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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 물러나라!” 대규모 시위 벌어진 중국 - 신장 우루무치 화재, 방역 이유로 제때 진입못해 엄청난 피해 - 우루무치 소식에 분노한 중국인, 상하이 등지서 대규모 시위 - 카타르월드컵으로 '현타' 오면서 중국인들 부글부글
  • 기사등록 2022-11-28 06: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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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물러나라!” 中상하이서 대규모 시위]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 중국에서 코로나19 봉쇄에 질린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대규모로 번져가면서 중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로이터통신은 27일 “전날 밤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서는 수천 명이 거리로 몰려 나와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의 봉쇄 지역에서 24일 발생한 화재 사고로 10명이 숨진 것에 대해 항의하며 분노를 표출했다”면서 “사고 직후 방역 강화 차원에서 아파트를 봉쇄하기 위한 설치물들이 신속한 진화를 방해했다는 등의 주장이 소셜미디어(SNS)에서 급속히 퍼졌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들의 분노를 촉발한 것은 지난 24일 밤 신장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때문이다. 코로나방역을 이유로 주민출입 통제 방벽에 가로막혀 화재진압을 위한 진입을 하지 못해 결국 2시간 45분만에 불을 진압했고, 이로 인해 주민 10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지고 9명이 부상을 당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공식적인 사망자수는 10명이나 실제 희생자수는 훨씬 많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우루무치시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화재 당시 아파트는 봉쇄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으며, 소방차 진입이 어려웠던 이유는 아파트 앞에 주차된 차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국의 이러한 발표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우루무치는 지난 8월 이후 봉쇄돼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의 이러한 발표 이후 우루무치의 장기 봉쇄 상황에 지친 일부 시민들이 우루무치 정부 앞에서 ‘봉쇄를 해제하라’고 외치며 시위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SNS에 유포됐다.


그런데 이를 이유로 상하이에서 시위가 벌어진 것은 상하이 우루무치중루가 신장 우루무치를 따서 지은 이름으로 위구르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이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이어 상하이의 우루무치중루에서 시작된 항의 시위가 이날 새벽까지 이어졌으며, SNS에 올라온 영상과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주민들은 “우루무치의 봉쇄를 해제하라, 신장의 봉쇄를 해제하라, 중국의 모든 봉쇄를 해제하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시위가 이어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대규모 인원이 “중국공산당은 물러나라, 시진핑은 물러나라, 우루무치를 해방하라”라는 구호가 나왔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로이터는 또한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상하이에서 군중이 '인민에 봉사하라', '우리는 건강코드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고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는 모습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AP통신도 “SNS에 올라온 시위 관련 영상들은 즉시 삭제됐지만,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많은 주민이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 모여 희생자에 대해 헌화하고 '11월 24일 우루무치에서 죽은 이들의 명복을 빈다'는 글과 함께 촛불을 켜 놓았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자오모 씨는 AP에 “약 100명의 경찰이 시위대를 막아섰고 이후 더 많은 버스가 경찰들을 싣고 왔다”면서 “친구 한 명은 경찰에 두들겨 맞았고, 두 명은 최루탄을 마셨다. 경찰은 친구가 끌려가는 것을 막으려는 내 발을 짓밟았다”고 말했다.


다른 시위자 쉬모씨는 “수천 명의 대규모 시위대가 모였다”며 “다만 경찰은 길에 서서 시위대가 지나가도록 했다”고 증언했다.


상하이에서의 이러한 시위는 그야말로 이례적이다. 엄격한 통제 사회 곳곳에서 인내심의 둑이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SCMP는 이와 관련해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시위와 온라인에서의 분노 확산은 코로나 19 통제에 대한 정부당국의 강력한 봉쇄정책에 대해 중국인들이 좌절감을 느끼면서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면서 “중국은 대규모 봉쇄와 PCR검사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과 싸우고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국적인 시위를 유발했던 우루무치시는 28일부터 점차 저위험지역의 대중교통과 슈퍼마켓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는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전면통제를 실시한 지 3개월만이다.


[베이징에서도 대규모 시위 벌어져]


CNN은 26일(현지시간)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 따르면 베이징과 난징을 비롯한 중국 전역의 도시와 대학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베이징대학에서도 수백명의 학생들이 모여 우루무치 화재 참상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쳤으며, 나중에는 시민들이 합세하면서 전통적으로 상징적인 항의를 표시하는 백지를 들고 ‘인권 존중하라’, ‘자유를 달라’ 고 외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수도 베이징에서도 베이징 차오양구 일부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아파트 단지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왜 단지 전체를 봉쇄하는 거냐”라거나 “봉쇄를 결정한 사람이 누구냐”고 따져 물었다.


최근 중국 국무원이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단지 전체를 봉쇄하는 대신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동이나 건물 단위로 봉쇄하는 정책 완화를 발표했는데, 왜 단지 전체를 봉쇄하냐고 주민들이 따진 것이다.


주민들은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물러서지 않았고,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약 1시간 동안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집단행동을 벌였다. 결국 아파트 주민위원회는 단지 봉쇄를 취소했고, 주민들은 이러한 결정을 반기며 서로를 향해 환호와 박수를 보낸 뒤 스스로 해산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광저우, 정저우, 티벳 등 중국 다른 지역에서도 코로나19 봉쇄 조치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시위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당국이 소셜미디어를 통제하고 있지만, 봇물 터지듯 터져나오는 불만을 완전히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의 분노 폭발, 어떻게 이어질까?]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감시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이번 우루무치 사건은 중국인들의 분노에 피뢰침 역할을 하면서 폭발의 단초가 되었다.


SCMP는 이에 대해 “중국내 여론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면서 “중국의 전염병 통제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중국의 엄격한 선전과 가혹한 검열 통제를 조롱하는 글들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SCMP는 “제로 코로나 방역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사망자를 최소화하는 중국 특유의 방역방식이라며 격찬을 했지만 지금은 많은 중국인들이 이러한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제로코로나 정책 때문에 오히려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 비판의 대상으로 떠올랐지만 중국 당국은 그럼에도 제로 코로나 고수를 거듭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신장에서의 사태가 중국인들의 분노를 유발시킨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지난 8월부터 완전 봉쇄가 된 상태여서 집을 떠나는 것도 허용되지 않으며 음식 등의 배달마저도 허락되지 않아 주민들이 굶주리는 등 끔찍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민들은 창문 조차 열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어느 누구와도 접촉을 하지 않고 있음에도 27일에만 신장에서 1000건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그 중 114건이 우루무치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벌써 3달째 집밖출입까지 봉쇄당한 신장지역 주민들의 인내심도 이젠 한계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이젠 농민들까지 항의 대열에 합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농작물 수확도 못하게 하고, 또한 이미 수확된 농산물도 운송차량의 이동을 막으면서 채소 등을 포함한 농작물들이 썩어가는 것을 지켜 봐야만 하기 때문이다.


SCMP는 26일, “허난성 루저우시는 가을 수확을 통해 350만kg의 파, 거의 100만kg의 시금치, 1억 9100만kg의 배추를 생산했지만 이중 90% 정도는 폐기처분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농산물의 폐기는 소비자 물가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수도 베이징 같은 도시의 경우 농산물 유입이 되지 않으면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그래서 베이징 당국이 물류운송 통제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방정부들이 호응하지 않으면서 차량이동은 완전히 막혔고 이로인한 불만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중앙정부는 방역의 완화를 말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정도의 방역완화는 보이지 않고 있어 분노는 날로 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타르 월드컵은 중국인들의 분노를 더욱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CCTV가 중계하는 카타르 월드컵을 보면서 이른바 ‘현타’가 왔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비록 중국이 월드컵에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중국이 카타르월드컵의 경기 용품을 공급하고 경기장과 선수 숙소 등을 건설한 내용을 보도하면서 중국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하지만 마스크도 없이 월드컵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수많은 중국인들에게 ‘분노 유발자’가 되어 중국내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지금 중국인들에게 있어 중국 공산당 정권에 대한 분노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강물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흐름이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표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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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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