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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 몰아붙인 미국, "의기투합은 없었다!" - 美·中 정상, 첫 대면 정상회담 "할 말 다했다!" - 중국이 북한 제어 못하면 한반도에 주한미군 증강 - 중국의 대만 침공시 미군이 방어할 것 통보
  • 기사등록 2022-11-16 06: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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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상, 첫 대면 정상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17차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14일 오후 첫 대면 정상회담을 열었다.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두 정상이 직접 만난 것은 처음이다.


두 정상은 이날 발리 무리아호텔에서 오후 5시 30분쯤(현지 시각) 만나 회담을 시작했다. 미 백악관이 공개한 모두 발언 기록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5시 41분 시 주석을 향해 “다시 직접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당신과 나는 오랜 시간 솔직하고 유익한 대화를 여러 차례 나눴으며, 내가 대통령이 된 후에도 그랬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미국은 당신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그게 당신이 바라는 바라면”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만나서 반갑다”고 화답한 후 “당신이 대통령이 된 후, 화상회의와 전화 통화, 서신을 통해 소통을 유지했으나, 그 어느 것도 대면 교류를 대신할 수 없고, 오늘 드디어 우리가 얼굴을 보고 만났다”고 했다.


여기서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가 부통령·부주석이었을 때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한 대목은 많은 의미가 있다. 두 정상은 각각 부통령과 국가부주석이던 2011∼2012년 약 18개월 동안에만 8차례 걸쳐 약 25시간 동안 통역만 대동한 채 단둘이 대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 시 주석과 보낸 시간이 78시간 이상 된다”고도 했다.


그런데 2012년 2월 중국 차기 주석으로 내정된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이 미국을 공식 방문했을 때,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공산당 내부 반(反)시진핑 세력의 쿠데타 음모를 상세하게 설명해 줬다. 당시 상무위원 9명 중 권력 정점에 있던 저우융캉과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 등이 시진핑 부주석이 주석 자리에 앉지 못하게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바로 이 첩보를 시진핑에게 알려줌으로써 귀국한 즉시 이에 대한 소탕하게 됐고, 시진핑은 무사히 주석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결국 지금의 시진핑은 바이든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바이든에게 엄청난 신세를 진 시진핑이 오랜만에 직접 얼굴을 맞대게 된 것이다.


문제는 그런 시진핑이 이젠 미국을 능멸하려 든다고 바이든은 판단하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미 버지니아주 햄프턴 랭글리-유스티스 공군기지를 찾았을 때, “시 주석은 15년 안에 중국이 미국을 압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바이든은 이러한 시진핑의 태도가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이라 생각한 듯 하다. 그래서 바이든은 시진핑과 ‘오랜 친구’라고 말하는 언론의 보도내용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한 것이다. 지난해 6월 바이든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밝히자면 우리는 서로 잘 안다. (하지만) ‘오랜 친구’는 아니다. 단지 순수한 비즈니스(관계)”라고 말했다. 이런 배경을 생각한다면 미국이 지금 왜 중국을 향해 강공을 펼치는지 이해할 수 있고, 또한 이번 미중정상회담이 어떠한 방향으로 흐를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미중정상, 비공개 회동에서 무슨 말들이 오고 갔나?]


3시간여에 걸친 미중정상회담에서 핵심 안건은 비공개 회동에서 다뤄졌다. 두 정상은 하고 싶은 말을 다했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미국은 중국에 원하는 것들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시주석을 윽박질렀고, 중국측은 미국측의 오해를 불식시키는데 전념을 기울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시진핑은 미중관계의 원상회복을 집요하게 바이든에게 요구했다고 정리할 수 있다.


(1) 대만 평화 및 안정 문제


바이든이 시진핑에게 요구한 가장 핵심 사안은 대만에 대한 레드라인을 시진핑에게 제시했다는 점이다. 바이든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하는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미국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강압적이고 점증하는 공격적 행동에 대해 반대한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 현상변경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무력 침공을 포기해야 하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군이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진핑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자 내정이다. 중미 관계에서 넘으면 안 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다. 대만 독립과 양안의 평화·안정은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다”라며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자는 중국의 근본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이 끝난 후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어 “미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지만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2) 북한 미사일 도발 및 핵실험 문제


이번 미중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강력하게 제기한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북한의 도발 이슈였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등 고강도 도발에 대해 “강한 우려를 제기하며 모든 국제사회 구성원들이 북한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아시아태평양 동맹들에 대한 미국의 방어 약속은 철통같다”고 지적했다.


북한 문제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생각은 확고했다. “북한이 도발하면 우리는 방어를 위해 추가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이며, 이는 중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제어하지 않거나 묵인하면 한반도 주변의 미군 전력을 증강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중국측에 전달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제어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물론 바이든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결정할 때 중국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지금 중국은 오히려 북한의 도발을 즐기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경고를 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물론 중국측은 북한의 도발 책임이 미국에게 있다는 식으로 항변했지만 바로 이 문제가 중국측을 가장 당황스럽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미중정상회담 관련 중국 외교부 브리핑에서 이 내용은 완전히 빠져 있었다.


(3) 신장·티베트 등 인권 문제


바이든 대통령은 또 시 주석에게 신장위구르, 티베트, 홍콩에서 발생한 인권 (탄압)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4) 제로 코로나 문제


이번 미중정상회담에서 중국측을 곤혹스럽게 만든 또 하나의 변수가 바로 제로 코로나 문제였다. 회담에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을 향해 리보핵산(mRNA·전령RNA) 백신 사용을 조언했기 때문이다.


옐런 장관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거론하면서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서라도 중국이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측의 이러한 발언은 사실상 중국이 개발해 자국민에 접종 중인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의 무용론을 주장하며 세계의 흐름을 따라오라고 권유한 것이어서 중국측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5) 중국에 대한 제재 및 압박 문제


사실 이번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가장 원했던 것은 중국을 향한 미국의 다양한 제재를 조금이라도 완화시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 주석은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할 의도는 없다”며 “무역전쟁이나 기술전쟁을 일으키고 벽을 쌓고 디커플링(탈동조화)과 공급망 단절을 추진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고 국제무역 규칙을 훼손한다. 그러한 시도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완고했다. 아마도 바이든은 시진핑이 말한 체제 경쟁‘ 발언이 앞으로도 미국과의 패권전쟁을 계속할 것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진핑 체제가 지속되는 한 미국과의 패권전쟁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미국측은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중정상, 의기투합은 없었다!]


미국의 CNN은 1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을 끝낸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중관계를 긍정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전혀 찾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중국과의 갈등을 원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미중간 갈등의 고리를 찾기 위한 시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중정상회담 직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후속 논의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블링컨 장관의 베이징 방문은 아마도 대만문제와 북한도발 문제를 주로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금도 대만해협에 전투기를 수시로 보내 위협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은 분명한 경고를 할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도발에 대해 중국이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한반도와 그 주변에 미군의 군사력을 투사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확실히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방안도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시진핑 3기의 외교사령탑으로 내정된 왕이 외교부장도 아세안 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중국도 노력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제 공은 중국으로 넘어갔다. 중국이 과연 어떠한 대응을 하는가에 따라 미중충돌의 강도도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 예상으로는 중국이 북한에 지렛대 역할을 할 능력도, 의사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정은이 시진핑의 품을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반도 주변에 대한 미군의 확대는 물론이고, 대만 문제 또한 중국 인민해방군의 위협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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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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