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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에 드론 제공한 이란. 후폭풍에 초긴장! - 이란의 드론 제공에 특단대책 준비하는 서방진영 - 오리발 내미는 이란, “우린 러시아에 드론 제공하지 않았다" - 이스라엘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 만나 이란 문제 논의
  • 기사등록 2022-10-28 13: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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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러시아에 드론 제공 했나, 안했나?]


이란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한 드론을 제공했을까, 안했을까? 서방진영이 아른의 드론 수출에 대해 본격적으로 문제 삼기 시작하자 이란이 초긴장상태로 납작 엎드렸다. 그만큼 긴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군은 지난 10월 17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이란제 드론 43대를 투입해 대대적인 공격을 펼쳐 최소 8명이 사망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주력 드론은 이란제 ‘샤헤드-136’이다. 66∼110파운드(약 30∼50㎏)의 탄두를 싣고 목표물이 확인될 때까지 공중에서 대기할 수 있어 ‘선회하는 폭탄’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이에 대해 미국 정보 당국은 이란이 지난 7월부터 ‘샤헤드-136’을 러시아에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러시아군은 이란제 드론임을 숨기기 위해 ‘샤헤드-136’ 부품을 러시아 드론 ‘게란(Geran)-2’로 바꿔 쓰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키이우에 떨어진 드론 잔해에서 그러한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러시아군이 사용한 이란제 드론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CNN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미사일 탑재 드론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한 달간 최소 두 차례 이란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한 “이란 정부가 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UAV를 포함해 수백 대의 UAV를 러시아에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이란의 드론 제공에 특단대책 준비하는 서방진영]


이란의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군의 무기로 투입된 것이 확인되자 미국과 서방진영은 즉각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자폭 드론’ 공격이 일어난 10월 17일 커린 잔피에어 미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잔혹성을 보여주는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러시아가 전쟁범죄와 잔혹행위에 대가를 치르도록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당국자는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이란에 무인항공기나 탄도미사일에 사용될 수 있는 물자를 판매하는 모든 이들을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대(對)이란 수출 규제는 물론이고, 이란을 지원한 제3국도 제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도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이란 제재 논의에 들어갔다. 또한 미국 등 다수 서방국가가 이란의 러시아 무기지원 정황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안건으로 제기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미국, 영국, 프랑스는 이란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게 안보리 결의 2231호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결의는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채택된 것이다.


또한 26일(현지시간)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만나 러시아에 대한 이란의 공격 드론 제공 등 이란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 직전 취재진에게 “이란은 핵무기를 향해 나아가고 우크라이나의 무고한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치명적인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이란의 도전은 오늘 논의돼야 할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공급했다며 이란과 '절연'을 선언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18일 기자회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단교 방안을 정식으로 제안했다”면서 “이란은 양국 관계 파탄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의 공습에 동원된 드론이 이란제 샤헤드-136으로, 관련 증거가 넘친다”고 강조했다.


[오리발 내미는 이란, “우린 모른다!”]


이란의 러시아에 대한 드론 제공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일파만파 확산되자 이란은 즉각 “드론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될 어떤 무기도 러시아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나섰다.


이란의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10월 24일(현지시간) 테헤란 외무부에서 아태뉴스통신사기구(OANA)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 무인기(드론)를 수출한 적이 없으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공동 조사단을 구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사용할 수 있는 어떤 무기나 드론도 러시아에 공급하지 않았다”면서 “만약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질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란의 강력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대응에 혼선도 일어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전날 학계 인사들을 만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에 이란제 드론이 쓰였다는 주장과 관련해 “서방이 이란의 무인기 기술을 인정한 것”이라며 치켜세웠다.


최고지도자의 군사 부문 고문인 야흐야 라힘 사파비 혁명수비대 소장은 “이란군은 과학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강력한 억지력을 확보했다”며 “현재 세계 22개국에서 이란산 드론 구매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이렇게 러시아에 드론을 판매한 적이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유는 이에 대한 후과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란이 드론이나 미사일까지 러시아에 판매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이스라엘은 더 이상 이란의 공격적 행동을 묵과할 수 없게 되고, 동시에 미국이 적극 추진하던 이란 핵합의 포기를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한편, 러시아도 “이란으로부터 드론을 거래한 사실이 없다”면서 “사용 중인 장비는 러시아제”라고 밝혔다.


[이미 이란제 드론을 확인한 우크라이나와 미국]


러시아와 이란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드론에 대해 ‘이란제’가 아니라고 강력하게 부인하는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키이우에 추락한 드론의 실체를 공개했다. 드러난 사진에는 이번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드론이 이란제였음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미국 백악관의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란 외교부가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을 보냈다는 뉴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드론 공급 사실을 부인하자 “이란이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이란의 무기 거래에 대한 제재를 강력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어 “이미 7월부터 이란은 러시아에 드론 판매를 계획했고 (이를 구입한) 러시아가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에게 사용했다는 광범위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도 지난 10월 17일(현지시간) “이란이 무기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는 러시아에 드론을 비롯한 무기와 지원을 해 주면서 이란-러시아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러시아와 이란의 관계 강화는 단지 드론 수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탄도미사일 등의 무기판매로 확대가 될 것”이라 지적했다.


NYT는 18일(현지시간)에도 전·현직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 소속 교관들이 크름반도에 파견돼 러시아군을 상대로 드론 조종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애초 드론 훈련은 러시아가 이란에 인력을 보내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나 처음 투입된 이란제 드론이 조종 실수와 기계적인 문제 등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이란이 교관을 크름반도에 파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이란 교관의 크름반도 배치와 러시아의 강화된 드론 활용 시점이 일치한다”면서 “이는 이란이 이번 전쟁에 깊이 개입돼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꼬리 내린 이란, 내우외환에 납작 엎드려]


이란제 드론 문제로 이란에 대한 제재가 부각되고 당장 이란핵합의 파기와 함께 이스라엘이 이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나서자 이란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0월 15일(현지시간), “미 정보당국이 파악한 바로는 이란은 드론에 이어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파테-110'과 '졸파가르'를 러시아에 인도할 계획이었고, 드론도 추가로 더 공급할 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서방진영의 이란에 대한 강력한 대처로 당분간 그러한 행동은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란은 “이란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은 이란의 히잡시위로 인한 인권탄압을 이유로 이란 당국 및 관련자들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시행할 예정이어서 이란은 내우외환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할 것이다.


동시에 이란으로부터 드론과 미사일 수입을 추진하던 러시아도 또다시 무기구입 통로가 막히면서 전쟁 수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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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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