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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경기부양 약발도 안 먹히는 중국 - 중국 경제를 폭락시키는 제로 코로나 정책 - 꺾여버린 수출, 내수도 깊은 침체 - 유동성 함정에 빠진 중국, 백약이 무효
  • 기사등록 2022-09-15 13: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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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 한계에 부딪친 중국]


“중국이 추락하는 경제를 붙들기 위해 대대적인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봉착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14일, 홍콩 SBI 차이나캐피털의 공동의장이자 전 중국인민은행 경제학자였던 조장(Joe Zhang)의 기고문을 통해 “중국의 최대 비즈니스 분야인 부동산 시장이 계속 급락하고 있고, 코로나 봉쇄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지출을 자제하고 있는데다가 중국 정부마저도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펼 여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14일. “중국의 최대 비즈니스 분야인 부동산 시장이 계속 급락하고 있고 코로나 봉쇄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지출을 자제하고 있는데다가 중국 정부 마저도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펼 여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이어 “중국 당국도 경기 부양을 위해 3주전 새로운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조달과 지방정부의 채권 자금 조달 확대를 포함한 약 1조위안 규모의 19가지 경제지원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는 지난 2008년의 금융위기 당시 4조위안을 쏟아 부었던 것과 비교하면 ‘언 발에 오줌누기’”라고 혹평했다.


특히 “지금의 중국 경제는 극한의 어려움을 맞고 있는데,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봉쇄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고, 경제살리기의 주역이 되어야 할 부동산업은 지금도 바닥을 헤매고 있다”면서 “그러다보니 지방정부의 재정마저 악화되면서 위기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지금의 중국 경제는 대책이 없다는 의미다.


[중국 경제를 폭락시키는 제로 코로나 정책]


이렇게 중국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 시진핑 주석에 의해 강압적으로 실시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일(현지시간), 노무라증권 관계자들을 인용해 “지난 8월부터 다시 급증하기 시작한 코로나 팬데믹은 공장운영을 중단시키고 동시에 소비자들의 신뢰 수준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9월 6일 현재 49개 도시가 봉쇄되고 있으며,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4분의 1, 전체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통제를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은 어찌보면 병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5일에는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지진이 일어났는데, 방역 요원들이 탈출하려던 시민들을 막아서며 외출을 막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청두에서 남서쪽으로 221㎞ 떨어진 간쯔장족자치주 루딩현에서는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여파로 청두의 건물이 흔들리는 상황이었지만, 방역당국은 ‘제로 코로나’와 도시 봉쇄를 고수한 것이다.


청두는 중국내에서 경제규모로 볼 때 제6위 도시이며, 함께 봉쇄가 진행중인 선전은 제3위 도시이다. 경제매체 증권시보에 따르면, 선전과 청두는 각각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7%, 1.7%를 차지하고 있다. 이 둘을 합한 4.4%는 앞서 봉쇄했던 상하이(3.8%)보다 큰 규모다. 선전과 청두 봉쇄가 ‘제2의 상하이 사태’로 이어져 중국 경제에 치명타를 안기게 될 것임은 불보듯 뻔하다. 상황이 이러니 중국 정부가 어떤 수단을 강구한다한들 백약이 무효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꺾여버린 수출, 내수도 깊은 침체]


중국 경제 전망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은 중국의 수출증가세가 완전히 꺾여 버렸다는 것이다. 중국 관세청은 8월 수출이 3148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7.1% 늘었다고 7일 발표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2.8%를 크게 밑돌았다.


사실 중국의 월간 수출 증가율은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던 2020년 10월 11.4%를 기록한 이후 지난 3월까지 18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이어갔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코로나19 통제로 내수와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그럼에도 그동안 수출이 경제를 지탱해왔던 것이다.


올해의 경우, 지난 4월 상하이 봉쇄로 3.9%까지 떨어졌다가 5~7월에는 다시 두 자릿수로 회복했다. 그러나 8월 다시 한 자리수로 떨어지면서 또다시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수출 증가세 둔화가 일시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번 수출 둔화가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글로벌 수요가 약화한 게 주된 이유로 꼽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지속하면서 중국으로 가던 수출 주문이 동남아로 대거 이동한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여기에다 중국의 수입마저 둔화세를 보였다. 중국의 8월 수입은 2355억달러로 0.3%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1.1%를 크게 밑돈 것이다. 이는 중국의 내수 시장이 깊은 침체에 빠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경제상황은 중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는 데 한계가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살아날 줄 모르는 부동산 위기]


중국 경제가 기지개를 펴려면 일단 부동산업이 살아나야 한다. 그런데 한 번 무너진 중국의 부동산 경기는 도대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물론 당연히 중국 정부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려 다양한 부양책을 써 보지만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시진핑 주석의 어설픈 공동부유 정책이 망쳐놓은 것이라 정부 시책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그러다보니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8월 3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작년 매출 기준 1위 부동산 개발 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96% 급감했다. 광둥성 포산에 본사를 둔 비구이위안은 중국 부동산 업계에서 신용등급이 양호한 몇 안 되는 민간 기업으로 인정받아왔지만 이런 회사마저 이 정도 수준이니 다른 회사들이 어떨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특히 비구이위안이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해 중국 정부의 대출 규제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파산 위기에 따른 부동산 업계 주식·채권 투매 광풍 속에서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던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헝다 사태 이후 부동산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가 지속하면서 중국 곳곳에서 아파트 공사 중단이 잇따르고 수분양자들의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상환 거부 사태가 이어지면서 비구이위안도 이를 피해 가지 못했다. 이것이 중국의 부동산 경제를 한 마디로 대변해 준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내 부동산업의 위기가 중국의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금융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일단 부동산업체들에 2천억 위안(약 39조원)의 특별대출을 제공하면서 아파트 완공율을 높이려 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가뭄 등의 자연재해도 직격탄]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경제에 주름살을 안기는 또 하나의 요인은 자연재해다. 중국 최대 곡창지대인 창장(長江·양쯔강) 유역의 가뭄 장기화로 벼 생산 차질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장시성 등 창장 중·하류 농지에 용수를 공급하는 중국 최대 담수호인 포양호 수위가 최근 사상 최저 수준인 8m 밑으로 떨어졌고, 지난 6월 3천331㎢였던 수역은 727㎢로 80%가량 줄어들었다”면서 “이로 인해 이 일대 농지가 극심한 용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지난 8월 30일 “주민 3천785만 명, 4천45㏊의 농작물이 가뭄 피해를 봐 직접적인 경제 손실이 315억위안(약 6조3천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최근 5년 간 동기보다 피해 규모보다 훨씬 큰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중국 전체 벼 생산량의 65.7%를 차지하는 창장 중·하류의 가뭄으로 올해 중국의 벼 생산량이 700만∼1천400만t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중국 연간 벼 생산량의 3∼6%에 달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예상마저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중앙기상대가 올해 가뭄이 가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식량 안보를 강조하는 중국이 올해 세운 6억5천만t 식량 생산 목표 달성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가 중국 경제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관심거리다.


[유동성 함정에 빠진 중국, 백약이 무효]


그런데 뭐니뭐니해도 가장 심각한 것은 중국이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경기 부양 등을 위해 정부당국이 돈을 쏟아 부으면서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는데도 신규 대출은 감소하는 '유동성 함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부동산 침체, 코로나19 통제 등이 복합된 경기 하강 우려에 기업들이 현금 보유를 늘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8월 14일 인민은행 월간 금융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7월 평균 광의 통화량(M2)은 257조위안(약 4경9796조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 늘었다. 그런데 7월 신규사회융자 금액은 7561억위안으로 오히려 28.6% 감소했다. 여기서 신규사회융자란 은행 대출에 회사채, 보험 융자 등을 더한 개념으로, 중국은 2011년부터 이를 대표 유동성 지표로 삼고 있다.


결국 통화량은 2016년 5월 이후 최고로 늘어났는데, 이와 동반해 대출량도 늘어나야 하는데 역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 인하 같은 통화정책을 써도 유동성이 실물경제로 가지 않아 정책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게 된다. 이른바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러한 유동성 함정이 중국 정부가 경기를 띄우기 위해 은행들에게 대출을 늘리라고 독려하는 와중에 일어났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정부의 정책효과가 전혀 먹히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기업 대출도 줄고 회사채 발행도 감소했으며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 대출 역시 줄어든다는 것은 실물경제가 퇴조하고 있다는 것이고, 동시에 내수경제가 그만큼 악화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니 중국 정부 당국이 어떤 수를 쓰던 백약이 무효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의 중국의 경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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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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