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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정권 붕괴설 나오는 러시아 - 꽉 막힌 현실 드러낸 푸틴의 기자회견 - 푸틴의 우크라 미사일 보복, 러시아군 한계만 드러내 - 불만 쌓이는 러 이너서클, 정권교체 거론
  • 기사등록 2022-10-16 07: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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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현실 드러낸 푸틴의 기자회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그야말로 앞뒤가 꽉 막힌 현실과 초조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교류 및 신뢰 구축 회의(CICA) 제6차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그야말로 앞뒤가 다 막힌 현실을 인식한 듯 억지 궤변과 변명을 쏟아냈다.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협상 추진과 관련해 담판의 장으로 러시아가 기대했던 미러정상회담에 대해 푸틴은 “다음 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의 이러한 발언은 그동안 러시아가 보여왔던 태도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최근 크렘린 궁은 “미국의 제안이 온다면 G20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 사실상 미국의 정상회담 제의를 기다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한 방송에서 내달 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만남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안을 받으면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러시아측의 대화 제안에 대해 미국은 푸틴과 대화할 의사가 없다면서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머쓱해진 푸틴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G20 참석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사실상 포기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미사일 보복 중단하겠다는 푸틴의 인식]


두 번째 포인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보복 중단이다. 푸틴은 이날 회견에서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더 이상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은 현재로선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8일 크름대교 폭발 사건 이후 10일부터 이어진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습은 당분간 잦아들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푸틴의 보복공격 중단 발언 역시 지금 러시아군이 처해 있는 무기력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사실 이번 러시아군의 미사일 보복은 뭐 하나 제대로 우크라이나의 정곡을 찌른 공격이었다고 말하기 힘들다. 물론 30여명의 인명피해가 있기는 했지만 미사일이 향한 곳들은 대부분 민간인 거주 지역이나 출근길 시민들이었다. 군사적 목표는 아예 도달하지도 않았다.


또 하나, 이번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러시아군의 현실과 실체만 드러냈다. 한마디로 정밀유도미사일은 흔적을 찾기 어려웠고, 과거 소비에트연방 시대에 만들어진 재래식 미사일들이 대거 발사됐다. 지난 3월 미 국방부는 이 재래식 미사일의 실패율이 20~60%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킹스칼리지의 로렌스 프리드먼 교수는 “러시아의 군사적 보복은 뚜렷한 효과도 얻지 못한 무의미한 것이었다”면서 “명중율도 낮은 재래식 폭탄을 쏟아 붓는 것은 단지 소시오패스의 분노 표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혹평했다.


CNN도 14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지난 8개월간의 전쟁을 치르면서 약 6000여 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문제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는 더 이상의 정밀유도 미사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어서 전쟁을 계속 치르기에는 심각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러시아가 지난 8일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대적인 미사일 보복을 개시하자 서방의 전문가들이 모여 러시아의 군수산업 현황을 체크했는데, 지금 러시아의 군수산업은 완전히 문을 닫았으며, 지금은 미사일은커녕 탱크 하나도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사실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30만명 동원령, 2주내 마무리한다는 푸틴]


푸틴의 이날 기자회견 가운데 또 하나 주목할 것은 30만명의 예비군 동원령을 앞으로 2주내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한 대목이다. 현재 크렘린궁은 목표치 30만명 중 22만 2000명 정도가 징집을 완료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푸틴이 말한 예비군들은 이미 전장에 투입되었지만 투입된 인원만큼의 효과는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4일(현지시간) “전장에 투입된 징집병들이 벌써 시신으로 러시아에 되돌아오고 있다”면서 “푸틴이 동원령을 내린 지 3주만에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러시아의 군 블로거들은 푸틴의 징집이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 보여준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텔레그램 채널에서 47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한 블로거가 “모스크바에서 동원된 예비군들이 단 하루 훈련맏고 우크라이나에 보내졌는데, 한 부대의 경우 이들이 속한 연대의 절반 이상이 포격을 받은 후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고 폭로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 블로거는 이어 “동원된 이들은 명령도, 통제도 없이 방치됐다”면서 “우크라이나군과 직접적인 충돌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엄청난 사상자를 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텔레그래프에 “동원된 예비군들이 최전선에 배치되기도 전에 계속해서 타격을 입고 있는데, 이는 한마디로 러시아의 무능함을 드러낸다”면서 “이런 일들로 인해 러시아군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렇게 훈련도, 준비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예비군들을 전쟁터로 내보내니 그야말로 있어서는 안될 일들도 발생한다. 1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총참모부 트위터에는 ‘Z’ 표식이 선명한 러시아군 장갑차가 지뢰 깔린 도로를 질주하다 폭발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시됐다. 1분25초 분량으로 우크라이나 군용 드론이 촬영한 여러 장면을 편집해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영상을 보면, 러시아군의 다목적 장갑차량 MT-LB 한 대가 이동하는 방향 도로 위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설치한 TM-62 대전차 지뢰 10여개의 모습이 육안으로도 선명하게 보인다. 그런데 장갑차 운전병은 정면에 깔린 지뢰밭이 보이지 않는 듯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직진했다. 결국 지뢰를 밟은 장갑차는 굉음과 함께 터졌고, 거대한 불길 속에 휩싸였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한 퇴역군인의 말을 빌어 “대전차 지뢰는 적군 전차 운전병이 볼 수 없도록 땅 밑에 매설한다. 영상 속 상황의 경우 육안으로 볼 수 있음에도 그 길을 갔다”며 “훈련받은 병사가 지뢰를 밟고 가는 경우는 없다. 러시아 군인들이 정상 훈련을 받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했다.


결국 푸틴이 아무리 30만명의 예비군 숫자를 채워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보낸다 할지라도 최소 몇 주에서 몇 개월 정도의 훈련이 필요한 이들에게 아무런 교육도 실시하지 않는다면, 이는 그야말로 집단학살과 다를 바 없는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현실을 푸틴은 모르고 있다. 그저 보내면 뭔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 저 아둔함이 러시아를 이 지경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불만 쌓이는 러 이너서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푸틴의 절망적 판단을 러시아 내의 이너써클들도 다 눈치채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졸전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며 강경파 달래기에 나섰지만 내부 지도층에선 전쟁에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졸전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며 강경파 달래기에 나섰지만 내부 지도층에선 전쟁에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어 “전쟁이 푸틴의 장담과는 달리 장기전으로 흘러가고, 무기들은 재고가 바닥나고 있으며 여기에 푸틴의 인기마저 떨어진데다 서방진영에 의한 제재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과연 푸틴 체제의 존속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WP는 또한 “푸틴의 군사동원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을 이젠 전쟁으로 비화시켰으며, 그 전쟁도 이젠 러시아 안방으로 끌고 들어오는 우를 범했다”면서 “그 징집병들의 시신이 러시아로 돌아오면서 분위기는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WP는 그러면서 세르게이 구리에프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장의 말을 빌어 “푸틴이 보유한 달러도 오는 12월경이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12월이면 완전히 새로운 현실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전했다.


이와 관련해 모스크바의 한 당국자는 WP에 “현 상태에 만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군사적이든 정치적이든 (전쟁에서) 승리는 이제 불가능해졌다는 것이 명확하다”면서 “그렇다고 패배도 불가능하다. 현 상황은 체스의 추크즈방과 같다”고 말했다. 체스에서 추크즈방은 피할 방법이 없어 어쩔수없이 악수를 둬야 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을까? WP는 모스크바의 한 기업가의 말을 빌어 “(핵무기를 사용하면) 푸틴 대통령에게 남는 카드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푸틴이 집권한 20여년간 금기시돼 온 정권교체 필요성까지 거론되고, 심지어 혁명이라는 단어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WP는 전했다.


WP는 그러면서 “정치 시스템이 변화할 시기가 무르익고 있다”면서도 “그게 어떻게 전개될 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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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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