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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군부 내분에 멘붕에 빠진 푸틴 - 우크라이나군 진격에 내분에 빠진 러시아군 - 심상치않은 군부 비판, 푸틴에 대한 저항인가? - 칠순맞은 푸틴, 부하도 이웃도 외면
  • 기사등록 2022-10-08 06: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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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 진격에 내분에 빠진 러시아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쟁에서 계속 패배와 후퇴를 거듭하자 군부와 크렘린 지도부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이러한 내부의 혼선과 혼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4개지역 합병을 발표한 직후 터져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 점령지인 남부 헤르손주(州) 행정부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무소프(Kirill Stremousov)는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4분가량의 영상에서 쇼이구 국방장관을 공개 비난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 점령지인 남부 헤르손주(州) 행정부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무소프(Kirill Stremousov)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4분가량의 영상에서 쇼이구 국방장관을 공개 비난했다”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든 국방장관이었다면 장교로서 스스로 총을 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어 “스트레무소프는 또 모스크바의 장성들과 장관들이 전선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 한다. 러시아 국방부는 부패한 약탈자들이 모여 있다면서 강력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중장 출신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회 위원장인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Andrei Kartapolov)도 “위부터 아래까지 완전히 거짓말로 긍정적인 보고만 하는 게 문제”라며 “국방부가 나쁜 소식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면서 “이젠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도 동부 요충지 리만이 탈환당한 것에 대해 “군대에서 족벌주의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나였으면 군 지휘부를 이등병으로 강등시켜 최전선으로 보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용병 기업 와그너 그룹을 창설한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이에 동의하며 “군 지휘부를 맨발로 최전방에 세워야 한다”면서 강력하게 군지도부에 대해 비판을 가한바 있다.


군부에 대한 비판은 러시아 국영언론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WP는 국영 텔레비전 앵커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Vladimir Solovyov)가 6일(현지시간) “동원령으로 징집된 군인들에 대한 암울한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거짓말은 처벌되어야 하고 이제는 진실을 말해야 할 때”라 말했다.


솔로비요프는 지난 3일에도 방송에서 “리만에서의 패배는 러시아군에게 심각한 도전”이라며 “인기가 떨어지더라도 필요한 결단을 내리고 행동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러시아의 친정부 언론들조차 이렇게 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에 나선 것은 푸틴 대통령이 내린 예비군 동원령에 대한 저항이 거세지자, 친정부 일색의 보도를 하기는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전쟁 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하르키우와 리만에서 러시아군이 잇따라 패배한 데다 푸틴 정부의 동원령 집행이 마구잡이로 이뤄지면서 러시아 언론의 보도가 근본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텔레그램채널을 통해 러시아군 동태를 상세하게 보도해 왔던 전직 연방보안국(FSB) 장교출신 이고르 기르킨도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을 비판하면서 쇼이구 국방장관의 즉각 해임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열세에 몰리자 친러 관료도 군 지휘부의 무능을 비난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비판이 분출되고 있지만 시베리아에서 푸틴과 휴가를 보낸 쇼이구 장관은 아직 침묵하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 또한 이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심상치않은 군부 비판, 푸틴에 대한 저항인가?]


그런데 러시아 군부에 대한 이러한 비판이 심상치 않다고 보는 것은 권위주의 국가인 러시아에서 군 수뇌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일 자체가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군부를 비판한다는 것은 그 군부를 이끌고 있는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떄문이다.


WP는 이와 관련해 “군부에 대해 쏟아지는 이러한 비판은 그동안 군사 지도부를 비판하는 것을 금기시 해왔던 전통을 꺠뜨리는 것으로 이는 실질적으로 푸틴 대통령이 겪고 있는 전장에서의 좌절과 군사동원령으로 인한 혼란 등과 맞물리면서 점차 정치적 문제로 확대될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 뉴욕타임스(NYT)도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은 푸틴에 대한 도전신호”라면서 “푸틴은 야당이 아닌 자신을 지지하던 그룹으로부터 반발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은 푸틴에 대한 도전신호”라면서 “푸틴은 야당이 아닌 자신을 지지하던 그룹으로부터 반발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러시아 군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연전연패하면서 퇴각을 거듭할 때, 친러시아 블로거들로부터 본격화되었는데 이젠 러시아내에서 저명한 인사들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그러면서 “군 지도부를 향한 이러한 비판들이 러시아 지배 엘리트들의 내분으로 인한 것아라는 징후가 있다”면서 “크렘린 당국이 전쟁 중에 있는 군부를 비난하는 것 자체가 전시 규율 위반인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의 정치분석가인 타티이나 스타노바야는 “전쟁을 지지하는 군부와 저명한 비평가 중 푸틴을 공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러시아가 전장에서 계속 패배한다면 자칫 크렘린이 이러한 상황을 통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NYT에 지적했다.


또한 정치분석회사인 ‘알 폴리티크(R.Politik)’의 설립자인 스타노바야(Stanovaya)도 “러시아 정권 내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해 직접적으로 공격을 하는 것을 처음으로 목격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을 아무도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푸틴에게는 다소 위험한 상황”이라 진단했다.


NYT는 이에 대해 “이러한 비판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러시아의 막대한 국방예산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이 실제 전쟁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고 확인되었다”면서 “많은 러시아 매파들이 몇 달 동안 내내 군부에 공세를 강화하도록 촉구했지만 이러한 요구가 전혀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저명한 국영 텔레비전 진행자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군부의 책임자들은 오랜 새월동안 엄청난 예산을 지원받았음에도 결국 이뤄놓은 것이 무엇인가?”라며 군 지도부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또 하나 눈 여겨 볼 것은 “전쟁을 지지해 왔던 불로거들 사이에서 푸틴의 9월 21일 전시동원령에 대해 엄청난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들은 특히 지금 예비군을 소집해도 그들을 훈련시킬 여유가 러시아군에게는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젠 이에 대한 비판들이 러시아 국영TV에서 조차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문제는 이러한 분노들이 푸틴의 강력한 지지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전쟁 영웅으로 생각했던 푸틴이 우크라이나같은 약한 국가와의 전쟁에서 졸전을 거듭하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 이렇게 표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어떻게 확산되어 갈지도 주목거리다.


NYT는 이에 대해 “사실상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푸틴이 직접 주도를 해 왔고 군부는 단순히 푸틴을 지지해 왔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 “군부에 대한 비판이 들끓는다 해서 푸틴이 군부의 어느 한 사람을 지목해 희생양을 삼는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3일(현지 시각) 러시아 국방부가 알렉산드르 주라블리요프 서부군 사령관(상장·중장과 대장 사이 계급)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로만 베르드니코프 중장을 임명했지만 이러한 인사가 군부에 대한 비판여론을 전혀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주라블리요프 상장은 2016년 러시아의 시리아 주둔군을 성공적으로 지휘해 ‘러시아 영웅’ 칭호를 받은 인물이다. 러시아 동부군 사령관을 거쳐 2018년부터 우크라이나 국경에 접한 서부군 사령관을 맡았고,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을 현장에서 지휘해왔다.


[칠순맞은 푸틴, 부하도 이웃도 외면]


이러한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푸틴 대통령이 7일 예년과 다른 씁쓸한 칠순을 맞았다”고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결국 러시아군의 연이은 패배와 후퇴가 푸틴 측근 그룹의 분열을 불러 왔고 지지자들조차 고개를 돌리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군사동원령을 피해 해외로 탈출한 남성의 숫자가 35만명을 훨씬 뛰어 넘는다는 것은 푸틴에게도 치명적이다. 이러한 현실 자체가 러시아 국민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러시아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다보니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조차 러시아의 군사력과 국제적 리더십을 더욱 의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친러시아 분리독립 세력이 세운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자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추방하라는 러시아 요구를 거부하며 러시아와 외교 갈등을 빚고 있다.


중앙아시아 전문가 잰코 스케파노비치는 최근 외교전문지 '디플로맷'(Diplomat)에서 "장기적으로 볼 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도박은 유라시아 지역에 대한 러시아 영향력의 급격한 쇠퇴를 초래하는 씨앗을 심은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푸틴은 갈수록 코너에 몰리고 있고 그 질곡을 탈출할 가망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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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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