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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 中에 돌연 가스공급 중단, 시진핑에 불만표시? - 가스프롬측, 예정된 점검작업. 길들이기 차원 가능성 - 독일도 점검차원 보류했다가 공급 아예 중단한 바 있어 - 러시아에서 싼 가격 구입후 유럽과 아시아에 되파는 중국
  • 기사등록 2022-09-22 13: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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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중국에 돌연 1주일간 가스 공급 중단]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시베리아의 힘(Power of Siberia)’ 가스관을 통한 중국에 대한 가스공급을 돌연 중단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러시아의 타스통신은 20일(현지시간) “가스프롬이 이날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의 예정된 점검 작업을 위해 오는 22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중국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면서 “가스프롬은 예정된 점검 작업을 위해 이번 결정을 했다”고 보도했다.


▲ 러시아의 타스통신은 20일(현지시간) “가스프롬이 이날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의 예정된 점검 작업을 위해 오는 22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중국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면서 “가스프롬은 예정된 점검 작업을 위해 이번 결정을 했다”고 보도했다.


가스프롬은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과의 계약에 따라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 정기 점검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2019년 12월부터 동시베리아 최대 규모인 차얀다 가스전에서 생산한 가스를 길이 2000㎞가 넘는 가스관을 통해 중국에 공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에 공급된 가스 양은 2020년 41억㎥, 2021년 104억㎥이다. 올해는 200억㎥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올해 초 중국과 375억 달러(약 51조6천억 원) 규모의 가스 공급 연장 계약을 맺었고, 이후 중국에 대한 가스 공급량을 대폭 확대해 일간 가스 공급량도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12월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인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 코빅타 가스전의 가스를 시베리아와 함께 중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시베리아 지역 가스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 서부 신장웨이우얼 지역으로 이어지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진짜 단순한 점검일까?]


그런데 일각에선 최근 양국 사이에 비쳤던 긴장감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가스프롬은 지난 8월 31일부터 사흘간 점검을 위해 독일로 연결되는 ‘노르트 스트림-1′의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그런데 가스프롬 측은 점검 완료 하루 전날인 지난 9월 2일 갑자기 누출을 발견했다면서 독일에 대한 가스 공급을 무기한 중단하면서 독일을 압박했다.


이 역시 ’가스관 점검‘을 명분으로 일단 가스 공급을 중단한 이후 전면 중단으로 흘러갔다는 점에서 이번 중국에 대한 가스관 점검 이유도 혹시 최근 중국과의 갈등이 원인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분석들이 나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5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상호 신뢰를 다지면서도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푸틴 대통령도 이를 인정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의도적으로 회피했다. 심지어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강화된 서방의 제재를 반대한다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특히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인정한다”고 말한 대목은 크게 주목할만 하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푸틴에게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세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는 것이고,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내비쳤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발언을 푸틴이 직접 공개했다는 것은 시진핑 주석의 중국이 어려운 처지에 놓인 러시아를 돕지 않는 것에 대한 서운함도 묻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 발언을 그러한 감정이 묻어있는 레토릭(외교적 수사)이라 해석하는 것이다.


이렇게 양 정상간의 가시돋친 발언들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양국 사이의 긴장 관계가 드러난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 바 있다.


[러시아 가스 특수 노리는 중국]


그런데 이번 러시아의 대 중국 가스공급 일시 중단은 러시아 가스를 통해 특수를 노리는 중국이 정작 정치적·군사적으로 도와주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한국의 세관 격)는 20일, “지난 8월 중국의 석유와 석유제품, 가스, 석탄 등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액은 83억달러(약 11조5600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68%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천연가스 수출에 대한 서방진영의 제재로 인해 판로가 줄어들자 러시아는 중국에 대해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자 중국은 이를 대폭 수입하면서 양을 대대적으로 늘려왔다.


이 기간에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석유제품·가스·석탄 수입액은 총 44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4%나 증가했다. 중국의 8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834만t으로, 지난해 8월의 653만t과 비교할 때 28%가량 늘었다.


같은 달의 석탄 수입량은 850만t으로 57%, 액화천연가스(LNG)는 67만1000t으로 37%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중국의 8월 에너지 구매의 83%가 러시아산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러시아가 주목하는 것은 중국이 러시아산 LNG를 싸게 수입한 뒤 유럽 등으로 지속해 재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 부분·전면 봉쇄 조치 등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져 에너지 소비가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러시아산 LNG 수입을 늘려왔는데, 남는 에너지를 유럽으로 되팔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올해 1∼8월 중국의 러시아산 LNG 수입액은 23억9000만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배 증가했다”면서 “중국은 이 기간에 스페인·프랑스 등 유럽에 LNG 1억6400만달러 상당을, 한국·일본·태국에도 LNG 2억8400만달러 어치를 팔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중국이 러시아의 할인판매로 싸게 에너지를 수입해 유럽 등 국가에 되파는 이익을 취하면서도 러시아 편에 적극 서지 않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 중국까지 포기할 수는 없을 것]


중요한 것은 러시아가 아무리 중국에게 섭섭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중국을 향한 에너지 공급 자체를 중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주 공급처였던 유럽사회로의 수출이 사실상 거의 막혀 있는 상황에서 그 대체 수출창구인 중국마저 보복차원에서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면 이젠 러시아 경제에 엄청난 주름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단지 중국에 대한 길들이기 차원에서 공급 일시 중단의 제스처를 취하는 것으로 짐작된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미 유럽사회를 향한 에너지 공급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에게마저 공급량을 줄인다는 것은 러시아로서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또한 러시아와 중국간의 갈등이 표면화된다면 이는 또다른 문제들을 블러올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중국을 향한 가스 공급 중단은 중국 길들이기 차원에서 엄포성 행동은 가능할지라도 갈등의 표면화 단계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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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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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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