”지난 주 중국의 방역정책이 제대로된 준비도 되지 않은 채 갑자기 전환되면서 환자들은 급증하고 있고, 현장에서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지난 3년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두려움을 안겨주었던 중국 당국의 선전이 이젠 역효과가 되어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중국인들을 정말 두렵게 만드는 경고가 나왔다. 중국 국가 합동 코로나19 예방·통제 전문가 그룹에서 활동하는 펑쯔젠 전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대규모 감염 충격의 첫 정점에 도달하면 전체 인구의 60%가 감염되고, 최종적으로는 감염률이 80∼90%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 중국인들은 그저 두렵다. 그렇다고 이 어두움에서 헤쳐 나갈 방도도 없다. 그들이 지금 묻는다. ”이것이 도대체 나라라고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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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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