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경제 버팀목’마저 무너진 중국 - 중국의 수출·수입이 동시에 감소, 최악 경제상황 보여줘 - 수출부진,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앞으로 예상도 험난 - 중국 경제 전망 어둡게 보는 경제 엘리트들. 진로 고심
  • 기사등록 2022-11-09 06:33:39
기사수정



[中 경제 '버팀목' 수출마저 무너져]


중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마저 지난달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수입 역시 감소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안팎 수요 감소로 수출·수입 증가율 모두 예상 밖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중국의 수출·수입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전 세계 코로나 대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의 수출입 실적이 이렇게 충격적 결과를 기록하게 된 것은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 둔화로 외부 수요가 감소한 데다, 중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과 주택 시장 침체로 중국 내 수요도 위축된 영향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7일, “10월 수출이 2983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10월 대비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9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5.7%였는데 10월 들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것은 로이터가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10월 수출 증가율 예상치는 4.3%, 블룸버그 예상치는 4.5%였는데 이를 훨씬 못 미친 것은 물론 심지어 마이너스로 추락했다는 점이다.


중국의 월간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0년 5월(-3.3%) 이후 29개월 만이다. 이는 중국의 3대 교역국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각각 12.6%, 9.0% 급감한 영향이 컸다. 다만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 20.3% 늘어난 488억달러로 1위로 부상했다.


그런데 이러한 수출 내역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심각하다. 그동안 중국의 주력 수출 모델은 전자제품 등 고부가가치 상품을 미국과 유럽에 직접 선적하는 것이었다. 반면 아세안으로 수출하는 것은 의류, 완구 등 저가 제품은 원재료로 가공무역 형태로 수출한다. 문제는 고부가가치의 대(對)미국·EU 수출이 줄고, 가공무역 스타일의 아세안 수출이 늘었다는 건 주력 수출 모델이 위축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제품별로도 최대 수출품인 PC 등 정보처리장치 수출이 16.6% 급감한 195억달러에 그쳤다. 가전제품이 -25%, TV·오디오가 -13.5%, 조명장치가 -15.7%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러한 중국의 수출 모델 변화는 앞으로의 중국 경제에도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수출 감소의 추이와 시점이다. 중국의 수출은 코로나19 확산을 빠르게 저지한 2020년 하반기부터 호황을 이어왔다. 상하이 봉쇄가 있었던 지난 4월 3.9%로 주춤했다가 다시 두 자릿수로 복귀했다. 하지만 7월 18.0%에서 8월 7.1%, 9월 5.7% 등으로 빠르게 떨어졌다. 특히 연말 선진국 쇼핑 시즌을 앞두고 중국 수출이 둔화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수출 부진이 중국 경제에 주는 충격]


중국에 있어서 수출은 한마디로 중국 경제를 떠받쳐왔던 버팀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와 함께 중국의 3대 성장 축이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섬으로 인해 중국 경제에는 엄청난 충격파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등 전 세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가속과 물가 상승 흐름을 꺾기 위한 금리 인상 정책으로 외부에서 중국산 제품과 원자재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어서 중국 수출이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하기 어렵다.


여기에 중국에서 코로나 감염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일 하루 신규 감염자는 5496명으로 반년 만에 5000명을 넘어섰다. 7일 확진자가 55명이 나온 수도 베이징은 시 대부분을 ‘위험 지역’으로 지정해 시민이 아닌 사람이 베이징으로 진입하는 것도, 시민이 외부로 나가는 것도 금하면서 사실상 봉쇄상태에 들어갔다.


중국에 위치한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 공장이 있는 정저우시의 폭스콘 공장이 있는 산업단지에 대해 지난 2일부터 7일간 폐쇄 명령을 내리면서 아이폰 생산도 중단됐다. 이런 식으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시행에 따른 수시 봉쇄와 격리, 이동 제한 조치 등으로 중국 내 생산에도 차질이 크다.


결국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완화되지 않는 한 수출이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특히 서방세계에서는 10월의 당대회 이후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중국 당국이 ‘정책 고수’를 강력하게 피력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도 사라져 버렸다. 그러다보니 위안화의 통화가치 약세라는 강점 또한 수출에 긍정적 역할을 해 주지 못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10월에도 2.6% 떨어졌지만 수출 감소세를 막진 못했다는 것이다.


사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내의 제조업 경기 지표가 이미 확연한 위축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0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9월(50.1) 대비 하락했다. PMI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지표다.


이렇게 제조업 경기지표의 부진은 중국 각지 코로나 확산으로 상당수 제조업체가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하지 못하는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중국의 수출 부진도 수개월 이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방역 정책에서의 중대한 변화가 올해는 일어나기 어렵다”고 말한 것이다.


캐피털이코노미스트의 지춘 황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의) 수출이 다음 분기에 걸쳐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공격적인 금융 긴축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 소득의 부진이 내년 세계 경제를 불황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10월 수입액 역시 감소했다는 점이다. 해관총서 발표에 따르면, 중국 10월 수입은 2132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10월 대비 0.7% 줄었다. 중국 월간 수입 감소는 2020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러한 수입 감소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 호주, 일본, 대만 등 대부분 지역에서 일어났다.


다만 교역량이 대폭 늘어난 지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였다. 10월 중국의 대러 무역은 수출이 35%, 수입이 36% 증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대러 수출이 4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이렇게 수입이 줄었다는 것은 중국인 소비가 그만큼 움추려 들었다는 뜻이다.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조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며 방역 완화 가능성을 일축하자, 중국인들도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



[중국 경제 전망 어둡게 보는 경제 엘리트들]


이러한 중국 경제의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 글이 8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에 실렸다. NYT는 “그동안 중국의 경제 엘리트들은 자신들은 돈만 벌면 되고, 중국공산당의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계약을 하고 있었다”면서 “그렇기에 중국공산당의 일당독재가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통치하는데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해 왔다”고 했다.


그런데 시진핑의 3연임 확정 이후 절대권력을 확립하고 안보가 경제보다 더 우선시되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중국 공산당을 향한 조그마한 희망마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베이징의 한 기업인은 시진핑 3기의 라인업을 보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밝혔다. 당연히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한다해도 지도부내에 그동안의 전통처럼 견제세력이 존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경제친화적인 온건파들이 다 사라지고 마치 중국을 대기근과 문회대혁명으로 이끈 마오쩌둥처럼 시진핑 주석이 1인 독재의 강력한 지도자로 군림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도체제는 중국 경제계를 불확실성의 세계로 진입하게 만들었으며, 이는 당장 즉각 시장의 반응으로 표출됐다. 중국 주식은 폭락했고 위안화 가치 역시 하락했다.


이러한 상황을 본 경제 엘리트들은 이제 근본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당국의 처벌이 두려워 공개적으로 나서지는 못하지만 이젠 중국에서 모든 것을 접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흐름과 관련해 캘리포니아 클레어몬트 맥케나 칼리지(Claremont McKenna College)의 민신 페이(Minxin Pei) 교수는 “중국의 기업인들은 그동안 경제원칙과 경제적 합리성이 지켜지는 경제주의 시대를 누려왔지,만 이젠 정치가 경제를 압도하는 시대를 만났다”면서 “중국의 기업인들은 이러한 흐름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 진단했다.


특히 시진핑 집권 이후 국가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시장의 역할은 축소되었다. 시진핑은 당과 권력의 기반을 공고히 하느라 민간부문은 방치하다시피 했다. 그러다가 시진핑 2기 접어들면서 이젠 본격적으로 민간경제를 엄격하게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경제를 최악의 상황으로 만들었다.


시진핑의 경제에 대한 개념을 한 눈에 보여주는 것이 지난 당대회에서의 연설이다. 여기서 시진핑은 ‘안보’를 52회, ‘맑스주의’를 15회 언급했는데 ‘경제’는 단 3회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민신 페이 교수는 “시진핑 3기의 라인업은 경제에 대해 관심이 없음을 보여준다”면서 “시진핑은 오로지 권력기반 강화에만 집중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1980년대 자오쯔양(Zhao Ziyang) 전 총리의 보좌관이었던 우궈광(Guoguang Wu)은 “시진핑 체제는 대중에 대한 지배능력은 강화되었지만 통치능력은 감소했다”면서 “이들이 다스리는 중국은 재앙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NYT는 결론적으로 “지난 당대회에서 후진타오를 그렇게 끌어낼 수 있는 정권이라면 중국의 그 누구에게도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러한 역사적 갈림길에서 상당수의 경제엘리트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헤매고 있다”고 밝혔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339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