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2-11-02 06:55:42
기사수정


▲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원 인파`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으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를 대응하는 기조가 확 바뀌고 있다.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에 따라 애도 및 사태 수습 기조를 앞세우던 입장에서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실언 논란이 전환점이 되는 모양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자칫 국가적 참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민주당은 참사 직후 정치적 비판을 자제하고 사태 수습을 위한 정부 노력에 협력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금은 무엇보다 사고의 수습에 만전을 기할 때"라며 "정부의 사고 수습과 치유를 위한 노력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도 최고위원회의 뒤 "사고 피해를 수습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해나가는 것이 첫번째이고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유가족 분들과 함께 애도해나가는 것이 두번째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장관과 박 청장의 발언에 대한 비난이 여당에서도 쇄도하자 사고 규명과 책임론 제기에 명분을 얻었다고 판단하고 공세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 이태원 사고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논란이 일자 31일에는 "정확한 사고 원인 나오기 전까지는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해 더 큰 논란을 불렀다.


박 청장도 지난달 31일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압사 사고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MBC 인터뷰에서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며 이태원 핼러윈 행사는 주최 측이 없어 축제가 아니라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의원총회에서 잇따른 실언을 지적하며 "어떻게 정부의 당국자들이 '자신들은 책임 없다'는 얘기만 반복하고 심지어 가족과 친지를 잃고 고통 속에 오열하는 유족들에게 장난하고 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당연히 책임소재를 따져봐야 한다. 그래야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지금부터 이 사고가 왜 발생했는지, 피할 수 있는 사고였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될 때가 됐다"고 엄포를 놓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연일 무책임한 면피용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이 장관은 이미 여당 안에서도 파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라며 "사고 발생 18시간 만에 입장 낸 박 구청장의 '주최자가 없으니 축제가 아닌 현상'이라는 책임 회피성 발언도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기조 변화에 따라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을 담당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를 준비하는 한편 이 장관의 거취 문제를 거론하는 등 후속 대응도 준비 중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이 허용하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모든 사실관계를 저희는 파헤쳐야 한다"며 "그래야 돌아가신 분들도 그나마 덜 억울할 테고 유족들의 마음을 그나마 조금이라도 우리가 헤아릴 수 있지 않겠냐"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는 국정조사 추진도 언급된다.


한 중진의원은 "행안위 현안질의로 끝낼 수 없다.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런 상황에서 여당에서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이 공세 일변도로 나아가다 참사를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당 내에서 나온다. 한 민주당 인사가 참사와 관련해 정치 공세를 폈다가 비판 여론에 직면한 바 있어서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333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기구독
교육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