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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의 만행, 전 세계가 지켜봤다! - 중국 당대회 폐막식, 후진타오 전 주석 강제 퇴장 - 시진핑의 자파 일색 중앙위원 구성에 후진타오 반대한 듯 - 영국언론 "시진핑의 절대권력 추구의 무지비함을 보여줘"
  • 기사등록 2022-10-24 05: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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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대회 폐막식, 후진타오 전 주석 강제 퇴장]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공식 확정짓는 22일의 중국공산당(중공) 제20차 당 대회 폐막식에서 후진타오(胡錦濤·80) 전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행사 도중 전격적으로 퇴장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영국의 BBC는 22일(현지시간)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당대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에서 타의에 의해 회의장을 떠나게 된 것에 대해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면서 “후진타오 전 주석은 그 자리를 고수하기를 원한 것으로 보이는데 왜 그를 회의장에서 내쫓았는지에 대해 여러 의혹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를 비롯한 CNN, 텔레그래프 등의 외신보도들을 종합해 보면, 후진타오 전 주석의 퇴장은 이날 오전 11시 10분(현지시간)경 20기 중앙위원 선출을 마친 뒤 내외신 기자의 폐막식장 입장이 허용된 직후 벌어졌다.


후진타오 전 주석은 맹 앞줄의 시진핑 주석 옆자리에 앉아 있었으며, 그 좌우 옆으로 리커창(李克强) 총리, 리잔수(栗戰書), 왕후닝(王滬寧) 상무위원들이 자리잡았다.


이때 리잔수가 후진타오 쪽으로 머리를 기울여 후진타오의 손을 잡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 시진핑 주석이 진행요원을 불러 뭔가를 지시했다.


그리고 시진핑이 리잔수, 왕후닝 등과 뭔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곧바로 젊은 요원이 들어와 허리를 굽혀 시진핑에게 또 뭔가의 지시를 받은 뒤 후진타오의 뒤로 가 우선 후진타오의 안경을 챙겼다.


이때 리잔수는 후진타오의 문건 파일을 정리했고, 일어나라고 재촉하는 안내요원의 말을 무시하고 후진타오는 시진핑에게 말을 건네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순간 행사요원은 일어서지 않으려고 하는 후진타오를 억지로 힘을 주어 일으켜 세우려 했다. 결국 이 안내원은 후진타오의 안경과 문건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그를 부축하고 주석단 왼쪽으로 퇴장했다.


이 대목에 대해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은 “AFP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행사 관계자가 후진타오에게 접근해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후진타오는 분명히 이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결국 안내원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일어서야만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20차 당 대회 대의원인 당 중앙판공청의 쿵사오쉰(孔紹遜) 부주임도 후진타오의 퇴장을 도왔다. 후진타오는 주석단을 떠나면서 고개를 돌려 시진핑의 등을 치며 말을 건냈고, 시진핑 옆에 앉아 있던 리커창의 왼쪽 어깨를 살짝 잡은 뒤 현장을 떠났다. 그리고 해당 진행요원은 다시 돌아와 시진핑의 지시를 받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와 관련해 RFA 중국어판은 “후진타오는 분명히 타의에 의해 회의장에서 쫓겨난 것처럼 보였다”면서 “후진타오가 일어서면서 시진핑 주석의 파일에 손을 대자 직원들이 황급하게 방해하는 장면도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RFA는 이어 “후진타오가 퇴장할 때 후진타오는 시진핑과 뭔가 대화를 나누고 싶어 했지만 시진핑은 굳은 표정으로 애써 시선을 회피했다”면서 “후진타오는 중앙위원 선출과 3가지 결의안 채택을 앞두고 회의장을 떠나야만 했다”고 보도했다.


RFA는 그러면서 “후진타오가 행사진행요원에 의해 끌려 나갔지만 신체적으로 걷지 못할 정도의 불편함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Dake Kang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후진타오 사건에서 흥미로운 것 중의 하나는 후진타오를 강제로 일으켜 세운 이가 중국 공산당 총무부 부주임 공소순(孔绍逊)이었다”면서 “그는 시 주석의 개인 비서이자 문지기인 딩쉐샹(Ding Xuexiang)의 직속 부하”라고 지적했다. 딩쉐샹은 23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진입해 명실상부한 시진핑 비서실장 역할을 맡게 됐다.


후진타오의 퇴장 문제가 이렇게 국제 이슈화되자 관영 신화사통신은 자정 무렵에 자체 통신망도 아니고 류지원 기자의 트위터를 통해 “후진타오는 최근 요양 중에도 폐막식 참석을 고집했지만, 행사 중 몸 상태가 나빠져 건강을 위해 회의장 옆 휴게실에서 쉬었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이 해명성 공지도 중국어로는 하지 않고 트위터를 통해 오직 영어로만 해명한 것이다. 트위터는 중국에서 접근이 차단되어 있다.


또한 후진타오가 회의장에서 강제 퇴장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은 중국내에서 이미 삭제가 되었고 보지 못하도록 막았다.


[후진타오는 왜 행사장에서 쫓겨났을까?]


그렇다면 후진타오는 왜 당대회 폐막식 행사장에서 쫓겨났을까? 이날 행사는 원래 9시부터 시작되어 중앙위원회 명단 확정 등의 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관례에 따라 이 행사에는 기자들이 방청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 회의 직후 11시부터 기자들의 회의장 입장을 허용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추론은 바로 아침 회의때 시진핑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간에 상당한 이견이 있었다는 것이다. 시진핑이 8월의 베이다이허 합의를 무시하고 자신의 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자 후진타오가 반대했고, 이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중앙위원 명단에 후진타오 전 주석 계열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을 대표하는 인물인 리커창·왕양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이 그렇다고 그동안 중국 정치의 관례였던 칠상팔하 원칙에 걸린 것도 아닌데 돌연 명단에서 제외시켜 버린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기자들에게 공개된 회의에서 후진타오가 공개적으로 중앙위원 명단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현하게 된다면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보고, 아예 후진타오를 회의장에서 쫓아내 버린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또 하나는, 이날 인사와 당헌법(黨章) 개정을 통해 1인 독주 체제를 확립한 시진핑이 당 원로의 간섭을 막기 위한 ‘경고’ 차원에서 후진타오를 강제로 퇴장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시말해 공청단 등 반 시진핑파 세력에게 이번 중앙위원회 등의 시진핑 3기 인선에 대해 불만이 나올 것에 대비해 아예 입막음을 하기 위한 경고 차원에서 후진타오를 회의장에서 쫓아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언론들이 보는 시각은?]


이번 일과 관련해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2일(현지시간) “후진타오의 강제 퇴장은 시진핑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면서 “시진핑의 절대권력 추구의 무지비함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후진타오 강제 퇴장 사건은 시진핑 독재정치를 열어가는 결정적 순간에 오점을 남기지 않으려는 시도였다”면서 “시진핑의 끝없는 권력추구에 방해되는 세력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시 주석이 후진타오가 떠나는 현장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는 장면은 그야말로 비극”이라고 전했다.


또한 중국의 유명 작가로 해외에 망명중인 팡저우즈(Fang Zhouzi)는 트위터에 “후진타오가 분명히 강제로 현장에서 쫓겨났고, 그 이유는 세월이 흘러도 미스터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줄 알았다!”]


시진핑 주석은 23일 앞으로 중국의 권력을 책임질 7명의 상무위원을 발표했다. 그런데 새롭게 선임된 상무위원 면면을 보면 왜 후진타오가 열을 냈으며, 결국 회의장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날 발표된 7명의 상무위원 명단을 보면, 시 주석과 함께 리창·차이치·딩쉐샹·리시 등 시 주석의 측근 그룹인 이른바 '시자쥔(習家軍)' 인사들과 종전 최고지도부에 몸담았던 왕후닝과 자오러지가 포함됐다.


이렇게 되면 시진핑 3기의 상무위원회는 오로지 시진핑파, 곧 시자쥔으로만 구성된 원톱·원팀이라 할 수 있다. 시자쥔이 아닌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과 공청단파 등 다른 파벌은 전멸했다는 의미다. 심지어 공청단 출신으로 차기 총리로 유력하던 후춘화마저도 상무위원에서 탈락했다. 대신 시진핑이 적극적으로 밀던 리창 상하이 당 서기가 내년 총리로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중국의 정치체제는 공산당이 국가보다 우위에 있는 당 중심체제인데 시진핑 3기의 상무위원회 구성은 시진핑이 중국공산당 우위에 있는 완전한 1인체제를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중국의 전통적 정치 지배 체제였던 집단지도체제는 와해되었고, 동시에 7상8하라는 원칙도 완전히 폐기되었다. 오로지 시진핑 주석 중심으로 결정 권한을 집중하는 '집중통일영도' 체제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니 후진타오 주석이 열불을 냈던 것이고, 그로안해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한 시진핑이 후진타오를 회의장에서 쫓아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오로지 열혈 시진핑 충성파로만 중국 지도부. 브레이크 없는 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달려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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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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