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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또 피격당한 러시아의 자존심 -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 마카로프함, 피격당해 손상 심한 듯 - 연이은 흑해함대 공격에 러시아해군 망연자실 - 충격받은 러시아, 곡물협정 중단
  • 기사등록 2022-10-31 13:24:57
  • 수정 2022-11-01 15: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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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흑해 함대에 대한 드론 공격 비난]


러시아의 흑해함대가 또 대대적인 공격을 받아 상당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의 BBC는 29일(현지시간) “러시아 군 당국은 우크라이나군이 크름반도 항구 도시인 세바스토폴의 흑해함대에 대한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군함 1척이 손상되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 BBC는 29일(현지시간) “러시아 군 당국은 우크라이나군이 크름반도 항구 도시인 세바스토플의 흑해함대에 대한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군함 1척이 손상되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 드론은 대부분 격추됐지만, 자국 소해정(기뢰 제거함)이 작은 손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BBC는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어 “러시아군 당국은 이번 공격을 테러라고 규정하면서 이러한 공격의 배후에 영국이 연루되어 있다고 비난했다”면서 “영국의 제73해병특수작전센터의 군인들이 주도했으며, 우크라이나의 니콜라예프의 오차코프 지역에서 작전이 펼쳐졌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BBC는 “러시아 당국은 이에 대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러시아 당국의 비난에 대해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거짓 주장을 퍼뜨리고 있다고 반격했다”고 밝혔다.


세바스토폴은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점령한 크름반도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러시아 흑해 함대의 본거지이다.


[이번 드론 공격으로 인한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


그렇다면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인한 러시아군의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 일단 러시아군은 “소해정(기뢰 제거함)이 작은 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 타스통신은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주지사를 인용해 “오전 4시30분경 세바스토폴만 해역에서 무인항공기(UAE)와 수상 드론 등 공습이 이어졌지만 인근 전문예술대 기숙사 유리창 하나가 일부 훼손된 것 외에 추가 민간 피해는 없다”고 보도했다.


라즈보자예프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흑해함대의 방공시스템이 세바스토폴만 해역에서 공격하는 모든 드론을 격추했다”며 “도시는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우리는 침착하다.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방의 언론들과 트위터 등의 SNS에 올라오는 사진들은 이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손실이 러시아군에게 있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는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해군이 그동안 수개월 동안 공격 목표로 삼았던 러시아 해군의 순항미사일 운반선인 프리깃함 마카로프(Makarov) 또는 호위함 어드미럴 에센(Admiral Essen)함이 무인 수상정에 의해 공격을 받는 영상을 공개했다”면서 “이들 러시아 함정들이 직접 공격을 받는 장면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동영상 대로 공격을 받았다면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전문가인 마이클 맥카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최대 4척의 러시아 군함을 파괴하기 위해 무인수상정을 통한 공격을 감행했으며, 지난 4월의 흑해기함 모스크바함 침몰이 후 새롭게 기함이 된 어드미랄 마카로프함을 공격해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현지에서 신속하게 전하는 ‘비세그라드24’도 “러시아의 프리깃함 어드미랄 마카로프함이 무인수상정 공격으로 불타고 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전문가인 매티스 넬레스는 “흑해함대의 기함이 공격받았다”면서 “어드미랄 마카로프함은 지난 7월 우크라이나를 순항미사일로 공격했던 바로 그 함정”이라고 밝혔다.


[연이은 흑해함대 공격에 러시아해군 망연자실]


일단 연이어 터져나오는 보도들을 보면 러시아의 새로운 흑해기함인 어드미럴 마카로프함이 공격을 받았으며 그 손상 정도는 상당히 심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러시아 해군은 이 사건의 축소에 급급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의 자존심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흑해는 러시아의 내해(內海)나 다름없다. 우크라이나도 해군이 있었지만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침공해 오자 유일한 호위함을 자침(自沈)시키고, 수병들을 육상 전투원으로 전환해 지상전에 투입했다.


따라서 육상에서는 러시아군들이 하루에도 수백명 이상씩 전사를 했지만 러시아 해군만큼은 흑해를 마음대로 휘젓고 다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까지 봉쇄했다.


그러나 4월 들어서면서 흑해의 상황도 변화되기 시작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임고문은 지난 4월 3일(이하 현지 시간) 자국군이 ‘넵튠’ 지대함미사일로 러시아 해군 호위함 어드미럴 에센에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발표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러시아의 주장은 나중에 사실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세바스토폴 해군기지에서 동형함 ‘어드미럴 마카로프’가 함번을 지우고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등 러시아 측이 어드미럴 에센함 피격을 감추려는 정황이 관측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4월 14일에는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이자 러시아의 자존심이라 부르는 순양함 ‘모스크바’를 미사일 공격으로 격침시켰다. 이 사건도 러시아군은 숨기려 했지만 관련 사진들이 공개되면서 러시아는 큰 충격에 빠졌다. 러시아군은 아직까지 사상자 수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모스크바함 침몰로 해군 장병 3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은 연이어 세 번쨰 타깃으로 러시아 해군 호위함 어드미럴 마카로프를 꼽았고 이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 하원의원이 자국 해군이 보고했다며 마카로프함 피격 사실을 외부에 처음 공개했다. 그리고 인근 해역을 지나던 터키 선박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마카로프함 화재 영상도 인터넷에 퍼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넵튠 미사일 공격을 받은 마카로프함이 치명적인 타격은 입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번에 또다시 공격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러시아 해군의 함정들이 우크라이나의 넵튠미사일에 번번히 당했다는 점이다. 사실 넵튠 미사일은 옛 소련의 Kh-35 ‘우란’ 대함 미사일을 확대 개량한 모델로 그렇게 위력적인 무기도 아니고 최신형 미사일도 아니다.


지난 4월 격침된 모스크바함은 러시아가 한때 세계 최강이라고 자랑하던 3단계 다층 방공 시스템 S-300의 해상형 모델인 S-300F를 탑재했다. 이뿐 아니다. 모스크바함에는 최대 탐지 거리 370㎞인 MR-800 3차원 대공 수색 레이더와 탐지 거리 150km의 MR-700 3차원 대공 레이더도 탑재되어 있다. 그런데도 우크라이나의 구형 미사일에 번번히 당했다.


특히 어드미럴 에센함과 어드미럴 마카로프함은 모스크바함보다 더 강력한 방공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스트(돛대)에는 탐지 거리 230㎞에 달하는 회전식 위상배열레이더 ‘Fregat-M2M’이 탑재되어 있는데다가 각각 3개의 표적을 처리할 수 있는 MR-90 사격 통제 레이더 4개를 통해 9M917M 함대공미사일로 50㎞ 거리에서부터 표적 12개를 동시에 요격할 수 있는 능력도 갑춰져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넵튠같은 구형미사일 정도는 얼마든지 격퇴할 수 있다. 그런데 또 당했다.


그렇다면 막강한 러시아 해군 함정들이 왜 이렇게 당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피격 직전 드론의 교란 작전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모스크바함을 공격할 때도 우크라이나군은 대규모의 드론을 띄웠다. 모스크바함은 당연히 이 드론 공격을 막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 순간을 넵튠 미사일이 노린 것이다.


모스크바함이 이렇게 드론 방어에 정신이 없을 때,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인근 해안에서 모스크바함을 노린 대함 미사일이 발사됐다. 이들 미사일 4발은 사전에 지정된 우회 경로를 따라 미사일 4발이 모스크바함 측면으로 날아갔다. 모스크바함이 뒤늦게 이들 미사일을 발견해 대응에 나서 2발은 격추했지만 나머지 두 발이 좌현 탄약고와 대함 미사일 발사관에 명중하면서 결국 침몰하고 만 것이다.


이번 마카로프함의 피격도 역시 16대의 드론이 공격을 하는 상황에서 폭탄을 싣고 바다를 가로질러 온 무인수상 공격정이 마카로프함과 충돌하면서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마카로프함의 손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BBC는 침몰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사진으로 확인되는 연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마카로프함 피격 직후, 미국 정찰용 무인기인 글로벌 호크가 흑해 중립지역 상공 17㎞ 고도에서 몇 시간 동안 선회했다는 점이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항로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이 무인기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공군 기지에서 이륙해 그리스와 불가리아 영공을 지나 흑해까지 날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마카로프함의 피격 정도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충격받은 러시아, 곡물협정 중단]


이번 흑해함대의 피격으로 러시아는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피격 직후 러시아 국방부는 즉각 우크라이나군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흑해 곡물수출 협정 중단을 선언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세바스토폴에서 발생한 테러로 인해 30일부터 흑해 곡물수출 협상 참여를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흑해가 더 이상 러시아의 내해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젠 막강했던 흑해함대마저도 언제든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대상이 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렇게 러시아군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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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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