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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무너진 만리방화벽, 중국인들이 깨어나고 있다! - 리선생 체포에 혈안이 된 중국 공안 - 우회 VPN으로 만리방화벽 무너져, ‘중국 한판 뒤집기’ 시작 - '시진핑 퇴진' 주장나온 중국, "그들이 깨어나고 있다!"
  • 기사등록 2022-12-03 02:11:56
  • 수정 2022-12-03 02: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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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실체 까발리는 '리선생', 공안 혈안됐다]


지금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발하는 이른바 '백지 시위'에 관한 콘텐츠 검열을 강화하고,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 접근을 차단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전 관련 당국들이 이러한 뉴스나 동영상들을 봉쇄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런데도 중국내 주요 도시들의 시위 소식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중국내 시위 현장 동영상과 소식들이 전 세계의 주요 언론들의 머리 면을 장식한다. 도대체 누가 이러한 소식들을 해외에 전파하는 것일까?


▲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은 지난 11월 29일(미국시간) ‘리 선생님은 네 선생님이 아니다’(李老师不是你老师)라는 활동명을 가진 이른바 ‘리선생’을 인터뷰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은 지난 11월 29일(미국시간) ‘리 선생님은 네 선생님이 아니다’(李老师不是你老师)라는 활동명을 가진 이른바 ‘리선생’을 인터뷰했다. 12월 2일 현재 트위터에서 78만 4천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리선생’은 지난 한 달간 공안 당국의 검열을 피해 중국 곳곳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 반대 시위의 현장 영상과 사진을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전하며 일약 유명 인사가 됐다.


그는 요즘 매일 10개 정도의 게시글을 올리는데 그가 올린 동영상과 글들은 미국의 CNN을 비롯해 영국의 가디언 등 서방진영의 언론들과 외신들이 수시로 인용할 정도로 중요한 뉴스 소스가 됐다. 물론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영상들도 많고, 동시에 전통적인 미디어들보다 신속하게 전달하다보니 세계의 언론들이 그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RFA는 리선생과의 인터뷰 첫머리에서 “어떤 이들은 리 선생이 세계의 주요 언론들을 눌렀다고 말하기도 하고 다른 이들은 전 세계가 리선생의 위성 TV를 시청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라고 칭송했다. 그만큼 리선생이 올리는 게시글들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의미다.


리선생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도 원래 네티즌들의 글을 자주 읽고 받아서 올렸는데, 사람들이 제가 그런 활동을 한다는 걸 아니까 이번에 본인 계정과 개인 신분이 털려 공안의 공격을 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이들이 그런 글과 영상을 자신에게 보내왔고, 자신은 그 글과 영상들을 공유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리선생은 이어 “시위가 격렬했던 날에는 1초에 30~40개의 사진과 영상이 들어왔다”면서 “자신은 사람들이 보내오는 사진과 영상을 단순하게 올리지는 않고,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진위를 판단해 올린다”고 했다.


리선생은 또한 “같은 사건을 10명이 보내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한 명만 보낼 경우에는 거짓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름대로의 검증과정을 거친다는 뜻이다.


리 선생은 그래서 지난 11월 28일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과 영상을 보내주실 때 시간, 장소 등 자세한 사항을 같이 보내달라”며 “내가 잘못된 콘텐트를 올리면 수많은 루머가 생성되기 때문에 여러분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글을 공지하기도 했다.


리 선생은 이어 “지난 폭스콘 시위 당시에는 워낙 많은 동영상 게시글들이 제보되면서 잠을 3시간 정도밖에 못잤다”면서 “지금도 억지로 6시간 정도는 잠을 자려고 애쓰고 있다”고도 했다.


리 선생은 최근들어 가장 인상 깊었던 사건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폭스콘 공장 정문에 불을 지르면서 항의 시위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공안과 정면 대치를 하는 가운데 투쟁하는 모습이었고, 두 번쨰는 지난 26일 상하이에서 시진핑과 공산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였는데 그 시위를 보면서 감격했다”고 했다.


그는 “27일 밤 청두에서의 시위는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집단적 항의와 집회가 이어지는 동안 그들 주변에 항상 그들을 보호하는 또다른 무리들이 둘러싸고 있었다”면서 “상하이에서의 시위 현장에서도 공안이 누군가를 체포하려 하면 시민들이 그를 에워싸 함부로 체포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말했다.


리선생은 더불어 “지금 중국인들은 어려서부터 애국교육을 받아 왔기 떄문에 ‘나는 이 나라를 사랑하지만 공산당을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말을 하기 어려워 한다”면서 “중국인들은 이러한 교육탓에 정부에 반대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관과 상충되는 일이라 생각해 왔지만 이젠 시진핑과 공산당을 바꿔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게 됐다”고 분석했다.


리선생은 또한 “중국인들은 그동안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습관을 길러왔다”면서 “어떤 일이 발생하면 위챗을 통해 매우 비밀스럽고 사적인 방식으로 빠르게 전파하는 능력들이 있는데, 그 전파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중국내 소셜미디어들이 이러한 메시지를 퍼뜨릴 수 없기에 자신이 나서서 트위터를 통해 중국내 소식을 전하고 있다”고 말한 그는 “지금 트위터의 중국어 커뮤니티에는 국내에서는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사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중국내에서 정보 통제가 극심하지만 자신은 중국밖의 사람들에게 지금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전파하는 것이 사명이라 느낀다”면서 “자신의 글을 영어나 다른 외국어로 번역해 퍼뜨리는 훌륭한 이들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리선생 체포에 혈안이 된 중국 공안]


이렇게 중국내 상황을 있는 그대로 해외에 전파하는 리선생에 대해 중국 공안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RFA 기자가 리선생에게 “중국의 정치논리에 따르면, 리선생을 외세와 해외 배후세력으로 지목하고 체포하려 할 것”이라 말하자, 리선생은 “자신은 뉴스만 보도하고 중립성, 객관성, 진실성 및 적시 보도의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공안당국은 나에게 뭔가 프레임을 씌우려 애를 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나는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그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내 커뮤니티에서 누군가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기 떄문”이라 했다. 그러면서 “그전에도 이런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체포되면 그 계정이 삭제되곤 했는데 그럼에도 그것들이 불씨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밝혔다.


실제로 그는 트위터 글을 통해 “중국 사이버군이 내 계정을 점점 더 공격하고 게시글을 올리는 걸 방해하고 있다”면서 “공안이 자신의 집에 찾아가 가족에게 자신의 행방을 물어본 일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 “공안을 자처하는 네티즌들이 ‘당신이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으니 죽어라’고 협박한 적도 있고, 이번 시위 기획자가 나라는 허위 사실이 퍼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중국내 거주자들에 의해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 소식이 전 세계로 퍼지자 “중국 공안당국은 지난 11월 28일부터 상하이, 베이징 등의 경찰은 주요 장소, 교차로, 지하철 차량 등에서 행인의 휴대전화를 수색하면서 항의 영상과 해외 소셜미디어 플랫폼, 우회 소프트웨어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이어 “일부 네티즌은 중국 사이버 공간 관리국이 우회 라우터, VPN, 가속기, VPS 및 해외 어플과 같은 ‘방화벽 통과’와 관련된 도구에 대한 심층 정리 및 수정을 요청하는 통지를 며칠 전에 발표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중국 당국이 이렇게 강경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최근들어 중국의 만리방화벽을 우회해 해외 SNS에 연결하는 네티즌들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리선생의 트위터도 바로 이러한 우회 VPN을 통해 해외 뿐 아니라 중국내에서도 엄청나게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리선생의 트위터 내용은 실제 중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가장 신속하게 알려줌으로써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공안당국이 리선생을 찾으려 혈안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당황한 공안당국은 아예 시위 가능성이 있는 이들의 휴대폰을 검열하면서 해킹 앱을 깔은 후 아예 휴대폰에서의 정보교환을 일거수 일투족 감시하고 있다.


[‘중국 한판 뒤집기’가 시작되었다!]


물론 이러한 네티즌들의 움직임이 시진핑 정권을 뒤엎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의미있는 것은 중국인들의 입에서 드디어 ‘시진핑 하야, 공산당 타도’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시사평론가 탕징위안(唐景庭)은 “지금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백지운동'이 중국인의 계몽운동이 되었고, 이를 통해 많은 참여자들의 생각과 관념이 바뀌고 있다”면서 “정부의 가혹한 탄압 속에서 백지운동은 이제 조직적인 거리집회의 형식으로 발전했고, 동시에 SNS를 통해 활발한 정보교환들이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아무리 중국 당국이 어마어마한 정보력과 통제력으로 SNS를 통한 정보확산을 막는다 할지라도 일단 중국의 만리방화벽을 우회하는 정보들까지 차단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중국당국의 정보통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중국의 백지혁명은 결국 세계최강의 국민통제시스템인 만리방화벽을 무력화시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이번 시위를 통해 제로 코로나 정책이나 시진핑 주석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중국인들이 알게 되었다는 것 역시 앞으로의 중국에 상당한 도전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중국은 지금 깨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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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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