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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미국 중간선거 대분석, "레드 웨이브는 없었다!" - 민주-공화 양당 모두 승리하지 못한 선거 - 미 언론들, "최대 패배자는 트럼프" 보도 - 대선 디딤돌 삼으려했던 트럼프 구상 큰 차질
  • 기사등록 2022-11-11 06: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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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총평: “레드 웨이브는 없었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미국의 중간선거가 마무리됐다. 물론 아직 개표가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공화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레드 웨이브’는 없었다. 사실 공화당 지지자들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는 좀 실망스러운 결과로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미국시간으로 9일 자정까지 개표 결과는 상원의 경우 민주당 48석, 공화당 49석으로 과반수선인 51석에는 아직 3석의 결과가 남아 있다. 현재 의석 수는 50:50이다. 지난 상원의원 선거결과와 비교한다면 민주당은 1석을 더 얻었고 공화당은 반면 1석을 잃고 있다.


상원의 경우 아직 개표가 마무리되지 않은 3곳을 살펴보면 78% 개표가 완료된 네바다주의 경우 공화당 49.57%, 민주당 47.48%로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70% 개표가 완료된 아리조나주의 경우 민주당 51.43%, 공화당 46.43%로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예상된다. 또한 개표가 98.2% 완료된 조지아주의 경우 민주당 라파엘 워녹 49.42%, 공화당 허셜 워커 48.52%를 각각 득표했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주법상 50%를넘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하게 되어 있어 오는 12월 6일 재투표를 하게 된다.


하원의 경우, 민주당 184석, 공화당 207석으로 과반수 한계선인 218석을 향해 공화당이 한발 앞서 있다. 현재 의석수인 민주 220석: 공화 212석에 비하면 민주당이 확실한 승리를 향해 가고 있지만 완승을 넘어 ‘레드 웨이브’를 장담했던 것과는 상당히 달라 공화당 지도부를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민주-공화, 어느 당이 승리했나?]


이번 중간선거를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민주당은 선방했고, 공화당은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중도적 보수 성향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레드웨이브가 일어나지 않은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공화당은 좌절하고 있다”면서 “그 원인으로 트럼프의 역할, 후보자의 자질, 낙태문제 등을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WSJ은 오피니언면을 통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실패했다”, “트럼프는 공화당 패배를 자초했다”, “공화당에 대한 트럼프의 책임” 등을 쏟아내며 불만을 표시했다.


역시 보수 성향의 영국 더타임스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사실상 패배했다”고 판단했으며, 블룸버그는 “민주당은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고 트럼프의 경쟁자인 디샌티스(DeSantis)만 환호할 선거결과였다”고 평가했다.


BBC도 “즐거운 밤이 될 것이라는 트럼프의 예상은 빗나갔다”고 진단했고, 결정적으로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은 “레드 웨이브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과 공화당 어느 당도 승리했다고 말할 수 없는 기묘한 선거 결과라고 정리할 수 있다. 특히 미국 대통령의 4년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던 대통령들도 쉽사리 이기지 못해 ‘현직 대통령의 무덤’으로 불린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1934년 이후 여당을 승리로 이끈 건 프랭클린 루스벨트(1934년)와 빌 클린턴(1998년), 조지 W 부시(2002년) 등 세 명밖에 없었다.


[공화당이 ‘레드 웨이브’를 이끌지 못한 이유?]


사실 선거 전만 하더라도 미국의 대부분 언론들은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레드웨이브가 밀어 닥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렇다면 공화당이 그렇게 압승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선거 기간 내내 유권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이슈 중 하나였던 낙태문제가 결국 공화당의 발목을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5개 주(州)에서 치러진 '주법에 낙태권 보호를 성문화하자'는 의견에 대해 찬반 여부를 투표했다. 그런데 결과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낙태권 보장’ 지지가 과반수를 넘었다. 심지어 전통적 공화당 강세지역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이번 중간선거에 낙태 이슈가 투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또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았다. 이를 노리고 민주당은 낙태권을 주제로 광고를 집중적으로 노출했다.


물론 낙태권 이슈는 공화당이 제기한 것이 아니라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의 결정이기는 하지만 공화당이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블룸버그도 “공화당이 낙태권이 갖는 폭발력을 잘못 판단했다”면서 “낙태권은 인플레이션 문제 못지 않게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주제였다”고 비판했다.


[중간선거에서의 트럼프 변수, 어떻게 작용했나?]


사실 이번 중간선거에서의 최대 변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다. 공화당은 후보 예비경선때부터 친트럼프 대 반트럼프 후보의 대결로 굳어지면서 여러 문제들을 낳았다.


문제는 친 트럼프 후보들만 예비후보로 당선되다 보니 이 점이 중간선거에서 패배를 자초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예측들이 나왔다. 심지어 민주당마저도 친트럼프 후보들을 지원하면서 예비경선 통과를 지원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사실 트럼프의 선택을 받은 92%가 경선에서 통과됐다. 이러한 결과는 나중에 친트럼프 후보들의 자질론이 부각되면서 선거 패배를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결국 이러한 ‘트럼프 리스크’가 ‘바이든 심판론’을 덮어버렸다고 정리할 수 있다. 보수 성향의 조평세 박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트럼프가 직접 꽂아넣고 지원한 후보들과 부정선거 주장한 트럼프측 후보들은 거의 다 패배했다”면서 “결국 미국민들은 폭주하는 바이든과 민주당을 견제했지만 동시에 트럼프와 MAGA 세력도 견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평세 박사는 이어 “국민들은 트럼프 백으로만 나선 후보들은 모두 외면했고, 자신만의 브랜딩과 메시징, 인지도가 있는 후보만을 민주당의 대안으로 선택했다”면서 “(트럼프) 견고한 지지층 밖에서는 트럼프 피로현상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WSJ도 10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지지하는 선거회의론자들, 곧 지난 대선의 부정선거 주창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다 패배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레드 웨이브를 가져오지 못한 중요한 이유는 중도층과 무당파 층이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 지지로 돌아섰다는 점”이라면서 “이러한 결과는 결국 트럼프가 중간선거 전면에 나선 것이 주 요인이었다”고 평가했다. 결국 트럼프가 민주당을 살렸다는 것이다.


[트럼프, 2024 대선 도전할까?]


사실 트럼프는 이번 중간선거를 치르는 와중에 공공연하게 2024년 대선출마 의지를 밝히기도 했고, 또 공화당 내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겨냥한 공격 수위를 높이며 독자 노선을 걸었다. 그러면서 오는 15일 중대한 발표를 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폭스 뉴스 및 다른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디샌티스를 겨냥해 “그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는 아주 심하게 다칠 수 있다”며 자신에게 도전하면 그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를 폭로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트럼프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갔다. CNN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거두자 모두에게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고문은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하지 못한) 문제는 후보들”이라며 “그들은 나쁜 후보들이었다”라고 했다. 이번 선거 결과의 책임을 자신이 아닌 개별 후보들에게 돌리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한마디로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트럼프 2기’를 준비하는 디딤돌로 생각했지만 뜻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15일 2024년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무진들은 오는 12월 6일의 조지아주 결선 투표 이후로 미룰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대선 길목을 가로막는 변수들이 또 있다. 지금 공화당 전략가들은 다음 대선에 트럼프를 내세웠을 떄 과연 승리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가 유력 대선 후보이기는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의 경쟁력에서도 밀릴 수 있고, 만약 민주당이 바이든이 아닌 다른 후보를 내세웠을 때 승리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그렇게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당내 일각에서는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대선후보를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는 결코 그럴 생각이 없을 것이다. 여기에 공화당의 딜레마가 있다.


또 하나 변수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뽑혀도 트럼프 일가의 탈세·사기 의혹 등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역시 트럼프가 넘어야 할 고비다.


WSJ은 10일(현지시간) 오피니언란을 통해 “트럼프가 2024년 선거에 출마하게 된다면 대선은 그날로 끝난다”면서 “공화당은 끝장나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트럼프가 이러한 회의론을 어떻게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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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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