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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공개된 美국가안보전략, “러 제외, 中 유일경쟁자” - 앞으로 10년, 중국 억지에 모든 에너지 쏟을 것 다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억지력 강화도 - 북한 위협 문제는 2017보고서보다 줄어들어
  • 기사등록 2022-10-14 13: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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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가안보전략, 中을 유일 경쟁자로 지목]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이 1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가장 큰 특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핵전쟁 위협을 하고 있는 러시아를 경쟁자 대열에서 제외하고, 오직 중국만이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 2022년판 표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총 48페이지 분량의 국가안보전략(NSS)을 발표하면서 미국이 직면한 압도적인 도전으로 “중국이 유일하게 글로벌한 수준으로 전략적인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외교를 추구하면서도 핵·미사일 위협 관련 억지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국내 과제로는 손상된 민주주의 회복을 강조했다.


이 국가안보전략(NSS)은 원래 새 행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발표하는 문서지만, 바이든 행정부 출범 첫 해였던 지난해 겨울쯤 불거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연기된 뒤 이날 공개됐다.


이 국가안보전략(NSS)에 담긴 5가지의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① 미 최대의 지정학적 도전, 중국

②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억지력 강화

③ 이란 등의 독재국가들에 대한 대응

④ 이스라엘과의 굳건한 동맹 재확인

⑤ 공동의 도전에 대한 글로벌 협력


[포인트 1: 미 최대의 지정학적 도전, 중국]


이번 국가안보전략(NSS)의 핵심은 중국을 ‘가장 중대한 지정학적 도전’으로 보면서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했다는 점이다. 즉, “러시아의 위협은 유럽에 국한되나 중국은 주로 인도·태평양 지역이 영향을 받겠지만 전 세계적인 측면에서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NSS는 구체적으로 “중국은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와 이를 수행할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기술적 힘을 모두 갖춘 유일한 경쟁자”라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세계 초강대국이 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이미 지난 5월 대 중국전략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공개한 바 있는데, 이번에 NSS에 다시 명시함으로써 미국의 국가전략을 확실하게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월성을 유지하는 것을 국제전략의 우선순위 1번으로 배치하고, 투자와 제휴, 경쟁이라는 3대 대중 전략을 분명히 명시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이 지역에서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 국가에 대한 침공을 차단하기 위해 전쟁에서 신뢰할 수 있는 군을 만들고,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투자를 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NSS는 또한 “신장 및 티벳, 홍콩 등에서의 중국의 인권유린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책임을 추궁할 것”이며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이른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확인함과 아울러 동시에 일방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포인트 2: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억지력 강화]


NSS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국제 평화와 안정에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략적 오판이었다”고 단정했다. NSS는 이어 “미국과 동맹국이 우크라이나군을 군사적으로 지원해 러시아와 인접한 NATO 국가의 방어를 강화하고, 러시아에 대해 계속 강력한 제재를 통해 전쟁수행능력을 억제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NSS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자행한 전쟁범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며 이를 위해 전 세계와 함께 할 것”이라 경고했다.


NSS는 또한 “미국은 러시아나 그 어떤 강대국도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하겠다고 위협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인트 3: 이란 등의 독재국가들에 대한 대응]


NSS는 “중국과 러시아를 넘어 ‘작은 독재 세력’들이 세계의 안정을 위협하고 공격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면서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이란이 이웃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고 대리인을 통해 미사일과 드론을 확산하며 전직 관리들을 포함한 미국인들을 해칠 음모를 꾸미고 있으며, 필요 이상으로 핵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NSS는 이어 “이란은 핵무기 추구를 부인하고 걸프 국가들과 수십억 달러 상당의 무기 거래로 중동을 군사화하고 있다”면서 “이란이 절대 핵무기를 갖지 않도록 외교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SS는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가 실패할 경우, 이란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다른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포인트 4: 이스라엘과의 굳건한 동맹 재확인]


NSS는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즉 아랍에미리트 사이에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아브라함 협정을 지지했다.


[포인트 5: 공동의 도전에 대한 글로벌 협력]


NSS는 “글로벌 협력을 필요로 하는 공동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두 가지 트랙을 추진한다”면서 “우리는 모든 국가와 기관이 힘을 합쳐 공동의 위협에 대해 협력할 것이며, 만약 제도적 대응이 부적절하다고 입증된 경우,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한반도 문제는 어떻게 다루고 있나?]


한편 NSS에서 북한(North Korea·DPRK)라는 단어는 딱 3번만 등장했다. 그것도 ‘이란 등의 독재국가’를 거론하면서 북한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개괄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NSS의 11쪽에서는 “북한은 계속해서 불법적인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있다”고 적었고, 지역별로 전략을 기술할 때 인도·태평양 지역과 관련,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가시적인 진전을 만들기 위해 북한과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하는 동시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위협에 맞서 확장억제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NSS에 담긴 백악관 입장은 북핵 위협에 대한 평가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 노력,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제공 등과 같은 핵심적인 기조는 다 포함하고 있지만 위협에 대한 평가의 정도나 외교 노력의 구체적인 방향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는 미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그만큼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미국 외교상에서의 비중도 그만큼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지난 트럼프 정부 당시의 2017년 NSS에서 북한 명칭이 17차례나 등장했고, 표현 강도도 더 높았다는 점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난다.


[눈여겨 볼 핵무기 현대화]


2022년판 NSS에서 눈여겨 볼만한 내용은 군 현대화를 강조하면서 '핵 억제' 능력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핵무기를 통해 전략적인 공격을 억제하면서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측면에서 NSS는 “2030년대에 미국은 처음으로 두 개의 주요 핵보유국을 억제해야 할 것”이라면서 “두 개의 주요 핵보유국은 현대적이고 다양하게 국제적이고 지역적인 핵 무력(nuclear forces)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NSS에서는 국가명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측면에서 NSS는 “핵무기 등을 현대화하고 확장 억제 공약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NSS는 이어 “핵전쟁 위기를 감소시키는데 여전히 의지가 있다”면서 “상호 검증가능한 군비 통제 및 핵무기 비확산 체제 강화를 위한 노력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게 결정적인 10년이 다가오고 있다]


백악관은 NSS를 발표하면서 “미국은 기후변화에서 에너지, 식량안보, 국제테러 및 질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전에 대처하면서 중국과의 경쟁 및 국제 질서를 뒤집으려는 러시아의 시도에 직면해 있다”면서 “앞으로의 10년이 미국에게 결정적인 10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17년의 NSS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글로벌 경쟁자로 지목했으나 이번에는 중국만 경쟁자로 표시하면서 러시아는 위협적인 존재로 격하했다는 점은 주목할만한다. 그러나 이렇게 표현이 바뀐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면서 러시아 국방력의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에 러시아는 핵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는 별로 위협적 존재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이번 NSS의 핵심은 바이든 대통령이 쓴 서문에 그대로 나타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NSS는 결정적 순간이 될 향후 10년간 미국의 핵심 이익을 어떻게 진전시킬지와 지리정치학적인 경쟁자를 능가하기 위해 미국을 어떻게 위치시킬지 등을 보여준다”면서 “전 세계의 국가들은 다시 한번 미국에 반(反)해 베팅하는 것이 좋은 베팅이 아니라는 것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앞으로의 10년은 최우선적으로 중국이라는 최대의 경쟁자를 억누르는 전략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는 더욱 강화될 것이고, 미중간 충돌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한국의 외교 방향도 동조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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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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