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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소모품된 러시아 신병들, “참 무모한 푸틴!” - 아무런 훈련도 없고 준비도 안된 러시아 신병들 - 러 신병은 인간방패, 우크라 투입하자마자 전사 속출 - 속출하는 강제징집 부작용, 러시아내 여론 극히 악화
  • 기사등록 2022-10-18 13: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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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훈련도 없고 준비도 안된 러시아 신병들]


지난 9월 21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부분적 전시동원령을 내리면서 30만명을 강제징집하기로 한 이후 지금까지 23만 여명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이 아무런 훈련도 없이 우크라이나에 투입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17일자(현지시간) 지면에서 “신병의 시신이 담긴 관이 이미 러시아 곳곳에서 목격된다”면서 “신병은 총알받이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동원령을 통해 징집한 신병이 전투에 투입된 지 며칠 만에 속속 전사하고 있다”는 것이 NYT의 보도내용이다.


▲ 뉴욕타임스(NYT)가 17일자(현지시간) 지면에서 “신병의 시신이 담긴 관이 이미 러시아 곳곳에서 목격된다”면서 “신병은 총알받이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NYT는 “러시아 신병의 이 같은 실태를 폭로하는 동영상, 뉴스 등이 널리 퍼지고 있다”면서 “최근 러시아의 동원령에 따라 징집된 신병이 제대로 된 군사 훈련도 받지 않은 채 최전선에 배치되고 전투 물품이나 생활 환경도 열악하다”고 전했다.


NYT는 이어 “신병 일부는 동원된 지 단 11일 만에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으로 배치됐다”면서 “이들 중 한 명은 ‘사격 훈련은 딱 한 번 받았다’면서 ‘당시 탄창은 3개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고 밝혔다.


심지어 “훈련을 한 번도 받지 않고 첫 전투에 투입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전차연대에 배속된 한 신병은 온라인상 동영상에서 신병을 위한 사격 연습은 없을 것이며, 이론 학습도 생략될 것이라는 연대장의 발표가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이어 “9월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발동한 러시아가 국민을 닥치는 대로 징집하고 있으나 막상 이들을 대상으로 한 훈련 체계는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의 전 애널리스트인 글레프 이리소프는 “러시아가 전쟁 중 군사 전문가를 많이 잃었다”며 “이제 신병을 훈련할 사람이 남아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NYT는 또한 “징집된 병사들에게는 기관총도 없고 제대로 된 옷도 없어서 훈련센터 밖의 가족들을 통해 신발이나 방탄조끼, 침낭 등을 공급받고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신병 중 절반은 술에 취해 있고 나이도 많다”면서 “이들을 위해 앰블런스가 대기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온라인상에 올라온 한 동영상에는 완전히 흐트러진 모습의 남성 500명이 러시아 남부 접경 도시인 벨고로드 지역의 기차역에 서 있는 장면이 담겼다. 이들은 특정 부대에 배치되지도 않은 채 식량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탄약도 부족한 그야말로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NYT는 “러시아가 군의 질보다는 양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NYT는 이어 스웨덴 국방과학연구소의 러시아 분석가인 요한 노르베리의 말을 빌어 “러시아가 선택의 기로에 섰다”며 “러시아는 시간을 들여 제대로 된 병사를 양성하며 그동안은 전투에서 패배하는 것을 감수하거나 또는 당장 필요에 따라 낮은 수준의 신병을 전투에 투입하는 것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러 신병은 인간방패, 우크라 투입하자마자 전사 속출]


문제는 이렇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최전선으로 징집병들이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NYT는 전사자의 지인 증언을 보도한 BBC 방송을 인용, “이들이 전투 훈련 없이 ‘인간 방패처럼’ 전선으로 보내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 중부 첼랴빈스크 당국은 13일 군사 훈련을 받지 않은 신병 다수가 전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서방 측 군사 전문가는 “러시아가 구멍 난 병력을 메우는 데 급급한 상태”라고 분석한다. 현재 서방진영이 추정키로는 지난 2월 24일 개전후 지금까지 러시아군은 최소 6만 5천여명, 최대 8만 여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론 부상자는 별도다.


문제는 이렇게 병력이 너무나도 엄청난 손실을 입었기 때문에 푸틴은 30만명의 징집병으로 구멍을 메꾸려 했지만 전혀 훈련도 받지 않은 징집병들이 이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러시아 연방의회의 강경파 의원 안드레이 구루레프에 의해서도 “러시아가 제대로 훈련받은 부대를 전투에 투입하려면 적어도 두 달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된 바 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14일 기자회견에서 신병 1만6천 명이 이미 전투 부대에 배치됐으며, 일부는 5∼10일간의 훈련만 받았다고 인정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징집병들은 전선에 투입되자마자 제대로된 전투 한번 못해보고 전사하기 일쑤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도 지난 14일(현지시간) “새로 동원된 러시아 군인들이 벌써 관에 갇힌 채 돌아오고 있다”면서 “무모한 징집에 대해 크렘린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속출하는 강제징집 부작용]


사실 푸틴의 강제징집 명령은 패착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특별군사작전’을 러시아 안방으로 끌어들이는 우를 범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를 떠난 젊은이들만 무려 35만명을 훌쩍 뒤어 넘는다.



문제는 이렇게 엄청난 인력들이 국외로 탈출하거나 잠적함으로 인해 러시아 경찰과 강제 징집대원들이 모스크바 중심가 등을 순찰하며 예비군 동원령 대상 연령대의 노숙자와 직장인 등을 무더기 징집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 그렇다.


WP는 “경찰과 강제 징집대원들이 이날 모스크바의 한 노숙자 쉼터에서 수십 명을 체포했으며, 지난 13일 새벽에는 한 건설사 기숙사에 들이닥쳐 노동자 200여 명을 끌고 갔다”고 전했다.


WP는 이어 “이들은 아파트 로비를 지키고 서서 징집 영장을 발부하고 사무실 건물이나 호스텔 등을 급습하고 있으며, 카페와 식당 출구를 봉쇄한 뒤 징집 대상자가 있는지 수색하기도 한다”면서 “예비군 동원령을 통한 이런 강제 징집은 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을 촉발해 사회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전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던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같은 대도시 지역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특히 “동원령 발동 후 징집된 병사들의 사망 소식이 들려오고 이들의 시신이 고향으로 들어오면서 반전 여론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강제징집으로 끌려간 청년들의 분노는 훈련소에서도 이어지면서 러시아내의 사회적 문제로까지 부각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5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접경 벨고로드주(州)에 위치한 서부군관구 소속 사격 훈련장에서 총격 사고가 발생해 총 11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은 “이 사격장에는 당시 100여 명의 예비군이 우크라이나 파병을 앞두고 훈련을 받고 있었는데 이들 중 2명이 사격 훈련 중이던 러시아 병사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면서 “총격범 2명은 현장에서 모두 사살됐다”고 보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러시아내의 여론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우선 “러시아에서는 그동안 전쟁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온 부유한 도시 지역 엘리트층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WSJ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러시아 정책 연구 전문가들은 “전쟁에 동원된 사람 대부분 비교적 가난한 지역 출신들이기에 부유층은 그동안 전쟁을 관망해 왔는데, 이들이 동요하기 시작하면서 푸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WSJ에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 독립 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센터가 지난 9월 도시와 농촌 등 50개 지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러시아인 1천6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거의 절반이‘ 푸틴 대통령의 최근 발표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고, 13%는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러시아 관영 여론재단 조사에서도 응답자 1천500명 중 70%가 러시아인 사이에서 만연한 감정은 '불안'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WSJ은 “그동안 많은 러시아인이 푸틴 대통령이 정치적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용인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삶과 러시아의 경제적 번영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정책 분석가들은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런 조사 결과는 지금 러시아의 상황이 급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그리고리 골로소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럽대학 교수는 “많은 사람이 이러한 사태 전환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부에) 실망하거나 심지어 속았다고 느낀다”고 WSJ에 말했다.


러시아 내부가 이렇게 분열되고 있는 반면 서방진영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 대조를 이룬다. 1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고브-케임브리지 글로벌리즘 프로젝트는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22일까지 세계 주요 25개국을 대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대러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영국, 스웨덴, 덴마크에서 70%를 넘었다.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폴란드 62%, 스웨덴 57%, 프랑스, 독일, 스페인, 미국 40∼50%에 달했다.


이러니 서방진영이 푸틴의 전쟁도발에 더욱 더 강력하게 대응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고, 반면 푸틴은 날이 갈수록 외통수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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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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