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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추풍낙엽 러시아군, ‘영웅 사령관’도 쫓겨났다! - 동원병 편성 러 1개 대대, 전선 투입 직후 거의 전멸 - 다급한 푸틴, 중범죄 전과자까지 전투현장 투입 - 푸틴이 '러시아의 영웅'이라 추켜세웠던 사령관도 경질
  • 기사등록 2022-11-08 13:00:03
  • 수정 2022-11-10 07: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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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병 편성 러 1개 대대, 전선 투입 직후 거의 전멸]


그리안해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흔들리고 있는 러시아군에게 대패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지난 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아 하루에 최소 1천명 이상의 전사가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이어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으로 징집돼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투입됐던 러시아군 1개 대대가 배치된 지 며칠 되지도 않아 거의 전멸했다”고 보도해 충격을 주고 있다.


▲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으로 징집돼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투입됐던 러시아군 1개 대대가 배치된 지 며칠 되지도 않아 거의 전멸했다”고 보도해 충격을 주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반정부 성향의 러시아 언론 뵤르스트카(Verstka)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루한스크와 돈바스로 파견된 부대원들이 참호 파기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포격을 받아 570명의 대대원 대부분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이 대대 소속 생존 병사 '아가포노프(Agafonov)'의 말을 인용해 “전체 대대에 고작 3자루의 삽이 있었고 식량은 전혀 없었다”면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참호를 팠지만, 아침에 대포와 헬기로부터 포격과 폭격이 시작됐고, 우리는 그냥 포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고 참담한 상황을 전했다.


이 생존자는 이어 “(우크라이나 측의)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장교들은 그냥 달아나 버렸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또한 “문제의 대대에 소속된 전사자들의 부인들은 ‘남편들이 버림받았다’고 격분했다”고 텔레그래프는 덧붙였다.


러시아 남서부 보로네시에서 촬영된 영상에서 전사자 부인들 중 한 명은 “남편들은 방어하는 사흘 동안 자지도 먹지도 못했고, 달아난 장교들과는 달리 전선에서 도망가지도 못했다”고 억울해했다.


텔레그래프는 “이 같은 정보를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는 없었지만, 러시아 장교들이 병사들을 버리고 도주하거나 동원병들로 구성된 부대들이 괴멸하고 있다는 보고는 더 빈번해졌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21일 그간 '동원령 발령은 없다'던 러시아 정부의 지속적인 발표를 뒤집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30만명에 해당하는 예비역 대상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면서 “그러나 동원된 병사들에게 불과 며칠간의 훈련 후 녹슨 무기만 가지고 최전선에 배치되었다”고 전했다.


[“징집병들은 인간 방패”]


푸틴의 동원령에 의해 징집된 러시아 병사들의 실태는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그 실상이 드러난 바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러시아 독립 매체인 ‘노바야 가제타 유럽’의 보도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징집병의 아내 3명이 남편들이 겪은 최전선의 참혹한 상황을 털어놨다”면서 “러시아 징집병들은 지난 10월 말 아내에게 전화해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열악한 장비를 가지고 참전했고, 죽은 척해서 목숨을 부지했다”고 전했다.


이 징집병들은 9월 말 서부군구 제4근위 전차사단(칸테미로프스카야) 소속인 제423근위기계화소총연대 제6중대와 제7중대에 배치됐고, 징집 3일 만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인 벨고로드에 보내졌다.


여기서 그들은 참호 파는 훈련만 받았고, 지난 10월 중순 소총만 소지한 채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진입 길목인 스바토베 전선에 보내졌는데, 그 이후 아내와 소식이 끊겼다.


지난달 말 마침내 아내와 전화 연결이 됐을 때, 징집병들은 “이곳은 완전히 혼돈”이라고 했는데, 한 병사는 “우크라이나군은 박격포와 드론으로 맹공을 퍼부었는데 나는 소총만 들고 있었다”며 “손가락만 움직여도 드론이 날아와 공격해서 몇 시간 동안 땅에 누워서 죽은 척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병사도 “지휘관도 군 경험이 별로 없는 징집병이었는데 한 명은 사망하고, 한 명은 중상을 입었다”면서 “대부분 고막이 터지고 뇌진탕 증상을 겪었다”고 했다. 이어 “우린 그저 인간방패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더 막장인 것은 살아남은 징집병들이 부상자들을 추슬러 기지로 돌아갔는데, 다시 전선으로 돌아가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한 병사는 “다친 사람만 기지로 들여보내고 몸이 성한 27명에겐 헬멧 등을 주면서 최전선에 가라고 했다”면서 “이런 상태로 싸울 수는 없다고 저항하자 블라디미르 루고보이 장군이 '탈영병으로 간주해 군법회의에 회부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결국 이들은 인근의 폐가에 숨어 간신히 아내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징집병 아내들이 이러한 상황에 대해 러시아 군당국에 답변을 요구하고 나섰는데, 이 들 중 한 아내는 “남편은 징병을 피하지 않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입대했는데 배신당했다”면서 “사람의 생명을 돌보지 않는 나라를 지키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다급한 푸틴, 중범죄 전과자까지 전투현장 투입]


이렇게 강제 징집된 러시아 병사들이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전사하면서 전장의 돌파구를 열지 못하자 이번에는 중범죄 전과자에 대한 군 동원도 밀어붙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국경일인 '국민 통합의 날'을 맞아 친러시아 자원봉사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벌써 31만8천 명을 동원했다”며 “지원자들이 합류해서 그렇다. 지금도 지원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한 직후, “중범죄 전과자에 대한 군 동원을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이날 “군에 지원자가 몰려들면서 동원령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면서 “동원된 이들 가운데 4만9천 명이 전투 임무를 수행 중이고, 나머지는 훈련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갑자기 이번에 범죄자들까지 전쟁에 동원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다.


푸틴의 이런 지시는 자신의 장황한 설명과는 달리 전쟁에 투입할 러시아군의 자원이 고갈되었고, 더 이상 충원하기도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음을 말해 준다.


[러시아 용병기업 와그너도 커밍아웃]


이런 가운데 러시아를 대신해 전 세계 분쟁지역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민간 용병 기업 '와그너'의 러시아 내 첫 공식 본부가 4일(현지시간) 정식으로 문을 열어 주목을 받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5일(현지시간) “그동안 러시아를 대리해 아프리카, 중동 등 국가 분쟁에 개입해 혼란을 조장하고 인권 침해도 저지른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용병그룹 와그너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줄곧 이들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부인해 왔지만 이젠 사실상 공식 러시아군의 부대로 편입되었음을 확인한 셈”이라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자 지난 수년간 베일에 싸인 행보를 보였던 프리고진도 최근 기존 입장을 뒤엎고 자신이 와그너 그룹을 창설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면서 “와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기지를 구축하고, 전장에 투입할 새 용병을 모집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깊숙이 관여해 왔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러한 와그너그룹의 커밍아웃은 우크라이나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러시아군을 돕기 위한 역할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프리고진의 이러한 공개 행보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혼란을 이용해 푸틴 정권에서 보다 공식적인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사태 후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으며, 자신의 요식업체를 통해 러시아 정부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음식을 공급하고 있어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푸틴이 '러시아의 영웅'이라 추켜세웠던 사령관도 경질]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영웅'이라는 칭호를 줬던 군 사령관이 최근 경질됐다. NYT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 중부군관구 사령관인 알렉산드르 라핀(Alexander Lapin)이 최근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에는 영국의 텔레그래프가 “러시아 최고 군사 사령관 중 한 명인 알렉산드르 라핀 소장이 우크라이나에서 그의 군대의 성과에 대한 심한 비판을 받은 후 3주간 휴가를 보낼 것”이라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라핀은 7월까지만 해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영웅'이라고 추켜세우던 인물이었는데, 지난 10월말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전쟁 강경론자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수장과 와그너그룹의 프리고진이 라핀을 ‘무능하다’고 텔레그램에서 공개 비난하면서 경질설이 불거졌다.


당시 라핀을 둘러싼 비난은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밀리던 끝에 요충지인 리만까지 내주면서 나왔다.


러시아군은 지난 9월에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의 고전을 이유로 국방차관과 3성 장군을 전격 경질하기도 했다.


이렇게 러시아군은 지금 혼돈상태다. 최상층 지휘부부터 말단 징집병들까지 아비규환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군대로 전쟁을 치른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것이다. 이것이 푸틴이 지금 안고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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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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