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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결국 휴전협상 카드 꺼낸 러시아 - 러시아내에서도 외면당하는 푸틴, 휴전외엔 대안없어 - 문제는 휴전조건, 우크라는 자국영토에서 러군 전면철수 요구 - 미국도 휴전에 별 흥미없어, 협상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
  • 기사등록 2022-10-15 13:04:32
  • 수정 2022-10-17 10: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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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협상 가능성 거듭 시사]


우크라이나를 향한 미사일 보복을 감행하면서 전쟁의 판도를 바꾸려 했던 러시아의 계획도 산산히 부서지면서 결국 푸틴 대통령이 휴전협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아에 보낸 논평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이 계속되고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협상에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카자흐스탄의 하바르24 TV 채널에서도 “서방이 현재 우리에게 매우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회담이 성사될 전망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휴전협상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최근 들어서 이를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러시아에게는 아주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미 획득했던 우크라이나내의 4개 지역마저도 상실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면서 결국 휴전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어 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기대, 튀르키예와 중국의 지원]


일단 러시아는 휴전협상에 대한 돌파구를 튀르키예(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에서 열어볼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적극적으로 주선할 생각이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는 러시아와의 사전 교감을 통해 나온 말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양국 간 중재안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이들이 튀르키예가 분쟁 해결을 위한 다른 제안을 들고 올 것이라고 한다. 구체적 고려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며 “매우 흥미롭고 유용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회담이 시작되기도 전에 러시아가 엄청난 분위기를 띄운 것은 휴전협상의 진전에 그만큼 목을 매달고 있다는 것이고 그만큼 또 기대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튀르키에와 함께 중국 역시 휴전회담에 적극적이다. 특히 중국은 유럽연합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협상을 주도하고 싶은 의지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휴전 조건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는데 양자가 다 동의할 수 있는 뾰쪽한 수가 없어서 미루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휴전협상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가 바로 튀르키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과도 친분이 있으면서도 나토에 속한 국가여서 중간자적 역할을 하려 한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내의 경제 문제로 수세에 몰려 있어서 국제문제로 국내 정치 분위기 전환을 해보려 하는 욕구도 있다.


또 하나 러시아가 크게 기대하는 것이 미러정상회담이다. 오는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G20정상회담을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간에 휴전협상을 해 보려는 의도를 러시아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미러정상회담이 휴전협상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측면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한 방송에서 내달 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만남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안을 받으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간절히 희망한다는 의사를 미국측에 발신한 셈이다.


그러나 미국측은 공식적으로 다가오는 G20정상회의에서 푸틴대통령과 회담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화상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최근 연이은 미사일 공격을 거론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해왔던 것을 고려할 때, 대통령은 지금 푸틴과 크렘린, 러시아와 평상시처럼 비지니스를 할 때라고 믿지 않는다”며 “대통령은 G20에서 푸틴을 만날 계획이 없고, 정상 차원에서 푸틴과 대화할 계획이 없다”고 확인했다.


[협상의 핵심은 휴전 조건]


그런데 휴전협상이 그렇게 쉽게 진척되지 못할 것이라 보는 것이 바로 휴전의 조건에 있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에 너무나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휴전협상에 관하여 욕심이 있지만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서도 사실상 입을 닫고 있는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9월 20일의 UN총회 연설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위기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품위 있는 길을 제시하기 위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생각은 일단 지금 상황에서 휴전을 먼저 하고 협상을 계속해 가자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을 우크라이나나 미국이 받아들일 리가 없다.


사실상 우크라이나가 내놓고 있는 휴전의 조건은, 1차적으로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전으로 원상회복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쟁을 수행하면서 입은 우크라이나 내의 피해복구를 러시아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로서는 당연한 요구일 것이다. 사실상 러시아가 패전국으로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우크라이나의 기본적 요구다.


이는 미국 또한 같은 입장을 견지한다. 미국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침공한 후 회색전략을 쓰면서 합병까지 마무리했을 때, 미국과 나토국이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것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만큼은 분명하게 러시아의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미국은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사실상 러시아의 패배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러시아군의 실체도 다 파악을 했고,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대리전쟁을 통해 러시아군의 힘을 다 무너뜨렸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는 미국 입장에서는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다. 미군이 한 명도 참전하지 않으면서 러시아를 사실상 몰락시켰기 떄문이다. 이로써 미국은, 러시아는 유럽에 맡기고 오직 중국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이런 상황이기 떄문에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휴전에 대해 매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단 푸틴 대통령과는 결코 협상하지 않겠다는 읩장을 고수한다. 이는 사실상 지금의 전쟁 상황이 러시아의 대패로 마무리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푸틴체제의 종언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렇게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금 우크라이나의 제1 조건인 우크라이나 영토에서의 러시아군 전면 철수를 푸틴이 있는 한 받아들일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어떤 협상도 불가능하다고 선언한 법령에 서명했다. 일단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온 것이다.


[러시아의 최선의 선택은 휴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월 21일, “푸틴이 실패한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휴전협상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 방법 말고는 지금 러시아가 선택할 길이 아예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푸틴도 망하고 러시아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 러시아는 그야말로 혼돈상태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졸전 중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며 강경파 달래기에 나섰지만 내부 지도층에선 전쟁에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모스크바 현지 당국자와 영향력 있는 기업가들이 러시아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매우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분위기가 이렇게 험악한 것은 “전쟁의 장기 소모전 양상, 점차 바닥을 드러내는 무기고, 동원령으로 인한 푸틴 대통령의 대중 인기 하락 등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갈수록 타격이 커질 대(對) 러시아 경제 제재 역시 중요한 판단 근거”라고 WP는 전했다.


모스크바의 한 기업가는 익명 인터뷰에서 WP에 “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번 미사일 공격이 그런 압박을 해소해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니 푸틴이 안절부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푸틴은 어떤 방식으로든 전쟁을 끝내야만 한다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서 휴전이라는 단어를 또 꺼내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선 당사자인 우크라이나가 전혀 받아들일 생각이 없고, 미국 또한 러시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는 데 있다.


이렇게 푸틴은 선택할 카드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 모두 다 푸틴이 자초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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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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