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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만 차이잉원 지방선거 참패, 미소짓는 중국 - 대만 지방선거 집권 민진당 참패·국민당 승리 - 민진당, 지방선거임에도 불구 '반중 안보' 카드 전면 내세워 - 중국의 선거개입 의혹도 불거져, 파문 확산될 듯
  • 기사등록 2022-11-28 13: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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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지방선거 집권 민진당 참패·국민당 승리]


차이잉원 총통의 중간평가 무대였던 26일의 대만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진당(민주진보당)이 참패하고, 제1야당인 국민당이 승리했다. 대만연합보가 2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날 단체장을 뽑은 21개 현·시 가운데 국민당 후보가 승리한 곳은 13곳, 민진당 후보가 승리한 곳은 5곳이었다. 이외에 민중당이 1곳, 무소속이 2곳에서 이겼다. 특히 국민당 후보는 6개 직할시 중 타이베이, 신베이, 타오위안, 타이중 등 4곳에서 승리했다.


▲ 대만연합보가 2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날 단체장을 뽑은 21개 현·시 가운데 국민당 후보가 승리한 곳은 13곳, 민진당 후보가 승리한 곳은 5곳이었다. 이외에 민중당이 1곳, 무소속이 2곳에서 이겼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대만 연합보는 “민진당이 1986년 9월 창당 이래로 지방선거 사상 최대의 참패를 했다”고 보도했다.


[지방선거 최대 화제, 타이베이 시장에 '장제스 증손']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대의 화제는 타이베이 시장선거에서 국민당 장완안 후보의 당선이었다. 만 43세로 역대 최연소 타이베이 시장이 되는 장 당선자는 장제스 전 총통의 증손이자 장징궈 전 총통의 손자다. 장징궈 전 총통이 항일전쟁 시기 간호 비서와의 혼외 관계에서 낳은 장샤오옌 전 행정원 부원장(부총리)의 아들이기도 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2015년 대만에 돌아와 국민당 당내경선을 거쳐 지난 2016년 입법위원(국회의원) 당선 이후 재선에 성공했으며, 이달 10일 시장선거를 위해 입법위원을 사퇴하는 배수진을 쳤다.


장 후보는 승리와 동시에 “엄숙한 도전이 시작되었다”면서 “앞으로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함께 타이베이의 번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후보는 국민당 소속이면서도 상당한 반중정서를 내보이고 있다.


특히 타이베이 시장 자리는 대만에서 총통 선거로 가는 '길목'으로 여겨지는 중요 포스트라는 점에서 그가 향후 증조부와 조부에 이어 가문의 세번째 '총통'이 될 수 있을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권여당 민진당은 왜 패배했나?]


그렇다면 집권 민진당은 왜 이번 선거에서 패배했을까?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 선거의 핵심 이슈를 잘못 잡았기 때문이라 지적된다. 지방선거임에도 불구하고 '반중 안보' 카드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홍콩 명보는 27일 “민진당의 참패는 대만 유권자들의 집권당에 대한 견제 심리뿐만 아니라 집권당이 내세운 '반중 안보 카드'의 실패 탓”이라며 “특히 젊은 유권자들이 민진당을 등진 것이 패배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 정부의 부실한 코로나19 방역, 동남아시아 취업 사기와 납치 사건에 대한 미흡한 대응, 8월 중국의 군사훈련 도중 미사일이 대만 영토를 가로지른 사실에 대한 은폐 등 다방면에서 다수의 중년 유권자가 분노했고, 심지어 전통적으로 민진당 지지층인 젊은 층도 등을 돌렸다”고 평가했다.


명보는 또한 “타오위안 시장 후보의 논문 표절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차이 총통이 그를 계속 지지한 것이 지지자들을 실망하게 했고, 지지율이 부진하자 ‘중국에 저항하는 것이 대만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낡은 전략을 다시 꺼내들었으나, 민생 문제와 출마자들의 역량에 집중한 유권자들에게 먹히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민진당 주요 지지층인 고학력 젊은 층이 모여 사는 타오위안과 신주에서도 민진당이 패배했다”는 것이 명보의 설명이다.


이러한 선거 결과에 대해 대만 중국문화대 국가발전·중국대륙연구소 자오젠민 소장은 “유권자들이 차이 정부에 정말로 실망했다”며 “2020년 대만 총통 선거에서는 차이잉원이 2019년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내세워 중국의 위협에 대한 위기감을 조성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반중 전략이 실패했다”고 명보에 설명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대만국제전략연구회 왕쿵이 회장의 말을 빌어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차이 정부를 벌주려 했음을 보여준다”면서 “많은 유권자가 민진당의 일부 정책에 만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유권자들은 차이 정부가 내세운 소위 중국 위협 카드에도 설득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선거개입 의혹도 불거져]


그런데 이날 선거에 중국 당국이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25일(현지시간) “중국 정부 당국이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4곳을 압수수색하고 3명을 체포했다”면서 “중국 당국의 선거개입 의혹은 며칠 전 대만의 최전선 지휘관이 돈을 받고 중국의 대만 공격시 무조건 항복하기로 서약한 사실이 발각된 것과 맞물려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2024년 총통선거에 미칠 영향은?]


이번 선거는 사실상 차이 총통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2024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향방을 읽을 기회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2024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정권 재창출을 도모하는 민진당과 집권 2기 후반에 접어든 차이 총통에게 정치적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명보는 이에 대해 “차이 총통은 직접 출마자들을 선발하면서 그들에 투표하는 것이 자신에게 투표하는 것이라고까지 주장했다”며 “차이 총통은 이번 선거 실패로 향후 2년간 레임덕에 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차이 총통은 선거전 막판 타오위안에서 진행한 유세에서도 “전 세계가 중국의 군사훈련과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 이후에 진행되는 이번 대만 선거를 보고 있다”며 “투표를 통해 대만인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수호 결심을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그런데도 민진당은 21개 현·시 단체장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타이난시와 가오슝시 등 5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친 것이다.


후폭풍은 거세다. 당장 차이 총통이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나는 등 민진당으로선 만만치 않은 후유증에 직면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 동해대 창춘하오 교수는 “국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이겨 2024년 총통 선거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를 토대로 2024년의 대만 총통 선거를 예단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명보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토대로 2024년 총통 선거 결과를 판단하기는 시기상조이며 그러한 판단은 완전히 틀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판단을 하는 이유는 이번 선거 결과가 집권 민진당의 참패였던 2018년 11월 열린 직전 지방선거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당시 야당이던 국민당은 22개 현·시장 자리 중 3분의 2에 달하는 15곳을 차지했고, 민진당은 6곳을 가져가는 데 그쳤다. 그때도 차이 총통은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당 주석에서 물러났으나 2020년 총통 재선에 승리하며 화려하게 당 주석직에 복귀한 바 있다.


중요한 것은 이번 선거가 사실상 큰 쟁점없이 인물 중심으로 치러진 측면이 강하고, 이번 선거와 관련한 대만인들의 주된 관심사가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를 포함한 외부 문제보다는 민생 경제와 코로나19 방역 등 내정이었기에 차이 총통이 제기한 '거대 담론'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집권 민진당은 상당한 과제를 안게 됐다. 우선 2024년 총통선거에 재임한 차이잉원 총통의 후임자를 선출해야만 한다. 그동안 구상으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차이 총통이 후계자를 낙점하고 단일대오로 총통선거를 치르려 했지만, 이번 선거 패배로 차이 총통이 차기 후보 낙점에서 손을 뗄 것으로 보여, 차기 총통 후보 자리를 둘러싼 당내 경쟁 구도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도권' 격인 북부의 타이베이와 신베이 시장을 야당에 내줬다는 것은 민진당에게 주는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반대로 이는 국민당으로선 차기 총통 선거 전망 면에서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국민당은 전통적으로 대중국 관계 면에서 민진당에 비해 유화적이었는데, 대만내 반중여론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해 양안(중국과 대만) 정책에서 민진당 정권과 어떻게 차별화를 모색하게 될지 관심을 끈다.


[대만 선거 결과에 미소짓는 중국]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중국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이 지금의 집권 민진당과는 달리 중국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펑롄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27일, ”이번 선거 결과는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고 잘 살아야 한다는 대만 내 주류 민의가 반영됐다“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대만 동포들을 단결시켜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과 융합발전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양안 동포들의 복지를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만 독립 분열과 외부세력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밝은 미래를 함께 창조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의 미소가 과연 2024년 총통선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국민당내에서도 반중적 정서를 가진 이들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따라서 누가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국민당내 여론 판도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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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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