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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에게 놓인 3가지 선택지 - 1) 국면전환 위해 러시아에 전시동원령 선포 - 2) 우크라이나에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방법 - 3)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모두 철수하는 방안
  • 기사등록 2022-09-21 1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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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 몰린 러軍, 63억원 탱크도 두고 퇴각]


러시아군이 갈수록 수세에 몰리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 지역의 오스킬 강 인근을 장악하며 교두보를 마련했으며,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을 향해 계속 진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 지역의 오스킬 강 인근을 장악하며 교두보를 마련했으며,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을 향해 계속 진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스킬 강은 러시아군이 전쟁 초기부터 보급 요충지로 삼은 쿠피안스크를 가로지르는 강으로, 이번 발표는 우크라이나군이 앞서 쿠피안스크 서쪽을 탈환한 데 이어 동쪽도 장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러시아군이 퇴각을 하면서 최신형 주력 탱크인 T-90M도 두고 갈 정도로 줄행랑을 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8일(현지시각)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최신 러시아 탱크 T-90M이 완벽한 상태로 하르키우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T-90M은 한 대당 가격이 약 63억원에 달하며, 러시아군도 100대 정도만 보유하고 있는 최신 무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탱크 내‧외부를 촬영한 사진도 함께 공개했는데 사진에는 T-90M 탱크는 위장용 천에 덮인 채 숲 속에 놓여 있었으며, 탱크를 덮은 천에는 흰색으로 알파벳 ‘Z’가 그려져 있었다. 이는 러시아군을 의미하는 표시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 탱크의 주인은 우크라이나군에 연락하길 바란다”면서 “(주인은) 백기를 들어 신원을 밝혀달라”고 조롱성 글을 올렸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도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지역에서 탱크와 장갑차 여러 대가 발견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러시아군의 사기는 완전히 바닥을 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이지움에서 러시아 군인이 쓴 편지가 발견되었다”면서 “이 편지에는 러시아군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으며 심지어 상사에게 자신을 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WP는 또 다른 군인이 쓴 편지 가운데는 “나는 건강이 악화되고 있고 이에 대한 의료지원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수작전 임무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만큼 러시아 군인들이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마음이 떠나 있음을 역력히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미 유럽·아프리카공군 사령관 제임스 헤커 장군이 19일(현지시간),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지금까지 러시아 전투기 55대를 격추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헤커 장군은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항공·우주·사이버 콘퍼런스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폭격기가 전쟁에서 큰 손실을 입어 별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9일 “헤커 장군은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항공·우주·사이버 콘퍼런스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폭격기가 전쟁에서 큰 손실을 입어 별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러시아가 55대의 전투기를 잃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산 구형 방공무기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했으며 이로 인해 러시아 지상군이 영토를 점령하고 지키는 데 필요한 공중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공군 전력 대부분을 보존할 수 있었으며 전쟁이 7개월 된 지금 약 80%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헤커 장군은 추산했다.


이러한 전쟁 현실은 지금 러시아가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으며 앞으로의 전장 상황도 나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푸틴에게 놓인 3가지 선택지]


전쟁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온 세계의 이목은 푸틴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쏠려 있다. 영국의 유력지인 더타임스(The Times)는 19일(현지시간)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영국의 국무장관과 외무장관을 지낸 윌리엄 헤이그(William Hague)의 칼럼을 통해 “푸틴은 지금 곤경에 처해 있으며 그의 앞에는 3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 더타임스(The Times)는 19일(현지시간)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영국의 국무장관과 외무장관을 지낸 윌리엄 헤이그(William Hague)의 칼럼을 통해 “푸틴은 지금 곤경에 처해 있으며 그의 앞에는 3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윌리엄 헤이그는 “지난 2011년 2월 이집트에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대대적 시위가 있었을 때 이집트 외무장관은 ‘모든 것이 괜찮고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지만 그 통화 이틀후에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은 몰락했다”면서 “이집트 외무장관의 말은 독재정권에 대한 중요한 진실을 말해 준다”고 했다.


다시말해 “독재정권 지도자들은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그 위기상황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지도자가 능히 통제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눈 앞의 현실을 부인하면서 아주 어리석게 행동한다”고 헤이그는 강조했다.


그런데 "지금 러시아가 꼭 그렇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 4월 14일 흑해의 기함인 모스크바함이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침몰당했을 때도 화재로 인해 사고가 났다면서 그 사실을 은폐했고, 흑해의 중요 군사 요충지인 뱀섬(스네이크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인해 철수할 때도 ’선의의 제스처‘였다고 위장했다. 또한 크름반도의 공군기지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났을 때도 그저 단순한 사고라고 거짓말을 했고, 하르키우에서 대대적 철군을 할 때도 러시아는 단지 부대 재편성이라는 말로 넘어갔다.


한마디로 푸틴의 크렘린 궁은 우크라이나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했으며, 또한 자신들이 행한 실패와 패배에 대해 그것들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변명하고 왜곡하며 곡해하기를 일삼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지 못하고 퇴각을 한 이유에 대해 미국에 의해 운영되는 생화학연구실 때문이었다면서 변명을 하는 대목에서는 듣는 이를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또한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지역들에서 그들이 퇴각하면서 남긴 곳곳의 전쟁범죄 현장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군의 조작이라고 그들은 우기고 있다.


분명한 것은 러시아의 그러한 진실 왜곡으로는 결코 전쟁에서 승리할 수도 없고 또한 국민들에게 찬동을 받을 수도 없다는 사실이다. 진실은 어차피 다 드러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러시아군의 이러한 패배의 핵심 책임자가 바로 푸틴이라는 점이다. 푸틴을 비롯한 러시아 최고 지도부는 최악의 군사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러시아의 장성들이 줄줄이 사망하고 체포당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기도 했고, 심지어 2천 km이상 떨어져 있는 크렘린에서 특정지역에 대해 언제까지 점령하고 또 확보하라는 명령을 현장에 대한 이해도 없이 내리는 바람에 러시아군의 작전이 줄줄이 실패로 돌아가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푸틴은 이제 가장 가까운 나라였던 중국의 시진핑 주석으로부터도 버림받았고, 친구였던 인도의 모디총리로부터도 훈계를 받는 상황이 되었다. 심지어 ’백만송이 장미‘라는 노래를 불렀던 러시아 인기 가수 알라 푸가체바(73)마저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잘못된 환상 때문에 우리 젊은이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규탄할 정도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무엇일까? 더타임스는 “지난 2월 전쟁을 개시하면서 수일내에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겠다는 플랜 A는 이미 실패했으며, 러시아가 점령한 돈바스 및 남부지역에서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에 복속시키려던 플랜 B 역시 이미 실패로 정리됐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푸틴에게 남은 플랜C는 무엇일까? 푸틴은 어떻게 하면 군대가 명령을 거부하거나 핵심 지도부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와 같은 사람이 푸틴에게 사임을 권고하는 일 같은 실패하는 독재자의 운명을 피할 수 있을까?


더타임스는 “푸틴에게 3가지의 선택지가 있다”고 했다. 그 첫 번째 선택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국면전환을 위해 러시아에 전시동원령을 선포하는 것”이다. 200만명의 예비군도 동원하고 러시아내의 공장도 군수품 제조로 명령하는 등의 전시동원 체제 가동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첫 번째 선택지는 대중의 지지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우선 젊은이들만 해도 군대에 징집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역풍을 만나면서 푸틴이 되려 축출당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두 번째 선택지는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선택은 전 세계의 분노를 일으키면서 러시아라는 국가 자체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만약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전쟁의 국면을 완전히 뒤집어 놓을 것이라 경고했다. 한마디로 미국이 이 전쟁에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또한 러시아 내부에서의 쿠데타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끝장이다.


마지막 세 번째 선택은 “’선의의 제스처‘라는 그럴싸한 명분을 대면서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모두 철수하는 방안”이다. 물론 나중을 기약하면서 그렇게 하겠지만 러시아 국민들에게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들의 음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철수했다고 변명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전쟁 실패의 책임을 물어 숙청하고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도 반역죄와 무능 혐의를 씌워 재판에 넘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행동은 푸틴의 입지를 취약하게 만들면서 그의 지도력은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당연히 2024년의 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래도 이 세 번째 선택이 푸틴의 정치생명을 그나마 연장시켜주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방세계는 푸틴의 선택을 재촉하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해 강력한 군사장비들을 지원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더타임스가 내린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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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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